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징어 게임’ 이정재 “많은 걸 벗어던져, 진짜 오징어 됐죠”

입력 2021-09-29 15:02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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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오징어가 됐어요.”

세련되고 깔끔한 이미지의 배우 이정재가 천하의 찌질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통해서다.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에서 이정재는 주인공 성기훈 역을 맡았다.

정리 해고, 이혼, 사채, 도박 등으로 극 중 인생의 위기를 겪고 있는 모습 실감나게 표현해 호평이다. 구조조정으로 실직한 후 감당할 수 없는 빚을 떠안은 성기훈은 의문의 인물이 건넨 명함을 받고 고민 끝에 게임에 참여한다. 극한의 상황 속 생존에 대한 갈망부터 혼란과 갈등 등의 내면 연기를 깊이있게 그려냈다.

비주얼 적으로도 파격 변신이다. 초록색 트레이닝 복을 입고 상처 가득한 얼굴, 괴상한 표정 등을 가감없이 보여주며 추레한 모습 그 자체다. 전작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을 만큼의 새로운 모습이다.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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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의 열연에 힘입어 ‘오징어 게임’의 인기는 파죽지세다. 글로벌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의 집계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공개 직후 22개국에서 인기 순위 1위에 올랐고, 한국 콘텐츠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1위에 등극했다.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이어가고 있는 ‘오징어 게임’의 주인공 이정재를 화상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오징어 게임’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는 따로 하지 않아서 ‘눈팅’으로 실감을 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사진을 올리신 것을 보고, 실제로 출연했던 배우들이 촬영장에서 찍은 걸 올리기도 하는 걸 보고 느끼고 있다.

Q. ‘오징어 게임’의 전 세계적 열풍의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독특한 부분들이 많이 있다. 한국 콘텐츠를 떠나서도 아마 굉장히 독특한 콘셉트이면서 여러가지 측면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있는 시나리오 덕분이지 않나 싶다. 또 지금 시대에 이러한 내용이 공감을 잘 사지 않았나 싶다. 감독님이 7-8년 전부터 준비를 하셨다고 하는데 그때보다는 지금이 더 공감을 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작품을 만드는 시기도 중요하지만 봐주시는 분들의 시기도 잘 맞은 것 같다.

Q. 본인이 생각한 '오징어 게임’의 매력은 무엇인가.

-처음부터 콘셉트가 좋았다. 성인들이 하는 서바이벌 게임인데 어렸을 때 했던 게임을 한다는 설정 자체가 그로테스크하달까? 공포감이 조금 더 느껴졌다. 서바이벌 게임 장르라 할 수 있지만 그 게임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의 애환과 고충, 왜 거기까지 오게 됐는지를 시나리오에 꼼꼼하게 설명해놨다. 그런 것들이 과장되지 않게, 하나씩 조금씩 쌓아놨던 것들이 그 캐릭터의 엔딩에서 효과적으로 폭발하는 지점들이 다른 서바이벌 게임 영화와 차별성을 느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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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정재의 반전매력을 느꼈다는 이야기가 많다.

-나이가 들다보니 최근에는 악역이랑 센 역할 밖에 안 들어오더라. 근래 했었던 작품들이 극 중에서 긴장감을 크게 불러 일으키는 캐릭터들이 주로 많이 들어왔다. 그런 캐릭터들이 들어오다보니 뭔가 새로운 걸 보여드릴 수 있을까 생각했던 찰나에 기훈이라는 캐릭터를 제안해주셨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자 역할을 오랜만에 한 번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Q. 망가지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확실히 오징어가 됐다. 보신 분들은 진짜 모자가 안 어울린다고, 왜 하필 저 모자를 썼냐고 하더라. 의상을 담당한 조상경 실장님은 이정재를 뭘 어떻게 입혀서 진짜 쌍문동에 반지하에서 살고 있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을까 고민하셨던 것 같다. 감독님과 조상경 실장님하고 셋이 같이 있었는데 나는 그냥 가져오신 게 좋은 것 같다고 주시는대로 입겠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망가진다는 표현은, 연기자인 제 입장에서는 망가졌다고 생각 안 한다. 어떻게 보면 저는 연기자니깐 이런 역할도 하고 저런 역할도 하는 거다. 성기훈이라는 캐릭터를 개인적으로 잘 해내기 위해 했던 것이기 때문에 망가졌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Q. 새로운 색깔의 캐릭터 기훈을 연기하기에 앞서 어떤 각오로 역할에 임했는지.

