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말만 요란한 자동차 시승행사

입력 2009-03-13 14:56 수정 2009-03-1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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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라는 계절적 요인과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라는 경제적 요인이 맞물려 자동차 업계가 대대적인 판촉 강화에 나섰다.

과거 판촉 활동이 차량 가격 할인혜택에 맞춰져 있었다면, 최근에는 차를 직접 시승하는 것과 함께 다양한 경품을 내걸어 고객을 모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쟁 차량을 직접 전시장에 가져와 자사의 차와 비교 시승하는 행사를 가지는 업체에서 부터 기존 고객이 지인을 추천해주면 혜택을 주는 업체, 심지어는 시승행사 기간 동안 추첨을 통해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주는 업체도 있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하면 차를 직접 구매할 고객에게는 더 없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기자가 현장에서 느낀 것은 이 같은 시승행사에는 상당히 많은 '거품'과 '부실'이 있었다.

P사의 경우, 얼마 전 시승 신청을 온라인으로 받고 추첨을 통해 세계 유명 아티스트의 공연 티켓을 증정한다고 대대적으로 알렸다.

하지만, 기자가 P회사의 홈페이지에서 직접 시승 신청을 시도했으나, 관리자 로그인 창이 뜨는 등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

홈페이지를 제대로 구축해 놓지 않은 상태에서 홍보에만 열을 올린 결과다.

또 G사는 전시장뿐만 아니라 유명 대형 백화점, 골프 클럽, 골프 연습장 등에서 시승행사를 가진다고 대대적으로 알렸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 정확히 행사를 하는지 확정해 놓지도 않은 상황에서 홍보에만 바빠 진정 고객을 위한 행사인지 의문을 들게 했다.

심지어 M사의 경우는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경품으로 내놓았지만, 시승차로 나온 차는 전시장에 단 1대 밖에 없어 시승행사 타이틀을 무색케 했다.

이에 회사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시승 행사를 가진다고 하더라도 시승차를 추가로 지원하지는 않는다"며 "그 전시장의 경우는 시승하기로 돼 있는 차는 원래 2대인데, 1대는 공장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그 외에 시승행사를 한다고 알린 많은 업체들은 전시장 딜러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부족으로 인해 시승행사를 하는지 조차 모르고 있는 딜러들도 많았다.

새 차를 구입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라면 시승이라는 것은 전시장을 찾아가면 언제라도 해볼 수 있다.

그것을 마치 큰 행사라도 하는 듯 경품 등을 내걸어 제대로 준비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홍보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은 일단 '잠재고객을 전시장으로 불러 모으자'는 얄팍한 상술에 불과할 뿐이다.

경기침체 여파로 자동차 업계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고객에 대한 신뢰까지 저버리면 자칫 브랜드 인지도에 먹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자동차 업체들이 판매실적이 바닥에 떨어졌더라도 '고객이 최고'라는 불변의 진리만은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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