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 재무 건전성 '빨간불'

입력 2009-03-1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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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외화부채 비중 커져

국내 주요 대기업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전년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세계경기 침체로 인해 기업 경영환경이 급속 도로 악화된데다가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외화부채의 비중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7일 재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전자, SK네트웍스 등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 주요 기업의 부채비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2007년 말의 98.86%에 비해 7.38%p 상승한 106.24%를 기록해 부채비율이 100%를 넘어섰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이 24.79%로 전년대비 1.71%p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특히 기업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주요 대기업의 부채비율이 대부분 두자릿 수의 증가세를 보였다.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169.14%로 전년(153.26%)에 비해 15.88%p 높아졌으며 GS칼텍스의 부채비율도 14.84%p 상승한 184.36%에 달했다. 반면 부채비율이 낮아진 대기업들도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부채비율이 64.35%로 전년의 81.78%에 비해 17.43%p 낮아졌으며 SK네트웍스의 부채비율도 44.30%p 낮아진 238.90%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화부채의 비중이 높아져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이 높아진 기업들도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462.01%로 전년(244.17%)에 비해 크게 높아졌으며 아시아나항공도 400%p 가까이 높아져 662.18%에 달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리스 등으로 외화부채가 있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외화부채의 비중도 커져 부채비율이 전년에 비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특히 지난해 대한통운 인수에 따른 차입금이 발생해 부채비율이 급등했다"며 "오는 4월 이후에 대한통운 유상감자로 (부채비율 급증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외화 사용이 많은 정유업계도 마찬가지다. SK에너지는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전년대비 53.15%p 높아져 206.95%를 기록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지난해 고도화설비 등에 대한 시설투자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외화부채의 비중이 커지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조선사들의 부채비율은 전년대비 100%p 이상의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는 선박을 건조하기 전에 받은 선수금이 부채로 잡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 실적 악화와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등 재무건전성이 나빠지면서 기업들의 주주배당금과 기부금도 줄줄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에서도 '큰 손'인 삼성전자는 3년 만에 기부금을 줄였다. 삼성전자는 2005년 1736억원에서 2006년 1752억원, 2007년 1826억원으로 기부금을 늘렸지만 지난해에는 1389억원으로 23.93%나 축소했다.

당기순이익에서 주주들이 차지하는 몫을 뜻하는 배당성향(배당금액/순이익)도 지난해 14.64%로 전년의 15.77%보다 1.13%p 줄였다.

LG전자가 2007년 153억원에서 2008년 119억원으로 22.22%, 현대건설이 15억원에서 7억원으로 53.33%, 롯데쇼핑이 135억원에서 52억원으로 61.48% 대폭 감축했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경영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최악을 대비한다는 관점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여유 있는 기업들도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등 기업들의 현금확보 전쟁이 올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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