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시장, 8월 ‘반짝’ 선방했지만 하반기 ‘암울’... “10월 이후 우호적 전망”

입력 2022-09-09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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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별 회사채 공모발행 종목수 (출처=K-Bond, 키움증권)
▲▲월별 회사채 공모발행 종목수 (출처=K-Bond, 키움증권)

지난달 채권 발행사 및 발행 종목 수가 올해 1월 이후 최다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6월 이후 인플레 피크 아웃 기대감과 금리 변동성 축소로 신용 스프레드가 다소 안정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8월 5주차 들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와 잭슨홀 미팅 여파로 채권 시장 투자 심리가 다시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발행사들의 자금조달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전문가들은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오는 10월 이후 채권 발행 시장 환경이 더 우호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9일 서울 채권시장 케이본드(K-Bond)에 따르면 지난달 총 14개 발행사가 28개 발행 종목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통한 공모발행을 진행했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올해 1월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보다 발행사, 발행 종목 모두 많았던 달이다. 김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 금리가 6월 말부터 7월까지 이례적으로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신용 스프레드도 작년부터 올해까지 한 번도 축소된 적이 없다가, 올해 7월 말~8월에는 단기물을 중심으로 축소된 흐름을 보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지주와 보험사 등 금융기관들의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발행을 통한 수요가 두드러졌다. KB금융지주는 지난달 17일 335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을 진행해 6690억 원의 자금을 확충했다. 특히 단기물에 많은 자금이 몰렸다. 콜옵션 5년물은 2850억 원 수요예측에 5780억 원이 들어온 반면 7년물과 10년물은 각각 710억(수요예측 300억), 200억(수요예측 200억)에 그쳤다.

금리 레벨이 상반기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하며 리테일향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KB금융지주가 발행한 회사채 5, 7, 10년물 발행금리는 모두 4~5%대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공모발행에 나선 비금융계 일반기업 중 하위등급 기업의 발행 참여 확대도 크게 늘었다. 두산퓨얼셀(BBB0)과 에스엘엘중앙(BBB0), 대한항공(BBB+) 역시 수요예측에 참여했다.

다만 시장 분위기 개선에 따른 영향보다는 기업들이 현재 신용 스프레드와 시장 금리 레벨에 적응하면서, 상반기 중 연기해온 자금 조달 계획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조달 금액 또한 SK텔레콤(AAA)이나 롯데케미칼(AA+) 등 일부 우량 기업들만 2000억 원을 웃돌았고, 수요예측 성패 또한 하위등급과 상위 등급 간 차별화를 보였다.

문제는 8월 5주차부터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며 발행 시장 또한 불안정해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한은 금통위와 파월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 이후 국고채 금리는 장·단기물 모두 급등했고, 내년 금리 인하 기대의 후퇴와 동시에 시장은 최종금리 수준 또한 높여가는 상황이다.

이에 발행사들의 자금조달 전략이 다시 복잡해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8월 5주차 들어 수요예측 공모금액 대비 참여금액은 전주대비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8월 4주차 수요예측에서는 모집금액 4350억 원에 1조5090억 원의 자금이 몰렸지만, 5주차는 모집금액 5500억 원에 1조2760억 원의 자금이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9월 중순 이후 이러한 시장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20~21일 예정된 9월 FOMC 정례회의와 10월 한국은행 금통위 일정 등이 정책 불확실성이 다수 남아있기 때문이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피크 아웃에 대한 시장 우려는 해소된 것으로 판단하지만, 높은 수준의 물가 레벨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9월 FOMC까지 변동성이 재확대될 것이지만, 4분기부터 국고채 금리 변동성은 낮아지고, 크레딧 채권 스프레드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연구원 역시 "9월 중순까지는 조달금리나 기관참여 측면에서 우호적인 환경을 기대하기 어렵다. 주요국 통화정책회의 이후 10월 발행시장 환경이 현재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며 "11월 이후로는 투자기관들의 북클로징으로 참여가 저조해지므로 발행사 입장에서는 내년 연초효과를 노린 조달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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