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빅테크 금소법 위반 지적한 금융당국 “시정조치 없으면 단호히 대처“

입력 2021-09-09 17:33 수정 2021-09-09 17:34

고승범, 빅테크 추가 규제 시사…“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

금융당국이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파이낸셜 등 금융플랫폼 사업자에 대해 위법소지가 있음에도 자체적인 시정 노력이 없을 경우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는 밝혔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네이버와 카카오 등 양대 빅테크 기업의 독과점적 영업행위에 대해 “동일기능, 동일 규제가 원칙”이라며 추가규제를 시사했다.

앞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주요 온라인 금융플랫폼 서비스 사례가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상 ‘중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그동안 이들이 제공해오던 금융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투자 중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플랫폼들은 이달 24일까지 중개업자 등록을 마치거나, 제공해오던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

◇"특정 금융플랫폼 영업 제한 조치 아냐" = 금융당국은 9일 오후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및 핀테크 업체들과 실무 간담회를 개최해 이같은 지침의 취지를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특정 금융플랫폼의 영업을 제한하려는 조치가 아니며 그동안 현장에 알렸던 내용을 구체화한 것에 불과하다고 입장을 전달했다. 단, 위법소지가 있음에도 자체적인 시정 노력이 없는 경우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날 열린 간담회 자리에서 금융당국은 지침의 취지와 내용을 설명하면서 “특정 온라인 금융플랫폼의 영업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 온라인 금융상품 판매 관련 금소법 적용에 대한 금융당국의 기본원칙을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침의 내용은 금소법 시행을 전·후로 여러 차례 그동안 금융당국이 현장에 알려왔던 금소법상 ‘중개행위’ 해당여부 판단기준을 사례로 좀 더 구체화했을 뿐 전혀 새로운 내용이 아님을 강조했다.

간담회 직후 핀테크 업체 고위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이미 내부적으로 (금소법 위반 소지가 있는 서비스들을) 검토해서 조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 뽑아놨다”며 “앱 자체가 분리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융상품 및 서비스의 주체가 소비자가 접속한 플랫폼인지, 플랫폼에 입점한 업체인지를 명확히 하면서도 원앱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확실한 건 (당국에서) 추가 유예 기간이 어렵다는 것”이라며 “계도기간(이달 24일)까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빠르게 정리해 반영해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 중개 대리를 하려면 보험업법상 보험 대리점 라이선스가 있어야 하는데 (당국에서) 이 부분은 검토한다고 했다”며 “조만간 어떤 방식으로 진입 규제를 완화할지 검토 중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빅테크 특혜 논란에…동일기능ㆍ동일규제 원칙 = 고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업계 간담회’를 마친후 취재진과 만나 “(빅테크 특혜 논란에 대해)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을 여러 차례 이야기했으며 그 원칙을 앞으로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업에 진출할 때 기존 금융회사와 동일한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빅테크·핀테크와 금융산업 간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다”며 “여러 이슈에 대해 소통을 강화하면서 기초를 만들고 합리적 방안을 찾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빅테크·핀테크 주도의 ‘대출 갈아타기’ 플랫폼에 대해서도 “대환대출은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소통을 더 하고 여러 의견을 충분히 듣고 얘기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금융권은 대환대출 플랫폼이 도입되면 빅테크에 종속될 수 있다며 반발해왔다. 빅테크가 플랫폼을 제공한 대가로 금융사로부터 중개 수수료를 받는데, 그 수준을 스스로 설정하고 수정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고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을 놓고 그간 금융혁신 아래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에 관대한 모습을 보였던 금융당국이 노선을 바꿨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금융혁신을 위해 추진했던 사안이 곳곳에서 ‘빅테크’만 수혜를 입는다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금융위는 이날 설명회가 끝난 후 진행된 브리핑에서 이번 지침이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홍성기 금융소비자정책과장은 “금소법 시행 전인 2월부터 판단 기준을 수차례 내용을 설명하고 안내하고 지침을 내렸다”며 “꾸준히 업계에 설명해 온 내용이며 갑작스러운 결정은 아니다”고 밝혔다.

홍성기 과장은 “이번 설명회는 핀테크 업계에 소비자보호법상 이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자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자리였다”며 “업계에 대해 후속 보완 계획을 요청했고 수렴한 뒤에 검토해서 결과를 알려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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