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상하이 증시, 무기력 국내증시에 구세주 될까?

입력 2009-03-05 09:11 수정 2009-03-05 09:5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4일 코스피시장이 중국증시의 급등에 고무되어 모처럼 큰폭 상승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3일)는 개장 초만해도 많이 빠졌다는 인식과 함께 저가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 이상의 반등세를 탔다.

그러나 상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한 버냉키 연준 의장이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증언을 통해 불안정한 현재의 금융시스템을 우회적으로 표현하자 은행주들이 급하게 밀리면서 장 막판 주요지수가 약세로 돌아섰다.

美 증시 부담으로 소폭 하락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둔 중국 증시가 원자바오 총리의 추가 경기부양안 발표 기대로 급등하고 외환시장이 안정을 찾으면서 상승반전했다.

장 후반 기관이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오름폭을 점차 늘려나간 지수는 전일대비 33.69p(3.29%) 오른 1059.26p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개장 초만해도 1580원에 육박하는 급등세를 기록했으나 증시가 반등하면서 1시간여만에 1540원까지 밀리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인 끝에 전일대비 1.40원 내린 1551.00원으로 마감했다.

증시 반등에도 불구 외국인이 1783억원 순매도로 17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갔고, 개인도 476억원 매도우위로 대응했다. 반면 이날 지수를 견인한 기관은 1664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이틀 연속 매수우위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매는 비차익거래(-1229억원) 위주로 1093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아시아증시가 중국발 훈풍에 일제히 오름세를 탔다.

상해종합지수가 추가적인 경기부양책 기대로 6.12% 치솟은 것을 비롯해 가권지수(2.39%), 항셍지수(2.47%), 싱가포르지수(0.87%)가 올랐고, 장중 2% 가까이 하락했던 일본 닛케이지수도 0.85% 상승세로 마감했다.

중국관련株 함박웃음..낙폭과대株 급등

상하이증시의 급등 열기가 중국관련주들의 투자심리를 북돋우면서 기계, 해운, 조선 등의 중국관련주들이 오랜만에 동반 급등세를 나타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달 중국내 굴착기 판매량 급증 소식에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것을 비롯해 STX엔진(상한가), 두산중공업(8.65%) 등 기계업종 대표주들이 폭등세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9.29%)과 현대중공업(6.38%), 대우조선해양(8.20%), 현대미포조선(6.58%)등의 조선주와 한진해운(12.63%)을 필두로 STX팬오션(9.29%), 대한해운(7.92%), 현대상선(5.92%) 등 해운주들도 급등대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소재주들의 움직임은 다른 중국관련주들에 비해 다소 무거웠다.

외국인이 연일 매물을 쏟아내고 있는 POSCO가 3.05% 오르는데 그쳤고, 고려아연(2.00%), 만호제강(3.45%), 세아베스틸(3.95%), 포스코강판(4.07%), 동국제강(4.99%), 현대제철(5.20%) 등 주요 철강주들의 상승률은 시장평균 부근에 머물렀다.

LG화학(3.44%)과 호남석유(3.50%), 한화석화(3.77%), SKC(3.57%), SK케미칼(6.38%), 남해화학(3.18%) 등 주요 유화주들이 올랐지만 철강주와 마찬가지로 강한 인상을 주지는 못했다.

한편 모처럼 지수가 오르자 최근 낙폭이 컸던 종목들에 매기가 쏠리면서 업종과 무관하게 단기 낙폭과대주들이 고르게 강세를 연출했다.

STX가 상한가에 진입했고, 세원셀론텍(14.00%), 쌍용양회(9.90%), 한솔LCD(11.54%), 금호전기(10.27%), 대우인터내셔널(9.63%), 엔씨소프트(8.81%), 금호석유(8.70%), 한화증권(8.65%), HMC투자증권(8.55%), LG이노텍(8.36%), 효성(8.16%), 대한전선(8.02%), 부광약품(7.89%), 한화(7.42%), 삼성엔지니어링(7.14%), 동아제약(7.05%) 등의 반등탄력이 강했다.

