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수출국 독일, 통일 이후 30년 만에 첫 ‘무역적자’

입력 2022-07-0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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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적자 10억 유로, 1991년 이후 처음
공급망 불안·러시아 판매 급감·에너지 가격 상승 원인
러시아 가스 공급 끊기면 더 큰 문제
독일, 일자리 4개 중 1개 수출업에 의존

▲독일 함부르크 항구에 지난달 24일 컨테이너선이 정박하고 있다. 함부르크/로이터연합뉴스
▲독일 함부르크 항구에 지난달 24일 컨테이너선이 정박하고 있다. 함부르크/로이터연합뉴스
유럽 최대 경제국이자 수출국인 독일이 약 30년 만에 첫 월간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통일 이후 처음으로, 공급망 문제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으면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독일 연방통계청은 이날 5월 수출이 전월 대비 0.5% 감소한 반면, 수입은 2.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무역적자는 10억 유로(약 1조3532억 원)를 기록했다. 독일이 무역에서 적자를 기록한 건 동독과 서독이 통일한 이듬해인 1991년 이후 처음이다.

무역적자는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지속된 요인이 컸다. 독일 상공회의소의 볼커 트라이어 대외무역 책임은 “수출업체들이 공급망 문제로 인한 비용 증가를 글로벌 고객들에게 전가할 수 있는 여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수출 침체가 시작됐다”고 총평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후 러시아에서 판매되는 독일 제품이 줄어든 것도 적자 원인 중 하나다. 지난 수년간 러시아는 독일 제조업체들이 활발히 사업을 펼치는 대규모 시장이었지만,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해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철수하면서 최근 현지 매출은 1년 전과 비교해 50% 넘게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러한 상황은 일자리 4개 중 1개가 수출업에 의존하는 독일 경제의 취약성을 드러낼 수 있다고 NYT는 경고했다.

▲독일 무역수지 현황. 단위 10억 달러. 5월 10억 달러 적자. 출처 뉴욕타임스(NYT)
▲독일 무역수지 현황. 단위 10억 달러. 5월 10억 달러 적자. 출처 뉴욕타임스(NYT)
에너지 가격이 계속 치솟는 점도 독일 무역에 골칫거리다. 30여 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데는 수출 부진의 여파가 컸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수입 비용 압박도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기 전만 해도 에너지 절반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해 왔지만, 서방의 대러 제재 이후 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우리는 역사적 도전에 직면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모든 것을 바꿔 놓았고 공급망이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혼란을 겪고 있어서 위기가 몇 달 안에 지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향후 독일로 향하는 가스 공급을 완전히 중단할 경우 무역을 넘어 독일 경제 전반적인 상황이 훨씬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도이체방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유럽 경제는 러시아 가스 공급 둔화로 인해 새로운 충격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는 인플레이션을 현 수준보다 훨씬 높이고 독일을 경기침체 임박 수준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러시아는 유지보수를 이유로 독일과 자국 사이를 잇는 송유관 파이프라인인 노르트스트림1 공급량을 60% 감축한 상태다. 또 11일부터는 약 2주에 걸쳐 추가 작업을 위해 공급을 아예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이번 기회에 독일 파이프라인을 아예 옥죄려는 것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이유로 독일은 최근 국가 가스 비상공급 계획을 2단계로 격상했다. 마지막 3단계로 넘어가면 독일은 가스배급제를 시행하게 된다.

로버트 하벡 독일 경제장관은 “아직 잘 느껴지지 않더라도 우린 가스 공급 위기에 처해있고 상황은 심각하다”며 “가스는 이제부터 희소품으로, 이는 산업생산에 영향을 미치고 소비자들에게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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