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 사모펀드 지분 10년간 7.2%p 증가...“경영권 방어 비상”

입력 2022-06-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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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전경련 ‘2011년 대비 2021년 자산 100대 기업 주요주주 지분 변동 조사’ )
(출처=전경련 ‘2011년 대비 2021년 자산 100대 기업 주요주주 지분 변동 조사’ )

자산 100대 기업에 대한 사모펀드 지분이 크게 늘면서 공정한 경영권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한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22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2011년 대비 2021년 자산 100대 기업 주요주주 지분 변동’을 조사한 결과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 중 사모펀드 보유 지분이 2011년 평균 14.4%에서 2021년 21.6%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 지분도 7.4%에서 8.7%로 1.3%포인트(p) 증가했지만, 오너 지분은 2011년 43.2%에서 2021년 42.8%로 0.4%p 줄었다.

지난해 기준 사모펀드나 자산운용사 등이 최대주주인 6개사의 경우, 최대주주 지분이 2011년 43.6%에서 2021년 60.0%로 늘었다. 정부가 기업 인수·합병(M&A)이나 자금조달을 활성화한다는 명목으로 사모펀드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금융자본의 기업경영 참여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또는 정부가 최대주주인 기업도 최대주주 보유지분이 소폭(국민연금 +1.4%p, +정부 0.6%p) 증가했다. 반면 최대주주가 오너 기업인 경우에 한해서만 최대주주 지분이 2011년 43.2%에서 2021년 42.8%로 0.4%p 감소했다.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금융계열사를 매각할 때 이를 사모펀드가 인수한다거나, 기업이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빠졌을 때 긴급자금을 수혈해주는 등 사모펀드의 역할은 다양하다. 그러나 초기에는 재무적 투자자로서 경영자에게 우호적이다가 이후 주주 간 계약을 빌미로 경영권을 위협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토종자본을 육성하고 해외 PEF들과의 역차별을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자본시장법상 ‘10% 보유의무 룰’을 지난해 폐지하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미국 행동주의펀드 엘리엇이 2019년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계획을 무산시키거나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하면서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긴 것처럼, 이제 국내 사모펀드들도 더 적은 비용으로 대기업 경영권을 공격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렇듯 기업 오너들이 경영권을 위협받고 있지만 이를 방어할 수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상법상 ‘3% 룰’ 때문에 주요주주 간 경쟁에서 최대주주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2003년 소버린과 SK 간 경영권 분쟁에서 확인된 것처럼, 최대주주는 특수관계인과 합산하여 3%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헤지펀드나 사모펀드는 ‘지분 쪼개기’로 보유지분 전량을 행사할 수 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정부가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해가며 국민연금이나 사모펀드의 기업경영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나, 차등의결권 같은 경영권 방어수단이 필요하다는 기업 의견은 외면하고 있다”며 “경영권 공격세력과 방어세력이 경영권 시장에서 대등하게 경쟁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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