업종별로는 기계(8.71%), 의료정밀(6.37%), 증권(6.33%), 운수장비( 5.08%), 운수창고(4.49%), 금융(3.53%)의 상승폭이 컸고, 이날 내린 업종은 없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경우 삼성전자(2.84%)와 한국전력(1.71%), 북미시장 점유율이 확대된 현대차(2.896%) 등 KT&G(-0.52%)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10종목이 모두 상승하며 지수를 견인했다.

한편 삼화전기, 삼화전자, 삼화콘덴서 등 하이브리드카 3인방이 무더기 상한가를 기록했고, 한국화장품이 경영권 분쟁 소식에 역시 상한가에 진입하며 시선을 모았다.

사흘만에 반등한 코스닥시장은 셀트리온(12.20%)의 시가총액 1위 탈환과 함께 바이오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노셀, 서울제약의 상한가를 비롯해 바이오스페이스(13.24%), 오스코텍(11.85%), 메디톡스(10.50%), 조아제약(8.09%), 크리스탈(7.87%), 크레아젠홀딩스(6.56%), 바이오니아(6.45%), 바이로메드(5.87%) 등이 동반 급등했다.

시가총액 상위주 중에는 디지텍시스템, 오리엔탈정공(이상 상한가)과 케이프(11.16%), 에스에프에이(9.94%), 소디프신소재(8.00%), 휴맥스(7.77%), 동화홀딩스(7.55%), 엘앤에프(6.44%), 포휴먼(5.70%), SK컴즈(5.67%), 테크노세미켐(5.37%)의 상승폭이 컸다.

그 밖에 자회사의 어닝서프라이즈 덕에 랠리를 펼치다 급락했던 네오위즈가 상한가를 기록했고, 계열사 예당온라인을 미래에셋 사모펀드에 매각한 예당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상하이 증시, 무기력 국내증시에 구세주 될까?

중국증시가 간만에 급등하며 반등 모멘텀에 목말라있는 국내증시에 단비를 뿌렸다.

이날 중국증시의 급등 배경으로는 5일 열리는 전인대(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하루 앞둔 경기부양안 발표 기대감이 꼽히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중국증시가 글로벌 증시의 고전과 차별화된 랠리를 펼칠 당시에도 똑같은 재료가 랠리의 동력으로 지목됐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새로운 뉴스가 아니며 재료의 유효기간도 얼마 남아있지 않다.

오히려 60일선과 120일선이 밀집돼있는 가격대까지 조정을 받은 중국증시가 기술적 반등을 도모하는데 있어 빌미로 삼은 것에 불과하다는 해석이 보다 설득력 있게 들린다.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증시 하락을 어떤 특정 요인으로 돌리는 것 자체가 시간 낭비다"라고 했고,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1987년 10월 증시 폭락에 대해 "바로 이전 주말에 발생했던 어떤 뉴스나 소문도 증시의 폭락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정작 코앞으로 다가온 전인대에서 예상대로 경기부양책이 발표되고 재료노출 부담으로 중국증시가 조정을 받게 될 경우 (중국증시에 비해 크게 오르지도 못했으면서) 국내증시는 중국증시의 악영향을 고스란히 받게될 여지가 있다.

이구동성으로 중국증시의 급등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분석들이 많은 걸보면 오히려 불안해지는 구석이 있다.

물론 중국은 미국과 달리 경제지표면에서 양호하다.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중국 구매관리지수(PMI)지수는 3개월 연속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수주와 생산지수 모두 50을 상회했고, 신규대출 증가율도 상승세를 이어감에따라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기대치를 넘어서는 중국판 뉴딜정책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단발성 호재로 마무리될 공산이 크다.

중국의 내수가 회복기미를 보인다 할지라도 고꾸라지고 있는 미국과 유럽의 경제로 인해 수출이 부진할 수 밖에 없고, 글로벌 증시의 중심축은 여전히 미국증시라는 점에서 중국증시의 급등에 흥분해서는 곤란하다.

