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도 '먹는 코로나 치료제' 시대 개막…'오미크론' 공포 잠재울까

입력 2021-12-01 17:07

▲머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AP뉴시스
▲머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AP뉴시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처음 승인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의 탄생이 임박했다.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국내외가 다시 위기에 휩싸인 가운데 먹는 약이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한국시간) FDA의 자문기구인 항균제자문위원회(ADAC)는 머크(MSD)의 알약 형태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의 승인을 FDA에 권고했다. 코로나19 경증 또는 중증인 성인 고위험군 환자에 대해 이 약이 위험보다 효용이 앞선다고 판단한 것이다.

몰누피라비르는 지난달 4일 영국에서 가장 먼저 승인됐다. 유럽의약품청(EMA)은 현재 승인을 위한 평가를 진행 중이다. FDA 승인이 초읽기에 들어간 만큼 각국은 먹는 약으로 본격적인 코로나19 치료에 들어갈 전망이다.

화이자 역시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로 FDA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다. EMA는 지난달 19일부터 이 약의 자료 검토에 들어갔다.

효과는 머크 30%·화이자 89%…안전성은 지켜봐야

애초 머크는 임상 3상에서 몰누피라비르가 입원율과 사망률을 절반가량 낮추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FDA에 제출한 사전검토 자료에 담긴 임상 결과의 마지막 분석에서 50%였던 효과는 30%로 하향 조정됐다.

반면 팍스로비드는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코로나 확진자를 상대로 한 임상 시험 결과 증상 발현 사흘 내 투여하면 입원·사망 확률이 89%, 증상이 나타난 지 닷새 안에 투여하면 85%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몰누피라비르의 3배에 이르는 효과다.

화이자는 팍스로비드가 오미크론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9일 "팍스로비드는 대부분의 변이가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나올 것이란 사실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면서 "오미크론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매우 높은 수준의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팍스로비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증식하는 데 필요한 효소인 프로테아제의 활성을 억제하는 치료제다. 인간면역결핍(HIV) 치료제로 쓰이는 항바이러스제 '리토나비르'와 함께 투여한다.

몰누피라비르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암호 오류를 유도하는 약이다. 바이러스의 유전체 복제과정을 방해해 기능을 잃게 만드는 방식이다.

두 약은 모두 닷새간 복용해야 한다. 몰누피라비르는 하루 2회 각각 4알씩 총 40알을 먹어야 한다. 팍스로비드의 경우 하루 2회 각각 2알과 리토나비르 1알을 함께 먹어야 해 총 30알이다.

안전성에 대해서는 아직 완전히 확인되지 않았다. 화이자는 팍스로비드 복용 환자나 위약을 먹은 환자 모두 약 20%의 이상 현상이 있었지만, 대부분 가벼운 것이었다고 밝혔다. 심각한 부작용은 팍스로비드 복용군의 1.7%, 위약 복용군의 6.6%에서 보고됐다.

머크는 몰누피라비르 복용군의 12%, 위약 복용군 11%가 치료제와 관련된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공개했다. 또한, 동물 실험에서 기형 유발과 연관성이 지적되기도 했다. FDA 자문위는 임신부에게는 이 약을 쓰지 않도록 했으며, 임신 가능 연령대 여성에게도 특히 주의하도록 권고했다.

국내도 이달부터 먹는 약 사용 가능…K치료제는 아직 갈 길 멀어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의 국내 도입은 연내 이뤄질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17일 몰누피라비르의 허가를 위한 심사 절차에 돌입했다. 팍스로비드는 사전 검토 단계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확진자 증가를 고려해 신속하게 식약처와 협의해서 긴급사용승인에 속도를 내고, 허가가 나면 12월 이내에 공급이 될 수 있게끔 제약사와 협의 중"이라며 "최대한 도입 시기를 앞당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화이자는 팍스로비드 5000만 명분을 생산할 계획이다. 머크는 연말까지 1000만 명분, 내년에는 2000만 명분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머크와 20만 명분, 화이자와 7만 명분 등 경구용 치료제 총 40만4000만 명분에 대한 선구매 계약을 이달 중 완료할 예정이다.

경구용 치료제는 국내에서도 개발되고 있지만, 속도는 더디다. 임상 3상 단계에 들어간 약은 종근당 '나파벨탄'과 신풍제약 '피라맥스', 대웅제약 '코비블록' 등이다. 그러나 모두 임상 2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한 바 있어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밖에 동화약품, 진원생명과학, 크리스탈지노믹스, 강스템바이오텍, 제넨셀, 압타바이오, 대원제약,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일동제약 등 다수의 제약·바이오기업이 임상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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