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포식자 된 미국...WD, ‘일본 반도체 마지막 자존심’ 키옥시아 인수 추진

입력 2021-08-26 15:38 수정 2021-08-2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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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규모 최소 23조 원 전망
키옥시아, 작년 글로벌 시장점유율 삼성 이어 2위
기술 패권 경쟁 미국 정부, 측면 지원 나설 듯
반면 중국 반대가 가장 큰 장애물

▲중국 상하이에서 작년 11월 8일 열린 국제수출입박람회에서 일본 키옥시아 직원이 자사 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상하이/신화뉴시스
▲중국 상하이에서 작년 11월 8일 열린 국제수출입박람회에서 일본 키옥시아 직원이 자사 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상하이/신화뉴시스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웨스턴디지털(WD)의 일본 경쟁사 키옥시아 인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에 이어 시장점유율 2, 3위인 키옥시아와 WD가 합병하면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의 지각변동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미국이 글로벌 반도체 기업 인수합병(M&A) 시도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반도체 시장의 포식자로 떠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WD가 키옥시아를 최소 200억 달러(약 23조 원)에 인수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WD는 주식 교환으로 인수 대금을 지불할 계획이며 합병 후 새 회사 최고경영자(CEO)에 자사의 데이비드 게클러 CEO를 앉힐 예정이다. 해당 협상은 이르면 9월 중순 타결될 것으로 보인다.

키옥시아는 2018년 회계 부정으로 경영난에 빠진 도시바가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를 분사하면서 설립된 업체이자 일본 유일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업이다. 도시바가 40% 지분을 가지고 있고 SK하이닉스도 한미일 컨소시엄에 참여해 투자한 바 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제조하는 키옥시아의 작년 시장점유율은 삼성에 이어 2위였다.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 컴퓨터 서버, 기타 전자 장비에 들어가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發) 수요 급증으로 전 세계 시장 규모가 작년 37% 팽창했다.

그 여파로 키옥시아 ‘몸값’도 올랐다. 키옥시아는 작년 도쿄증시 상장을 추진하다가 시장 변동성을 이유로 기업공개(IPO)를 연기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160억 달러로 거론됐다.

WD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와 낸드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로 이미 키옥시아와 연구개발 합작 벤처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 점이 키옥시아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다른 미국 경쟁사 마이크론테크놀로지보다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WD와 키옥시아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메모리 반도체 시장 재편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따르면 작년 키옥시아와 WD의 메모리 반도체 매출은 총 170억 달러로 삼성전자의 186억 달러를 바짝 뒤쫓았다.

미국 정부는 측면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반도체 산업 육성에 뛰어든 상태다. 미국 기업들도 글로벌 반도체 기업 인수에 욕심을 내고 있다. AMD가 350억 달러에 나스닥 상장사인 자일링스를 인수하기로 했고, 엔비디아는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을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400억 달러에 사들이기로 합의했다. AD도 MIP를 20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인텔은 아부다비 정부 투자회사가 보유한 반도체 생산업체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의욕을 보인다.

키옥시아가 ‘일본 반도체의 마지막 자존심’이라는 점에서 일본 정부가 해당 합병을 승인할지는 미지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키옥시아가 일본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데다가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반도체 등 핵심 기술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에 신경이 날카로워졌다”고 지적했다.

더 큰 장애물은 역시 중국이다. 최근 수년간 중국은 반독점을 명분으로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강화 움직임 저지에 나서고 있다. 2018년 미국 퀄컴이 네덜란드 반도체 제조업체 NXP반도체를 440억 달러에 인수하려던 계획도 반대, 물거품으로 만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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