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올림픽] ‘안될 걸 알면서도’ 한국 쇼트트랙이 CAS에 제소한 이유

입력 2022-02-0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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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 경기에서 실격 처리되자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 경기에서 실격 처리되자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판정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스캔들이란 말까지 나온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정부 대표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 황희 장관이 지난 8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쇼트트랙에서 잇따라 편파판정이 나오자 대한체육회는 18년 만에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를 결정했다.

과거 우리 국민을 분노케 했던 김연아(2014 소치올림픽), 신아람(2012년 런던 올림픽)의 오심 때도 안 하던 항의 방법이다. 판정은 심판의 고유영역이기 때문에 결과를 뒤집기 힘들기 때문이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도 공식 성명을 통해 한국의 판정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CAS 제소는 아무리 빨라도 한 달, 보통은 여러 달에 걸쳐 최종 판정이 나온다. 논란이 된 경기에 메달이 걸린 상황도 아니었기에 실질적인 변화를 바라기도 힘들다.

체육계 관계자는 “규정 오적용이나, 심판 매수와 같은 비리가 아니면 심리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라며 “CAS에 수사권이 없어 심판 비리 등을 밝혀내는 일도 어렵다”라고 말했다.

▲(뉴시스) 2014 소치올림픽 당시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오른쪽·러시아)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한 김연아
▲(뉴시스) 2014 소치올림픽 당시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오른쪽·러시아)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한 김연아

관계자의 말처럼 오심이 명확해도 판정이 뒤집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18년 기계체조 남자 개인종합 종목에 나선 양태영은 미국의 폴 햄에게 0.049점 차이로 금메달을 내주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이는 심판 한 명이 가산점 0.2점의 연기를 0.1로 계산한 탓이었다. 한국 선수단이 CAS에 공식 제소했다. 당시 국제체조연맹도 오심을 인정하고 주심과 기술심 등에 징계를 내렸지만, CAS는 심판 실수에 따른 오심 결과는 번복 대상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 선수단도 ‘소용 없다’는 걸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제소를 결정한 이유는 남은 종목들에서 일어날 수 있는 판정 논란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직 쇼트트랙은 6개의 종목이 남아있는 만큼 이후 판정에 압박을 주겠다는 포석이다.

ISU 국제심판인 최용수 쇼트트랙 대표팀 지원단장은 기자회견에서 “(ISU가) 오심을 인정하는 순간 권위가 떨어지기 때문에 (판정을 번복하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면 유감 표명 정도는 나올 수 있다”며 “다만 (항의와 CAS 제소 등이 향후 판정에) 영향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윤홍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선수단장도 “이번 조치가 경각심을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편파 판정 등으로 속앓이를 했던 한국 쇼트트랙은 이날 저녁 10시 13분 남자 1500m에서 메달 사냥에 나선다. 황대헌, 박장혁, 이준서가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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