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칸에선] 한국영화 칸 황금종려상 받으려면 ‘이 감독들’ 넘어서야 한다

입력 2022-05-23 13:48 수정 2022-05-2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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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 앤드 로키타' 스틸컷 (칸영화제)
▲'토리 앤드 로키타' 스틸컷 (칸영화제)

칸영화제의 열기가 뜨거워지는 가운데 경쟁 부문(In Competition)에 초청된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23일(현지시각) 오후 6시 뤼미에르 극장에서 최초 상영된다. 한국 영화사가 제작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도 같은 부문 후보에 올라 26일 현지 공개를 앞두고 있다. 두 편의 한국 작품이 서로 경쟁하는 얄궂은 운명이라는 건 국내에도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작품성을 다투는 상대는 서로뿐만 아니다. 경쟁 부분에 초청된 작품은 무려 스물 한 편이다. 칸영화제가 가장 사랑해온 예술 영화 거장 다르덴 형제, 기괴한 비주얼의 SF호러물로 돌아온 베테랑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경계선(2018)'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신예 감독이 된 알리 아바시까지 모두 자신들의 쟁쟁한 신작을 칸에서 최초 공개한다.

칸영화제의 영원한 사랑, 예술 영화 거장 다르덴 형제

칸영화제의 지극한 사랑을 받아온 벨기에 출신 다르덴 형제는 경쟁 부문에서 신작 ‘토리 앤드 로키타(Tori and Lokita)'를 선보인다.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두 남자는 이미 ‘로제타(1999)', ‘더 차일드(2005)'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자전거 탄 소년(2011)'으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소년 아메드(2019)'로 칸 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압도적인 전적을 지녔다. 국내에서는 마리옹 꼬띠아르 주연의 ‘내일을 위한 시간(2014)'을 연출한 이들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신작 ‘토리 앤드 로키타’는 벨기에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아이들의 우정 이야기다. 아프리카에서 홀로 벨기에로 떠나온 사춘기 소녀 그리고 그와 정서적으로 가까워진 소년이 당국의 추방 정책에 맞서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대처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르덴 형제의 전작들이 그러했듯, 유명 배우에 의존하기보다는 사회적 맥락 안에 놓인 인물의 행동을 직접 글로 쓰고 영상으로 연출하며 고단한 현실을 담담하고 세밀하게 묘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렬한 시각적 경험 예고한 베테랑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크라임 오브 더 퓨처' 스틸컷 (칸영화제)
▲'크라임 오브 더 퓨처' 스틸컷 (칸영화제)

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선 입체적인 아시아 캐릭터를 선보인 ‘M.버터플라이(1993)'의 파격을 기억한다면, 캐나다 출신 베테랑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귀환 역시 주목할 만하다. 그의 신작 ‘크라임 오브 더 퓨처(crime of the future)'는 기이한 신체 변형을 거듭하는 인류와 돌연변이를 다루는 SF호러물로 올해 상영작 중 가장 독특하고 강렬한 시각적 경험을 예고하고 있다.

배우진도 탁월하다. ‘그린북(2019)'으로 북미 시상식 남우조연상을 싹쓸이한 비고 몬텐슨, 할리우드 상업 영화인 ‘007 시리즈’에 출연하는 동시에 ‘더 랍스터(2015)', ‘프렌치 디스패치(2021)' 같은 예술영화에서 활약한 레아 세이두, 다이애나 왕세자빈을 연기한 ‘스펜서(2021)'로 깊은 표현력을 증명한 크리스틴 스튜어트까지 믿고 볼 만한 이들이 ‘크라임 오브 더 퓨처’를 택했다.

꼭 주목해야 할 신예, 이란 출신 알리 아바시
▲'홀리 스파이더' 스틸컷 (칸영화제)
▲'홀리 스파이더' 스틸컷 (칸영화제)

이란 출신 신예 감독 알리 아바시도 빼놓을 수 없다. 북유럽의 독특한 성소수자를 다룬 ‘경계선’으로 2018년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Un Certain Regard)' 부문에서 수상했는데, 전형적이지 않은 표현법과 독보적인 스타일을 갖춘 작품으로 국내에서도 여러 차례 회자된 바 있다. 그가 4년 만에 신작 ‘홀리 스파이더(Holy Spider)'로 경쟁 부문 감독으로 초청돼 금의환향했다.

‘홀리 스파이더’의 소재는 이란의 성스러운 도시 마슈하드에서 벌어지는 성노동자 연쇄살인사건이다. ‘스파이더 킬러’로 불리는 살인자는 자신이 거리의 죄인을 청소하고 있다고 믿는데, 한 언론인이 그를 추적하면서 기사를 써내지만 그럴수록 범죄자만 더욱 영웅화된다. 감독 특유의 파격적인 묘사로 논쟁적인 현실을 다룰 전망이다.

또 다른 황금종려상 수상자들도 몰려온다. ‘더 스퀘어(2017)'의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은 신작 ‘트라이앵글 오브 새드니스(Triangle of Sadness)'를, ‘4개월, 3주… 그리고 2일(2007)'의 크리스티안 문쥬 감독은 신작 ‘R.M.N’을 선보인다. 할리우드 스타 배우 앤 해서웨이가 출연하는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아마게돈 타임’(Armageddon Time)도 눈길을 끈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2017)'를 촬영한 다리우스 콘지 촬영감독이 합류했다. '퍼스트 카우(2019)'로 주목 받은 켈리 라이카트 감독의 신작 ‘쇼잉 업(showing up)'도 경쟁 대열에 올라 있다.

▲'트라이앵글 오브 새드니스' 스틸컷 (칸영화제)
▲'트라이앵글 오브 새드니스' 스틸컷 (칸영화제)

올해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배우 랭동은 “보편적인 상처 그리고 기쁨을 이야기함으로써 인류를 감동시키겠다는 소명을 안고 있다”고 언급했다. 과연 그 증명이 될 황금종려상은 어떤 작품에게 돌아갈까. 칸영화제 폐막일인 28일, 갈라 세레머니를 통해 최종 결과가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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