-사실 생활연기가 가장 힘들다. 조금 더 자연스러워야 하고, 일상에 있었던 사람처럼 보여야 하는 지점들이 있다. 그러면서도 다큐멘터리가 아니니까 극한 상황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연기들이 혼재돼 있다. 처음에는 시나리오 받고 연습을 하는데 자연스럽지가 않더라. 자연스럽게 하면 되는데 왜 불편하지? 하는 생각이 조금 있었다. 계속 시간을 갖고 연습하다 보니까 조금 해소됐다. 근데 매 게임마다, 다른 캐릭터들과 시간이 지나면서 교감하고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것들의 수위가 ‘이렇게 해도 되나. 저렇게 해도 되나’ 고민했다. 달고나 게임에서 핥는 장면이 있는데 ‘이렇게까지 핥아야 하나’ 이런. 감독님은 막 핥아달라고 하셨는데(웃음) 근데 목숨을 걸고 하는거니까 그럴 수 있겠지 하면서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난다.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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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신의 연기를 보고 어떤 생각을 했나.

-많은 걸 벗어던졌다. 평상시 잘 쓰지 않는 표정도 나왔다. 나도 사실은 오래전에 이런 연기를 했었는데, 근래에는 없었던 표현들이다. ‘내가 저렇게 했었구나’ 하며 보면서 되게 웃었다.

Q.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줄다리기, 뽑기 등 어릴 적 게임을 작품을 통해 해보니 어땠나.

-어렸을 때 모두 한 번씩은 해봤던 게임이다. 처음 촬영에 임할 때는 굉장히 재밌다고 생각했지만 촬영을 해 나가면서 느껴지는 공포는 차원이 달랐다. 어렸을 때의 선하고 순진했던 심리와 기억들을 고스란히 느끼면서 이런 무시무시한 게임을 하다 보니 공포가 컸던 것 같다. ‘오징어 게임’을 보시는 분들도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Q. 극한의 상황에서도 남을 도우는 기훈 남을 도우는 기훈의 모습을 어떻게 생각했나.

-외국분들이 보셨을 때는 극한 상황에서도 남들을 도와주고 싶어하는 행동을 얼마만큼 공감하실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한국인 특유의 정서인 것 같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도 이상해보이지 않았고 이 친구는 마음이 따뜻한 친구구나라는 식으로 읽혀졌다. 이해가 안 돼서 연기를 못하겠다는 건 없었다. 진짜 잃지 말아야 할 때 잃지 않을 수 있는 용감함이 있었다. 기훈의 성격이 메시지성으로 반영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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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실제 456억 원의 상금이 생긴다면 어떤 결정을 하겠나.

-기훈에게 456억 원이 생긴다면 다른 결정을 할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이정재한테 갑자기 그런 식으로 돈이 생긴다면 당연히 기부할 것이다. 그런 식으로 갑자기 생긴 돈이라면 주저 없이 결정할 것 같다.

Q. 이병헌의 특별출연도 화제를 모았다.

-병헌이 형이랑은 ‘언젠간 한 번 해야지’, ‘합시다’라고 말로만 했었다. 형이랑 저랑은 데뷔 막 했을 때부터 친하게 지냈고, 친분이 남다르다. 그러나 어떻게 하다 보니까 할 기회가 없었다. ‘오징어 게임’에서 황동혁 감독님과의 연 때문인지 특별 출연을 해주셨다. 저하고는 한 신 만나게 됐었다. ‘오징어 게임’ 2편이 나온다면 당연히 병헌이 형이랑 작업을 해보고 싶고 하고 싶다. 만약 2편에 제가 나오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작품에서라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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