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첸, '사업 다각화 차질' 실적 후퇴 발등의 불...돌파구 마련할까

입력 2022-06-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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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 등 사회변화 대응 못해…전쟁으로 러시아 수출길 막혀
실적 악화에 모기업 부방에 부담 불가피…사업 다각화 절실해

국내 밥솥 제조업계 양대산맥 중 하나인 쿠첸이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가 제 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무려 5년 연속 매출이 곤두박질 쳤다. 성장이 점쳐졌던 러시아 시장 수출 판로는 전쟁으로 꽉 막혀 난항이다. 쿠첸의 실적 악화에 모기업인 부방그룹의 성장세도 악화일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첸의 매출은 지난 2017년부터 5년 연속 감소세다. 2016년 2726억 원을 기록한 연매출은 △2017년 2376억 원 △2018년 2233억 원 △2019년 2091억 원 △2020년 1852억 원 △2021년 1633억 원으로 떨어졌다. 2016년을 기준으로 보면 매출이 무려 40% 급감했다. 이 기간 중 2016년과 2018년을 제외하면 모두 적자다.

국내 밥솥 시장은 2004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철수한 뒤 쿠쿠와 쿠첸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장악해왔다. 기술적인 진입장벽이 높은 데다, 두 기업이 밥솥의 상징처럼자리잡다 보니 후발주자가 뛰어들기 쉽지 않은 시장이 형성됐다.

업계는 최근 몇 년간 쿠첸이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로 사업 다각화 실패, 혼인률 감소와 1인 가구 증가 등 가구형태 급변화에 대한 대응 부족 등을 꼽는다. 밥솥은 소형가전이지만 수명이 길어 갈아타기까지의 주기가 길다. 또 1인 가구 증가로 잠재적인 신규 수요는 늘고 있지만 밥솥보다 즉석밥 소비로 이어지고 있는 것도 요인이다. 이에 쿠첸은 다른 소형가전 업체들처럼 제품군을 확대에 나섰지만, 밥솥과 전기레인지 외에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수출에 악재로 작용했다. 쿠첸은 지난해 9월 러시아에 수출한 조리가전 ‘플렉스쿡’이 첫 수출 직후 두 달 만에 매진되자 기존보다 생산 및 공급을 대폭 늘리고 긴급 항공 선적까지 진행했다. 당초 올해 플렉스쿡 수출이 60% 성장할 것으로 점쳤던 쿠첸은 200%에 가까운 추가 성장이 있을 것으로 보고 현지 마케팅을 준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전쟁에 발목이 잡혀 성장세를 키우지 못했다.

쿠첸의 오랜 부진은 모기업인 부방그룹에도 상당한 부담이다. 부방그룹은 생활가전을 생산·유통하는 쿠첸을 비롯해 대형할인마트를 운영하는 부방유통,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인 비즈앤테크컨설팅, 시설 관리 업체인 에스씨케이 등 4개 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이 중 부방의 매출을 사실상 견인하는 회사는 쿠첸이다. 지난 5년여간 부방그룹 연매출에서 쿠첸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낮게는 51%, 높게는 64%를 차지했다. 쿠첸의 매출이 2017~2021년 2376억 원→1633억 원으로 내려앉은 사이 부방그룹의 매출도 3833억 원에서 3197억 원으로 감소했다.

쿠첸 관계자는 “밥솥과 전기레인지의 기술력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만큼 올해까지는 주력 상품 판매 확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사업 다각화 등 신사업 확대는 실적이 다소 회복된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한 쪽에선 모기업 부방그룹과 부방그룹 최대 주주인 테크로스홀딩스(35.52%)가 경쟁이 치열한 가전보다 테크로스의 전문 분야인 수처리 등 환경분야에 힘을 주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테크로스는 선박평형수(선박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선박 내부에 저장하는 바닷물) 처리장치로 전 세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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