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 가장 먼저 K스타트업 덮쳤다…'될성부른' 기업도 고통분담 호소

입력 2022-09-07 05:00 수정 2022-09-0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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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잉, 직원 권고 사직…강남→성수 공유오피스로
채무불이행 ‘오늘회’, 임대료 밀린 ‘메쉬코리아’
추석 소고기 상여 없애고 ‘허리띠 졸라매기’
시리즈B 이상 B2C 플랫폼 중심으로 연쇄 위기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경기불황이 가장 먼저 국내 스타트업을 덮쳤다. 유동성 한파 속 투자금이 메말라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권고 사직을 통보하거나, 강남 오피스를 빼는 등 위기신호가 감지된 기업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위기신호는 채무 불이행을 선언하고 전 직원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한 ‘오늘회’ 운영사 오늘 식탁 등, 시리즈 B 이상의 B2C 플랫폼 기업을 중심으로 감지되고 있다. 추석 상여와 간식비 등 직원 복지를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 매는 곳도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재능공유 플랫폼 ‘탈잉’은 최근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일부 직원에게 권고 사직을 통보했다. C레벨 퇴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직원 규모를 줄여 기존 강남구 테헤란로 사무실에서 성수에 있는 공유오피스로 옮겼다.

탈잉은 2021년 기준 누적 방문자 수가 1300만 명에 이르고, 누적 투자 유치 금액도 187억 원에 달하지만, 올해 추가 투자 유치에 실패한 후 상황이 어려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클래스 101’, ‘프립’ 등 다른 재능 공유 플랫폼과의 치열한 시장 경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탈잉)
(사진제공=탈잉)

중소벤처기업부의 벤처확인종합관리시스템에 따르면 탈잉은 2021년 매출이 75억 534만 원으로 지난해(91억 8249만 원) 대비 약 18% 감소했지만, 영업 손익은 67억 3622만 원으로 지난해(33억 1403만 원) 대비 두 배 넘게 뛰었다.

누적 투자금액이 1762억 원에 달하는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는 자금 사정에 어려움을 겪자, 월 1억5000만 원의 임대료를 분할지급하고 있다. 또 C레벨급의 퇴사도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150명을 권고 사직한다는 이야기까지 돌았는데, 메쉬코리아 측은 “권고 사직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메쉬코리아는 영업 손실이 2020년 178억 원에서 2021년 367억 원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매출도 늘었지만, 그만큼 물류·배달대행 등 운영 비용 등이 크게 증가한 게 원인이었다. 지난해 3406억 원에 달하는 영업비용 중 2656억 원이 배달대행지급수수료로 빠져나갔다. 백분율로 환산하면 78%에 달한다.

간식비 등 직원 복지 줄이고 ‘허리띠 졸라매기’

직원 복지를 줄인 곳도 있다. 누적 투자금이 1000억 원 가까이 되는 모 콘텐츠 관련 스타트업 F사는 간식비 등 직원 복지를 줄이고, 올해 직원들에게 추석 상여로 소고기 대신 자체 상품을 지급한다고 통보했다.

F사는 올해 초 자유로운 기업 문화와 남다른 복지를 내세우며 대규모 신규 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문제는 F사가 창사 이래로 이렇다 할 수익을 낸 적이 없다는 점이다. 벤처확인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F사의 영업 손실 규모는 121억 원을 넘었다.

잘나가던 플랫폼 스타트업들의 위기 신호에 업계 종사자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 특히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이 이른바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로 불리는 시드 단계나 시리즈 A 수준의 작은 기업이 아닌, 시리즈 B 이상의 규모가 큰 기업이라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

특히 홍보·마케팅 등 IT스타트업에서 이른바 ‘비필수인력’으로 여겨지는 직군의 불안감이 크다. 한 HR 스타트업의 마케터는 “스타트업은 위험성을 어느 정도 감수하고 입사하긴 하지만, 괜찮다가도 하루 아침에 권고 사직을 통보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전 회사에서도 갑자기 권고 사직 통보를 당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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