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성의 글로벌 인사이트] 文정부 5년의 경험과 차기 대통령의 선택

입력 2021-12-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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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E컨설팅 고문, 동국대 명예교수

2022년 대선 열기가 뜨겁다. 여야 대선후보들의 표심 잡기를 위한 공약은 기존의 보수, 진보 구분이 힘들 정도로 수렴되고 있고 또 화려하다. 여론조사 결과 현재 국민들의 정권교체 열망이 높다고 한다. 기득권 계층의 탐욕과 부조리에 반발하여 이른바 ‘촛불혁명’으로 집권한 현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무능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 4월 치러진 총선의 압도적인 승리로 180석이라는 거대 여당까지 달성한 현 정권이 이 지경에 이르게 된 이유를 생각해 보고 반성하는 것은 다음 정부의 성공적인 출범과 운영을 위해 무엇보다도 필요한 작업이라 생각된다.

현 정부 실패의 원인을 찾기 전에 몇 가지 정책 실패 현상을 주목해 보자. 첫째는 부동산 가격의 급등으로 인한 청년세대 및 무주택 계층의 좌절이다. 합계출산율 0.84라는 초유의 저출산 추세에서 청년들은 직장은 물론 결혼까지도 포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제는 계층 간 격차의 확대는 물론 격차구조 고착이라는 고질병이다. 부동산 가격의 급등으로 기존의 부자들은 더욱 잘사는 부자계층으로 정착하고, 전세를 사는 사람들은 이제 변방으로 밀려나거나 아예 월세로 전락한 신세가 된 것이 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근로자들을 무더기 해고로 몰고 갔고,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아예 자영업자의 폐업 속출로 이어졌다.

둘째, 계층 간은 물론 남녀 성(性) 간 적대의식이 우리 사회에 팽배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20~30대 청년들은 그 정치지향에서의 차이는 물론 상대 성에 대한 존중과 서로 합력하여 완전을 이룬다는 기존 개념을 팽개친 지 오래다. 오히려 경쟁상대로서 타방의 지배에 대한 구조적 저항과 반저항의 풍조가 지배적이다.

셋째, 잘못된 고용지원 정책으로 인한 근로의욕 및 자기개발 노력의 감퇴다. 놀면서 거의 직장에 있을 때와 같은 수준의 보상을 받는다면 굳이 직장을 잡아 매일 눈치 보며 일할 유인이 없게 된다. 자기개발 노력 또한 희망이 보여야 하는데 계층 간 격차의 고정과 평생 일해봤자 내 집 마련의 꿈조차 꿀 수 없는 상황에서는 포기하게 된다. 오히려 단기적이지만 당장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유흥, 고급차 등 사치재 소비와 한탕 투기행태로 치닫고 있다. 결국 장기적인 인적·물적 자본의 축적과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성장잠재력의 반등 기대는 물 건너간 상황이다.

이 모든 정책실패의 배후에 인사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인사가 만사”라고 한다. 정부의 주요 의사결정을 이념적 성향에 맞는 사람이나 선거캠프에서 도와준 사람에 맡겨 나라를 구렁텅이에 빠뜨린 예는 극단의 경우인 베네수엘라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실패 국가에서 드러나는 현상이다.

세계 2위의 원유 매장량을 자랑하던 베네수엘라의 경우 고유가 시절 국영석유공사를 전혀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측근에 맡겨 호시절을 낭비하였고, 인기영합 정책으로 미래 대비를 소홀히 한 결과 현재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주변 콜롬비아로 거지 취급을 받으며 몰려가는 지경에 이르렀다.

20여 차례에 걸친 부동산정책의 실패도 시장을 무시한 이념 지향의 인사를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시장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된다는 알프레드 마셜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공급확대 신호 대신 임대차 3법과 징벌적 과세로 수요를 억제하겠다는 단순한 생각은 결국 ‘시장의 복수’를 초래한 결과가 되었다. 이 모든 정책의 실패를 이 정부에서는 대표성 없는 통계치로 국민을 오도하거나 불리한 통계를 숨겼고 국민은 위험에 빠지게 되었다.

2017년 5월 대통령 취임 때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선언에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를 찍은 국민들까지도 기대를 건 것이 사실이었다. 결과는 촛불세력이 비난했던 부도덕, 불공정과 불평등의 고착이라는 기대의 역설이었다.

대통령 선거에 임하는 국민들의 과제는 명확하다. 이념과 선거캠프를 떠나 능력이 검증된 인사를 등용하고, 현안의 문제점을 극복하여 ‘국리민복’이라는 실질적인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대통령, 또 그가 이끌 정부를 가려 뽑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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