[이슈&인물] 오건영 신한은행 부부장 “환율 언제까지 오르냐고요?”

입력 2022-09-16 05:00 수정 2022-09-16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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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물가가 관건, 내년초까진 고환율
인플레 기대심리 잡는 게 우선

▲오건영 신한은행 WM사업부 부부장은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고물가 시대에 물가를 잡으려는 각국 중앙은행의 대응으로 거시경제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며 "인플레이션 자산과 디플레이션 자산을 혼합하는 분산투자가 현명하다"고 말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오건영 신한은행 WM사업부 부부장은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고물가 시대에 물가를 잡으려는 각국 중앙은행의 대응으로 거시경제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며 "인플레이션 자산과 디플레이션 자산을 혼합하는 분산투자가 현명하다"고 말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인플레이션’과 ‘킹달러’의 공습이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90원을 넘어서며 1400원 턱밑까지 왔다. 환율이 1400원을 넘겼던 건 1997년은 외환위기 그리고 2008년은 금융위기 딱 두 차례다.

물가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두 달 연속 6%대를 보이다가 지난달 5.7%로 다소 둔화했지만, 당분간 고(高) 인플레이션 시대에 살아야 한다. 미국 인플레이션발(發) 고환율이 장기화할 경우 이는 수입 물가의 상승 폭을 키워 물가 정점 시기를 후퇴시킬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인플레이션과 고환율이 이어질까. 지금의 위기가 발생한 이유는 뭘까.

‘갓건영’·‘금융 1타 강사’로 불리는 오건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부장을 만났다. 오 부부장은 어려운 경제 이슈와 용어 등을 알기 쉽게 풀어주는 국내 최고의 거시경제 전문가로 꼽힌다.

▲오건영 신한은행 WM사업부 부부장은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고물가 시대에 물가를 잡으려는 각국 중앙은행의 대응으로 거시경제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며 "인플레이션 자산과 디플레이션 자산을 혼합하는 분산투자가 현명하다"고 말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오건영 신한은행 WM사업부 부부장은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고물가 시대에 물가를 잡으려는 각국 중앙은행의 대응으로 거시경제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며 "인플레이션 자산과 디플레이션 자산을 혼합하는 분산투자가 현명하다"고 말했다. (조현호 기자 hyunho@)

Q.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발생 원인은

첫 번째는 공급망 이슈입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대변될 수 있고, 1990년대 이후 진행된 세계화도 지금의 사태를 일으켰습니다.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을 잘 구성하면, 싸고 성능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었죠. 그런데 미국 트럼프 행정부 당시에 무역 전쟁이 불거지면서 이 서플라이 체인이 흔들렸어요. 공급망이 흔들리는 가운데, 전쟁이 발발하면서 어려움을 가중 시켰습니다. 두 번째는 수요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어요. 미국에서 코로나19 이후에 경기 부양책을 너무 과도하게 썼습니다. 보조금을 많이 풀고, 금리를 낮췄죠. 과도한 부양책은 수요를 폭발시키는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당시 물가는 낮은데 보조금으로 쌓인 돈은 넉넉하고 금리도 낮습니다. 소비가 급증하게 됐죠. 공급이 줄고 수요가 늘면 결국에는 물가가 오르기 마련입니다. 사실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으로 물가 오름세에 제동을 줬어야 했는데, 사실 좀 방만했습니다. 이건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이라고 쉽게 생각했던 것들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Q. 국내 물가가 지난달 살짝 꺾였는데, 앞으로 어떻게 보시는지

물가가 고점을 찍고 내려왔다는 건 환영할만하지만, 우리가 봐야 할 것은 소비자물가지수 목표치인 2%대입니다. 기대치까지 가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일단 고점을 찍고서 내려가기 시작하는 건 올해 4분기 정도는 가능할 것 같습니다.

Q.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 중앙은행들이 긴축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경기침체 우려는

성장세일 경우 사람들의 소득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늘어나니까 물가가 오릅니다. 성장이 주저앉으면 수요가 줄어드니까 물가가 내려옵니다. 이처럼 성장과 물가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게 일반적인데, 지금 그림이 좀 이상하죠. 성장은 둔화하고 있는데, 물가는 오릅니다. 중앙은행이 성장을 바라보면 금리를 인하해줘야 하고, 물가를 바라보면 금리를 인상해야 합니다. 둘 중에 뭐가 더 중요한지를 경중 판단이 중요한데, 적어도 지금 중앙은행은 물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 같습니다.

Q.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1970년대식으로 바라보면, 마이너스 성장에 10%가 넘는 물가가 스태그플레이션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성장세는 2%대 중반이고, 물가는 5%대 후반입니다. 그때와 비교하면 성장은 양호한 편이고 물가는 낮은 편이죠. 그런데 만약 지금의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갈 수도 있겠죠.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넘어갈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게 필요합니다.

