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2년전 마진콜 악몽 살아나는 ELS

입력 2022-09-07 07:31 수정 2022-09-07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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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지속 중인 원·달러 급등세가 주가연계증권(ELS)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ELS 발행잔액이 계속 늘고 있는 상황에서 강달러로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이 주식 매도에 나설 경우 주가 지수가 급락, 이와 연계된 ELS 상품도 위험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이 경우 증권사들은 ELS 헤지운용 과정에서 상당한 평가손실을 기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기준 ELS 발행잔액은 41조358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26조7668억 원) 대비 54.5% 증가한 규모다.

ELS 발행잔액은 올해 들어 계속 증가세다. 월말을 기준으로 올해 1월(31조9665억 원)에서 점차 증가하다 6월(40조8567억 원) 40조 원대를 넘어선 후 7월 41조4385억 원, 8월 41조1636억 원 을 기록 중이다.

ELS 발행잔액은 ELS 시장의 위험도를 판단하는 주요 기준으로 지목된다. 개별 상품의 수익률 구조가 비슷하고 같은 기초자산을 사용하며, 헤지운용 방식이나 투자손실 발생 조건도 비슷하기 때문에 기초자산이 급락하게 되면 잔액 규모에 따라 ELS 시장은 충격을 받게 되서다.

또 다른 위험 지표인 조기상환규모는 다행히 최근 증가세를 나타냈으나 완전한 회복세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주가지수의 하락으로 조기 상환이 연기되면 ELS 투자자의 원금 손실 위험과 발행사의 헤지운용 위험이 늘게 된다. ELS 조기상환규모는 올해 1월 1조4880억 원에서 4월 2조565억 원까지 증가한 후 5월(8009억 원), 6월(6277억 원), 7월(5971억 원) 감소세를 나타냈으나 8월 들어 1조9466억 원으로 급증한 상태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ELS 발행잔액이 증가한 상황에서 글로벌 주식시장이 급락하는 등 ELS에 비우호적으로 시장 상황이 전환된다면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조기상환 규모가 급감하면서 잔액이 증가하고 있는 점과 글로벌 주식시장 및 금융시장 전체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점은 ELS 시장의 불안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LS가 연계된 주요 지수들은 최근 변동성이 대폭 커진 상태다. ELS 발행 규모가 가장 큰 S&P500의 경우 지난해 11월 4700대에서 올해 1월 4300대, 2월 4200대까지 내려왔다가 상승세가 이어졌으나 지난 8월 중순 4300 고점에서 최근 3924까지 내린 상태다. 두 번째로 큰 유로스톡스50(EURO STOXX 50)은 3805까지 올랐던 8월 이후 최근 3490선까지 하락했다. 세 번째 규모인 코스피200은 지난해 11월 390대에서 최근 300대 초반까지 곤두박질쳤다. 홍콩H지수는 최근 2020년 3월 및 2016년 초 홍콩H지수 관련 위기 당시보다 낮은 수준인 6550포인트까지 하락한 바 있다.

특히 최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며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지속되는 현상은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주식, 회사채 등의 위험자산을 팔고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을 매입하여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며 “올해 들어 8월 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 시장에서 14조 원을 순매도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증시가 단기간 큰 폭으로 떨어질 경우 증권사들이 ELS 헤지운용 과정에서 평가손실을 기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효섭 선임연구위원은 “주가지수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하락하면 증권회사는 ELS 헤지운용 과정에서 상당한 평가손실을 기록할 뿐 아니라 대규모 마진콜 요구를 받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2020년 3월 코로나19 확대로 지수가 급락했을 때 국내 증권회사는 헤지 목적으로 보유한 파생상품 매도 포지션에서 평가손실을 기록하고 대규모 외화증거금 납부를 요청받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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