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윤석열 정부, 실패보다 망각이 두렵다

입력 2022-08-12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인사 잡음이 여전하다. 대통령실 청년 대변인으로 임명된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논란에 휩싸였고, 고용노동부 장관 정책보좌관(3급)은 성폭력과 음주운전 전력이 문제가 임명 이틀 만에 돼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표를 낸 보좌관과 함께 임명된 다른 정책보좌관(2급)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보좌관 출신으로 낙하산 의혹을 받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현 정권에 학습효과가 없단 점이다.

윤석열 정부가 탄생한 배경 중 하나는 공정에 대한 갈망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 취약계층 공공부문 고용·승진 확대, 조국 사태를 겪으며 여론은 국민의힘이 내세운 능력주의를 지지했다. 부적격 인사, 당 핵심인사의 성추문 등을 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태도도 정권교체론을 부채질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도 달라진 게 없다. 배우자 위장전입, 갭투자, 정치자금법 위반, 음주운전, 아빠 찬스, 논문 표절…. 윤석열 정부에서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들의 ‘스펙’이다. 몇몇은 끝내 장관직에 올랐다. 대통령실 청년 대변인, 고용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둘러싼 논란도 기존 인사 참사의 연장선에 있다. 불공정 논란으로 민주당이 정권을 빼앗기는 과정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지만, 그들의 행태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오히려 더 심각하다. 교육부는 이상원 전 차관보의 후임으로 나주범 차관보를 낙점했다. 나 차관보는 이 전 차관보와 같은 기획재정부 출신이다. 학제 개편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행정 전문가 장관(박순애), 국무조정실 출신 차관(장상윤), 기재부 출신 차관보(이상원)로 이어지는 비전문가 라인이 지목됐지만, 신임 차관보로 또 기재부 출신이 임명되면서 라인이 유지됐다. 문제가 생겼다면 해결이 필요한데, 윤석열 정부는 뭐가 문제인지조차 모르는 듯하다.

잘못을 바로잡을 수만 있다면 실패는 ‘좋은 약’이다. 실패가 반복되면 시스템은 완전히 무너진다.

비단 인사뿐일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을 기억하고 있었다면, 차도가 물에 잠기고 주택이 침수되는 상황에서 퇴근을 강행하진 않았을 것이다. 또 ‘관저 지시’보단 그럴듯한 핑계를 댔을 것이다. 이쯤 되면 학습효과가 없는 게 아니라 ‘망각’이 습관인 게 아닐까 싶다.

아직 기회는 있다.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이들의 말처럼 아직 취임한 지 3개월밖에 안 됐고, 다행스럽게도 아직 윤 대통령의 ‘고집’이 실제 정책으로 구현되지 않았다. 남은 4년 9개월간은 부디 실패가 약이 되길 바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범죄도시4’ 이번에도 싹 쓸어버릴까?…범죄도시 역대 시리즈 정리 [인포그래픽]
  • 직장 상사·후배와의 점심, 누가 계산 해야 할까? [그래픽뉴스]
  • 동네 빵집의 기적?…"성심당은 사랑입니다" [이슈크래커]
  • 망고빙수=10만 원…호텔 망빙 가격 또 올랐다
  • ‘눈물의 여왕’ 속 등장한 세포치료제, 고형암 환자 치료에도 희망될까
  • “임영웅 콘서트 VIP 연석 잡은 썰 푼다” 효녀 박보영의 생생 후기
  • 꽁냥이 챌린지 열풍…“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다닙니다”
  • 올림픽 목표 금메달 10개→7개 →5개…뚝뚝 떨어지는 이유는 [이슈크래커]
  • 오늘의 상승종목

  • 04.1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3,349,000
    • +3.71%
    • 이더리움
    • 4,471,000
    • +3.23%
    • 비트코인 캐시
    • 702,500
    • +4.07%
    • 리플
    • 741
    • +4.51%
    • 솔라나
    • 208,600
    • +6.59%
    • 에이다
    • 706
    • +10.49%
    • 이오스
    • 1,153
    • +7.26%
    • 트론
    • 162
    • +3.18%
    • 스텔라루멘
    • 165
    • +4.43%
    • 비트코인에스브이
    • 96,500
    • +3.76%
    • 체인링크
    • 20,630
    • +6.73%
    • 샌드박스
    • 655
    • +7.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