Q. 스태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방법은

물가가 오를 것이란 기대감을 잡아야 합니다. 집값을 예로 들어볼게요.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팽배하면, 집값이 하락하는 추이가 나타나도 잘 안 빠집니다. 빠졌다가도 쉽게 올라오죠. 물가도 똑같습니다.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면 꺾기가 어려워요. 꺾여도 금방 또 오릅니다. 금리 인상을 통해 성장을 훼손시켜도, 물가는 쉽게 안 내려옵니다. 그러면 물가는 안 내려오는 데 성장이 주저앉아요. 이게 스태그플레이션입니다. 결국 물가 상승이라는 근원을 치료하는 게 현재로서는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경제를 위협할 만한 요인은

첫번째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제일 큰 것 같습니다. 빠른 물가 안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이 막히면 물가 안정 속도가 생각보다 늦어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성장의 불균형입니다. 미국은 지금의 높은 금리 인상을 버틸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국가들이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죠.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다른 나라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갑니다. 수학 선생님이 전교 1등에 초점을 맞춰서 수업하는 꼴이죠. 하위권 학생들(신흥국)은 수학 포기자가 됩니다. 결국 신흥국 등에서 디폴트(파산)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습니다.

▲오건영 신한은행 WM사업부 부부장은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고물가 시대에 물가를 잡으려는 각국 중앙은행의 대응으로 거시경제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며 "인플레이션 자산과 디플레이션 자산을 혼합하는 분산투자가 현명하다"고 말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오건영 신한은행 WM사업부 부부장은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고물가 시대에 물가를 잡으려는 각국 중앙은행의 대응으로 거시경제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며 "인플레이션 자산과 디플레이션 자산을 혼합하는 분산투자가 현명하다"고 말했다. (조현호 기자 hyunho@)

Q. 환율이 오르는 이유는

미국의 금리 인상 때문이죠. 미국 경제의 체력은 탄탄합니다. 금리를 빨리, 많이 올릴 수 있죠. 우리나라는 가계부채가 많은 상황이라 그렇지 못합니다. 결국 따라가더라도 금리를 올리는 속도와 폭은 미국이 큽니다. 미국과의 금리 차가 중장기적으로 벌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지 않습니까. 이 때문에 달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달러 강세가 나타난 거죠.

Q. 환율이 언제까지 오르고, 상승 속도는 어떨지

환율 상승은 미국의 금리 인상 때문이라고 했는데, 미국 금리가 오르는 이유는 높은 물가 때문입니다. 결국 이게 미국 물가에서부터 시작 된거죠.그렇다면 미국의 물가가 언제 꺾이느냐가 포인트입니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가 꺾이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 금리 인상 기조는 이어질 겁니다. 이후에 높아진 금리로 일정 수준을 이어가고, 그 다음에 금리를 내리는 쪽으로 움직일 겁니다.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현재의 높은 환율이 유지된다고 봐야죠. 다만 환율이 상승하는 속도가 점점 줄어들 수 있습니다. 환율이 너무 높아지는 걸 막기 위해 중앙은행 차원에서 외환시장에 개입할 겁니다. 추후 미국 금리 인상 기조가 인하로 바뀔 것 같다는 기대감이 커지게 되면 환율이 내려올 수 있다고 봅니다.

Q. 환율 상승은 우리만의 문제인지

달러 강세로 지금 전 세계 통화가치가 다 떨어졌습니다. 다른 나라 통화는 멀쩡한데 원화만 약세를 보인다면 리스크가 크지만, 다른 나라도 같이 약세라고 하면 그렇지 않죠. 만약 우리나라 통화가치만 커진다면 수출이 아예 죽어버려요.

Q. 현재 상황을 1970년대 오일쇼크,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하면

먼저 1970년대처럼 안 되기를 바라는 게 중요합니다. 기대 인플레이션 통제를 하지 못해 장기 인플레이션이 생긴 것이 1970년대의 문제였습니다. 아직 우리는 그 단계까지 간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여기서 물가를 제대로 못 잡고 몇 년을 더 이어가면, 기대인플레이션이 커져서 1970년대와 같은 비극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을 경계하려는 게 지금 중앙은행의 스탠스 변화라고 해석하면 됩니다. 금융위기와는 다른 건, 당시에는 은행 시스템이 뒤흔들리기 시작했었죠. 지금은 자산가격이 조금 하락하는 정도이지 은행시스템이 무너지진 않은 상태입니다.

Q. 어떻게 투자해야 하나

낚시로 예를 들어볼까요. 물고기를 따라다니면 못 잡아요. 한 곳에서 기다려야 합니다. 투자도 비슷합니다. 각각의 시나리오에 맞게 그물을 깔아놓은 다음에 떡밥을 던지면서 기다리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현재는 거시경제가 미친 듯이 바뀝니다. 예측하고 기다려야 합니다. 가능성이 큰 곳으로 좁혀가는 게 필요하죠. 예를 들어 지금 중앙은행이 물가를 잡으려 혈안이 돼 있고, 공급망 문제가 해결되려 한다면 시차를 두고 인플레이션이 해소될 수 있습니다. 60%의 확률로 인플레이션이 해소될 거라고 본다면, 그만큼 인플레이션 자산을 끼우고, 나머지는 디플레이션 자산을 끼우는 식의 분산투자가 좋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경기 침체 국면에서 달러 수요가 높아질 수 있으니 이 경우 달러나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게 현명합니다.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는 금이나 원자재를 보는 게 낫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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