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후] 소주 한 병 6000원 시대…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입력 2022-03-01 11:01 수정 2022-06-1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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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경제 상황을 보면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닙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침체 상황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요. 최근에 물가 오름세가 높긴 하지만 성장 흐름을 보면 우리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와 내년에도 잠재 수준을 웃도는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난달 2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한 후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한국이 스태그플레이션 초입 단계라는 경고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이주열 총재의 답이다.

이 총재의 발언 하루 만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발발하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불황 속에 물가상승이 장기간 지속되는 현상이다. 영국의 정치가 이아인 맥클레오드(Iain Macleod)가 1964년 의회 발언을 통해 이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스태그네이션(stagnation, 경기침체)과 인플레이션(Inflation, 물가상승)의 합성어인 이 말은 처음에는 별로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다 1970년대 들어 두 번의 오일쇼크를 거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의 확산과 함께 세계적인 화두로 등장했다.

그만큼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전조 현상 중 유가 상승은 가장 위협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오일쇼크 당시 1973년 3.5%였던 물가상승률은 이듬해 24.8%로 수직 상승했다. 경제성장률은 12.3%에서 7.4%로 떨어졌다.

원유 가격이 배럴당 146달러까지 치솟았던 2008년 당시에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3%로 2007년 5.8%에서 2.8%포인트 추락했다. 특히 2008년 4분기에는 -3.3%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2007년 2.5%에서 2008년 4.7%로 급등했다. 7월에는 무려 5.9%까지 치솟았다.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이 기업의 투자와 소비자들의 소비를 감소시켜 경제성장을 둔화시켰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발발로 유가는 다시 고공행진 중이다. 국제 유가는 8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제이피모건 같은 일부 투자은행에선 이번 사태로 러시아의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유가가 120달러에 이르고, 러시아 원유 공급이 절반으로 줄어들면 15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시나리오까지 내놨다.

올해 3%대로 전망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대로 낮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유가가 120달러에 이를 경우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4%포인트 하락하고, 물가는 1.4%포인트 상승하며, 경상수지는 516억 달러(약 62조 원)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치솟는 물가는 이미 우리 생활을 위협하는 중이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0년 만에 3%대로 높였다. 기업들은 그간 공급망 위기 등으로 생산비가 올랐음에도 부진한 수요 탓에 가격 인상을 하지 않았지만, 일상 회복이 진행되며 수요가 늘자 본격적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

통계청 수치로도 확인된다. 소비자물가지수 산정 품목 458개 중 전년 동월 대비 가격이 오른 품목 개수는 작년 9월 298개부터 계속 늘어 지난 1월엔 339개가 됐다.

최근에는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는 소주 가격도 치솟았다. 식당에서 한 병에 6000~7000원 시대가 머지않았다. 소주 한병 마시고 털어내려도 주머니 사정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새로운 정부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무엇보다 성장률 방어와 물가 잡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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