중국증시의 활약에 국내증시의 중국관련주들이 단기 모멘텀을 얻게된 점은 긍정적이다. 미국증시의 급락이 없다면 중국관련주들의 상대적 우위가 좀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날 증시를 꼼꼼히 살펴보면, 몇몇 중국관련주들이 급등하기는 했지만 사실 낙폭과대주들이 우후죽순 오른 격이다.

가격메리트가 우선 반등의 기준이 되고 있는 셈이다.

가격변수에 의한 등락이기에 시세연속성은 약할 수 밖에 없다. 주도주란 강세장에서나 쓰일 수 있는 단어이므로 주도주가 없는 약세장에서 업종별 동향을 분석하고 추종해서 얻을 수 있는 실익은 크지 않을 것이다.

정부의 천문학적인 지원을 받았음에도 미국기업 사상 최대규모의 손실을 발표하고 다시 정부의 긴급 자금이 수혈된 AIG 관련 충격이 쉽게 봉합되지 않을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AIG 손실의 향후 추가 확대 가능성이 4분기 손실내역에서 읽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AIG의 각종 파생상품 손실률은 정부의 구제지원 이후에 더욱 높아졌고, CDS와 CMBS(상업용부동산담보증권) 등 파생상품 투자손실 규모는 시장가치의 하락으로 인해 향후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체 금융시장의 충격을 우려해 연명시키고 있는 "AIG를 파산시켜 2~3년 고생하는 것이 미국경제 전체가 파산하는 것보다 낫다"는 전설적 투자자 짐 로저스의 주장은 귀담아 들어야할 대목이라 생각된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정면 배치되는 은행 국유화를 결정함으로써 시장원리에서 점점 멀어져가고 있는 미국 정부를 향한 쓴소리일 것이다.

손실에 대한 책임 추궁과 과감한 퇴출, 누군가의 희생 없이 단지 덩치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임시 봉합만하고 연명해가는 이상 금융시장의 회복은 지연될 수 밖에 없다.

동유럽 국가들의 디폴트 우려, 3개월 구조조정 시험기간이 종료되는 GM의 도산 가능성, AIG 문제 등 글로벌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결코 녹록치 않다. 반가운 반등이 나타났지만 아직은 제한적인 기술적 반등 정도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

본 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으며 필자와 슈어넷(www.surenet.co.kr)의 동의가 없는 무단전재 및 재배포는 위법행위입니다.

[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02-835-8535 ]

<이 기사는 본사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종류의 투자와 관련해서도 본사의 의도가 담겨지지 않음을 밝혀 드립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금융권 휘젓는 정치…시장경제가 무너진다 [정치금융, 부활의 전주곡]
  • 요즘 20대 뭐하나 봤더니…"합정가서 마라탕 먹고 놀아요" [데이터클립]
  • "책임경영 어디갔나"…3년째 주가 하락에도 손 놓은 금호건설
  • "노란 카디건 또 품절됐대"…민희진부터 김호중까지 '블레임 룩'에 엇갈린 시선 [이슈크래커]
  • "밀양 여중생 성폭행 가해자는 맛집 운영 중"
  • 새로운 대남전단은 오물?…역대 삐라 살펴보니 [해시태그]
  • 尹 "동해에 최대 29년 쓸 천연가스 매장 가능성...올해 말 첫 시추작업 돌입"
  • "이의리 너마저"…토미 존에 우는 KIA, '디펜딩챔피언' LG 추격 뿌리칠까 [주간 KBO 전망대]
  • 오늘의 상승종목

  • 06.0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6,108,000
    • +1.68%
    • 이더리움
    • 5,310,000
    • +0.28%
    • 비트코인 캐시
    • 649,000
    • +0.62%
    • 리플
    • 724
    • +0.28%
    • 솔라나
    • 230,200
    • -0.17%
    • 에이다
    • 632
    • +0.64%
    • 이오스
    • 1,142
    • +1.06%
    • 트론
    • 158
    • -1.25%
    • 스텔라루멘
    • 149
    • +0.68%
    • 비트코인에스브이
    • 85,250
    • +0.89%
    • 체인링크
    • 25,080
    • -1.99%
    • 샌드박스
    • 647
    • +4.1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