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 회장 “EU 자국 이기주의로 대우조선 M&A 무산…현대重 소송해야”

입력 2022-01-27 17:00 수정 2022-01-2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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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화 가능성 없이 신규 지원 없어…새로운 민간 주인 찾기도 지속

▲이동걸 산은 회장이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은행)
▲이동걸 산은 회장이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은행)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불승인에 대해 ‘자국이기주의’가 드러난 결과라며 현대중공업의 소송 제기를 독려했다.

이 회장은 27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EU는 최근 유럽 내 에너지공급 불안 상황, LNG선 가격 인상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기업결합을) 불승인한 것 같다”며 “EU의 소비자, 즉 선주들 측면에선 국내 조선 3사가 경쟁하니 뱃값이 싸지는 등 기존 구조를 유지하고 싶은 철저한 자국 이기주의에 근거한 결정이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이어 “공정한 판단이라고 보이지 않기 때문에 결과가 실패로 돌아간 것에 대해 죄송하면서도 굉장히 유감스럽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현대중공업의 소송을 촉구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EU에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겠다고 보일 필요가 있으므로 현대중공업의 EU 불승인 취소 소송은 승소 여부와 상관없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의 새로운 민간 주인을 물색하는 등 정상화를 위한 지원을 지속하겠다면서도 추가적인 금융지원에 관해 ‘정상화 가능성’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그는 3월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컨설팅이 끝난 뒤 구체적인 정상화 계획을 결정하겠다면서도 “합병이 취소된다고 하더라도 국책은행 관리 체계가 장기화되는 건 대우조선해양에 바람직 하지 않다”며 “해외 매각은 불가능하고, 이미 조선사 간 결합은 실패를 했으니 비조선사 등 인수주체가 있으면 앞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은 “구주매각 보다는 새로운 자금 유입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될 수 있는 신주 발행 중심의 주인 찾기를 추진하겠다”며 “인수에 잠재적인 의사가 있는 기업은 산은이 가지고 있는 구주 매각에 대한 부담을 덜고 가급적 많은 돈을 회사에 집어넣고 살리는 데 주안점을 두도록하면서 향후 정상화를 통한 회수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이 회장은 산은의 신규 금융 지원은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 가능성이 있을 때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상화 가능성에 대한 확인 없이, 조선업의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확신 없이 추가 금융지원은 불가능하다”며 “무분별한 지원은 부실을 확대하고, 시장에서 퇴출돼야 할 기업이 국책은행에 의해 연명하는 것은 국가 경쟁력을 갉아 먹는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 회장은 조선산업의 재편을 위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의 자체적인 노력도 촉구했다. 이 회장은 “국내 조선산업은 똑같은 구조로 똑같은 경쟁을 하는 ‘붕어빵 산업’이어서 코리안 리그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라며 “산업재편은 필요한데 빅2가 안됐으니 고민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론적인 얘기지만 조선3사가 생산능력(케파)을 3분의 1씩 줄여서 과잉경쟁을 할 필요가 없게 되면 좋겠지만 인력 구조조정이라는 문제가 있어 난관이 될 것”이라며 “3사가 특화전략을 취하면서 조금씩 다른 모양새를 가져간다면 공존할 수 있지만 (산은이) 주도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조선 3사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자체적인 산업재편이 어렵다면 RG(선수금보증)에 제한을 두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정책당국과 협의해야 하지만 RG를 공급할 때 수익성 100%를 넘는 것은 발급을 해주지 않는 것은 어떨까 생각한다”라며 “보통 조선사가 원가율 90%를 넘어가면 적자가 나는데 100% 이상을 수주하는 적자 경쟁 상황이어서 수익성이 안되는 수주에 대해 산은부터 RG 발급을 중단하면 통제수단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날 이 회장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대한 EU가 또다시 불승인 결정을 내릴 가능성에 대해 “작다”고 평가했다.

그는 “조선사와 항공사 건은 명확한 차이가 있다”며 “가장 큰 건 대한항공-아시아나 항공은 고객 중 90%가 한국 고객이라는 점이어서 EU가 이부분에 대해 반대할 부분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EU가) 무슨 생각과 결정을 할지 모르는 만큼 최종 결론이 내려진 이후에는 대한항공의 적극적인 대응과 더불어 공정위, 외교부 등 범정부차원에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와 관련해선 "회생계획안은 인수대금으로 기존 채무를 변제하는지 초점을 맞춰 동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회생계획안에 동의했다고 에디슨의 사업계획에 동의했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에디슨모터스의 인수방식이 차입매수(LBO)로 보여 외부자금 조달에 대해 면밀히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기업을 인수하면서 피인수 회사의 돈을 가지고 회사를 인수하고 내 돈은 안넣겠다는 LBO 구조가 가장 나쁘다"며 "실제로 에디슨 측이 얼마만큼 돈을 지원하는지, 새로운 돈을 집어넣는지 신경을 써가면서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 회장은 산은의 부산 이전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산은의 지방 이전은 진보가 아닌 퇴보”라고 딱잘라 말하며 “산은이 부산에 간다고 돈이 되는 게 아닌 득보다 실이 많은데 산은이 하는 일에 대해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역정치인들도 몰이해 때문에 이걸 주장하는데 소탐대실”이라며 “이 경우 소탐은 지역에 들어오고 대실은 남한테 가니 이를 주장하는 것이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협적인 이해관계를 떠나서 과연 산업은행의 역할이 뭔지 심도있게 논의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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