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폭탄에 시동 꺼져가는 수입차업계

입력 2009-03-0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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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엔환율 1년만에 2배 뛰어...일본차 가격인상, 조직개편 '비상'

끝도 없이 오르는 환율로 인해 수입차 업체들이 비상에 걸렸다.

혼다는 고환율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2일 차량가격을 지난 1월에 이어 재차 큰 폭으로 인상했으며, 한국닛산은 최근 내부 조직을 통합하는 등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거래일 연속 오르며 전일대비 36.3원 급등한 1570원대를 기록해 1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원엔 환율 역시 사상최고치인 100엔당 1610원대를 기록했다.

특히 원엔 환율은 지난해 2월말 100엔에 895원을 기록했지만, 1년이 지난 2일에는 100엔에 1615원을 기록해 1년 만에 2배 가까이 뛰었다.

이에 지난 2일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혼다코리아는 고환율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1월에 이어 재차 전 차종에 대해 평균 13.85%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따라서 베스트셀링 모델인 혼다 어코드 3.5의 판매가격은 기존 3980만원에서 4590만원으로 올랐고, CR-V 4WD는 기존 3540만원에서 3990만원으로 인상됐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 환율 대비 현재 40% 이상 오른 엔고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며 "고환율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지난 1월 소폭 가격인상을 했으나, 환율에 따른 적자폭이 증대돼 추가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인상폭도 상당 부분은 회사가 흡수하고 일부를 판매가에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당초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한국 시장에 진출한 혼다로서는 이제 더 이상 가격 메리트를 찾을 수 없게 됐다.

한국닛산 역시 아직 가격인상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지만, 최근 인피니티와 닛산으로 이원화 돼 있던 마케팅과 세일즈 분야를 하나로 통합했다.

올 하반기 국내 진출 예정인 토요타 역시 신차 가격에 환율 상승분을 반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본차에 비해 한국에 더 일찍 진출해 노하우가 있고, 또 원화 결제를 많이 하고 있는 독일차 업체들은 지금을 시장 점유율 확대 기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원화로 결제하고 있는 독일차 업체들은 폭스바겐,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등이며, BMW는 유로화로 결제하고 있다.

특히, 아우디는 올해 국내시장에서 A5, Q5, 뉴TTS 등의 신차를 출시해 5000대 이상을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아우디는 지난 20일 국내 처음으로 '아우디 터미널' 컨셉이 적용된 전북 전주전시장(딜러 우즈앤우즈)을 오픈했으며, 앞으로 마산전시장과 대치전시장을 리노베이션하는 등 전시장 확대를 통해 매출 증대를 꾀한다는 복안이다.

아우디와 같이 올해 5000대 판매목표를 잡은 폭스바겐 역시 최근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확충하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 23일 서울 지역에는 처음으로 폭스바겐의 새로운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적용한 대치전시장 및 서비스센터를 오픈했다.

대치전시장은 3S(Sales, Service, Spare parts) 컨셉으로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며 수준 높은 서비스로 강남 지역 판매의 중추적 역할을 한다는 각오다.

BMW코리아는 비록 유로화로 결제를 하고는 있지만, 본사에서 지원을 받고 있어 일본차 업체들에 비해서는 환율의 영향이 크지 않다.

한 수입차 관계자는 "과거 일본차들이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국내 시장에서 선점했지만, 최근 엔고현상으로 인해 차량 가격을 인상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잃고 있다"며 "따라서 상대적으로 프리미엄급에 해당하는 독일차들에게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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