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물가 6%대 폭등, 앞으로가 더 심각하다

입력 2022-07-06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6.0% 올랐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공급망 교란 등으로 석유류를 비롯한 공업제품 가격이 급등하고 개인서비스 물가도 계속 치솟는 데 따른 것이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6.0% 높아졌다. 5월(5.4%)에 이어 오름세가 더 커지고 있다. 에너지와 원자재·곡물의 국제가격 상승으로 공업제품이 9.3% 오른 가운데 석유류가 39.6% 폭등했다. 외식 등 개인서비스 물가도 5.8%, 농축산물은 4.8%, 전기·가스·수도요금의 경우 9.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비자들의 구입 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은 품목들을 따로 모아 계산해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7.4%나 치솟았다. 이 또한 1998년 11월(10.4%) 이후 최고치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물가를 끌어올릴 요인만 가득해 하반기에 7∼8%대의 상승률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에너지와 원자재 등 대외적인 공급의 문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이달부터 전기·가스요금이 인상됐고 10월에 추가로 오른다. 공공요금 인상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 물가 상승이 임금인상 압력을 키우면서 임금발(發) 인플레이션도 우려된다. 한국은행의 6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향후 1년의 물가상승에 대한 기대인플레율이 3.9%로 10여 년 만에 가장 높았다. 고물가의 고착화다.

13일 금리정책 결정을 위한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한은도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번에 기준금리의 ‘빅스텝’(한번에 0.5%포인트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예상이 많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여러 차례 “당분간 물가중심의 통화정책 운용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해 왔다. 곧 미국과 한국의 금리 역전으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고물가의 악순환이 우려되는 상황도 겹치고 있다. 그러나 급격한 금리인상의 위험이 너무 크다. 공급요인의 물가상승을 금리인상으로 잡는 데 한계가 있고, 오히려 서민가계와 기업의 이자부담 증대와 소비 위축, 경기 후퇴가 더 걱정이다.

타개책이 안 보이는 최악의 민생위기다. 정부는 5월 출범 이후 식품·에너지 등 생활물가 안정과 서민생계비부담 경감, 취약계층 지원 등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민생안정 방안에 이어, 다시 추가대책 강구에 나섰다. 하지만 특단의 방도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 심각성을 더한다. 지금 물가만큼 다급한 현안은 없다. 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국회가 힘을 모아 민생의 위기에 총력 대처해야 한다. 국회는 35일간의 공백 끝에 겨우 국회의장을 선출하고 정상화에 들어갔다. 산적한 민생 과제가 수없이 쌓여 있다. 신속한 원 구성으로 규제개혁 입법 등 정부의 위기대응 정책을 뒷받침해야 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종합] "대중교통 요금 20% 환급"...K-패스 24일부터 발급
  • '빅테크 혼조'에 흔들린 비트코인, 변동성 확대…솔라나도 한때 7% 급락 [Bit코인]
  • "빈껍데기 된 어도어, 적당한 가격에 매각" 계획에 민희진 "대박"
  • '범죄도시4' 개봉 2일째 100만 돌파…올해 최고 흥행속도
  • “안갯속 경기 전망에도 투자의 정도(正道)는 있다”…이투데이 ‘2024 프리미엄 투자 세미나’
  • "한 달 구독료=커피 한 잔 가격이라더니"…구독플레이션에 고객만 '봉' 되나 [이슈크래커]
  • 단독 교육부,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은 ‘2000명’ 쐐기…대학에 공문
  • 양현종, '통산 170승' 대기록 이룰까…한화는 4연패 탈출 사력 [프로야구 25일 경기 일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4.25 13:48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2,732,000
    • -3.46%
    • 이더리움
    • 4,542,000
    • -2.95%
    • 비트코인 캐시
    • 690,000
    • -5.87%
    • 리플
    • 759
    • -3.8%
    • 솔라나
    • 212,400
    • -6.6%
    • 에이다
    • 684
    • -5.79%
    • 이오스
    • 1,295
    • +5.28%
    • 트론
    • 165
    • +0.61%
    • 스텔라루멘
    • 164
    • -4.09%
    • 비트코인에스브이
    • 97,150
    • -6.14%
    • 체인링크
    • 21,080
    • -4.92%
    • 샌드박스
    • 664
    • -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