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상담소] 소망의 언덕에서

입력 2021-12-16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황정우 한국정신건강사회복지사협회 회장·지역사회전환시설 우리마을 시설장

우리는 2020년 봄부터 코로나19를 만나게 되었고 불안과 두려움이 엉켜진 한 해를 보냈다. 그리고 2021년에는 백신으로 그것을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소망을 품었고, 저 멀리 보이는 언덕을 향해 숨 가쁘게 올라갔다. 변종 바이러스와 대유행의 수풀을 만나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헤쳐나왔다.

2021년 12월 지금, 어느덧 우리는 그 소망의 언덕 위에 올라섰다. 그러나 가쁜 숨 돌릴 겨를도 없이 우리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저 멀리 첩첩이 이어진 봉우리와 골짜기들. 어쩌면 오래도록 이렇게 코로나와 살아야 할 것 같다는 낙담에 우리의 애절한 소망이 쓸려버리고, 지금 언덕 위에는 체념과 무기력이 휑하니 나뒹굴고 있는 것 같다. TV 드라마 재방송에서 보이는 마스크 없는 예전의 일상은 이미 아련한 추억이 되어 버린 듯하다.

나는 자살위기의 내담자를 만나면서 소망과 희망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었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는 사람은 살아야 하는 이유를 잃어버린 상태였다. 그래서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아내는 것이 절실하였다. 살아야 하는 이유는 곧 ‘희망’이다. 그것이 없는 그들은 매 순간순간이 고통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그 희망은 먼 곳에 있지 않았다. 각자의 소소한 일상에 아롱져 맺혀 있는 것이었다. 희망이 한 방울 한 방울 삶 속에 맺히면서 그들은 조금씩 생기를 찾아갔다.

한편, ‘소망’은 마음으로 간절히 염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당장에 큰 고통은 발생하지 않는다. 우리는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새해를 맞으면서 서로의 소망을 나눈다. 올해도 그렇게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소망이 행여 당장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너무 낙담하지 말자.

지금 우리는 소망의 언덕을 지나서 고난의 계곡으로 다시 들어가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순간순간을 버티게 할 수 있는 희망까지 놓아서는 안 된다. 아무리 험하고 깊은 계곡이라 해도 어김없이 햇살이 닿는다. 그 햇살 아래서 우리는 오늘도 걸어가고 있다.

황정우 지역사회전환시설 우리마을 시설장·한국정신건강사회복지사협회 회장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증시 조정장에 또 ‘빚투’…마통 잔액, 닷새간 1.3조 불었다
  • 버려질 부산물도 전략광물로…고려아연 온산제련소의 ‘연금술’ [르포]
  • 단독 대출금으로 ‘자기자금’ 꾸며 또 대출…‘744억 편취’ 기업은행 전직원 공소장 보니
  • 서울 고가 아파트값 둔화 뚜렷⋯상위 20% 하락 전환 눈앞
  • 역대급 롤러코스터 코스피 '포모' 개미들은 10조 줍줍
  • 노란봉투법 시행 D-2…경영계 “노동계, 무리한 요구·불법행위 자제해야”
  • 조각투자 거래 플랫폼 ‘시동’…이르면 연말 시장 개설
  • "집값 안정되면 금융수요 바뀐다…청년은 저축, 고령층은 연금화"
  • 오늘의 상승종목

  • 03.0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9,129,000
    • -1.06%
    • 이더리움
    • 2,883,000
    • -0.69%
    • 비트코인 캐시
    • 661,500
    • +0.38%
    • 리플
    • 1,995
    • -0.65%
    • 솔라나
    • 121,900
    • -1.77%
    • 에이다
    • 373
    • -1.84%
    • 트론
    • 424
    • +1.19%
    • 스텔라루멘
    • 221
    • -1.34%
    • 비트코인에스브이
    • 20,380
    • -2.3%
    • 체인링크
    • 12,740
    • -1.47%
    • 샌드박스
    • 116
    • -2.5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