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혐의’ 충주지역 활동가들, 지역신문 통해 대북 보고 정황

입력 2021-08-09 15:54 수정 2021-08-09 15:59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4~27일 평양 4.25 문화회관에서 제1차 군 지휘관·정치간부 강습회를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4~27일 평양 4.25 문화회관에서 제1차 군 지휘관·정치간부 강습회를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뉴시스)

2017년부터 중국서 북한 공작원 접촉해 지령 공유
스텔스 전투기 F-35A 도입 반대하고 공작금 수령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 F-35A 도입 반대를 주장해온 지역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간첩’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지역신문을 통해 북한에 수사 상황을 간접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경찰청 안보수사국은 지난달 충북 청주지역 활동가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이른바 ‘간첩죄’로 불리는 국가보안법 4조(목적수행) 등 혐의를 적용했다고 9일 밝혔다. 이에 청주지법은 이달 2일 “도주의 우려가 인정된다”면서 4명 중 3명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국가보안법은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규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률이다. 특히 4조는 반국가단체의 구성원 또는 지령을 받은 자가 목적수행을 위한 행위를 할 때 처벌하는 규정으로, 최대 사형·무기징역까지 처할 수 있다.

이들은 2017년부터 중국 등에서 북한의 대남공작 부서인 통일전선부 문화교류국(255국) 소속 공작원과 만나 지령을 공유하고 △스텔스 전투기 F-35A 도입 반대 활동 △국내 시민·노동단체 인사 포섭 △공작금 2만 달러를 수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찬양·선전 활동도 이어왔다. 이들은 지난 2월 북한 공작원에게서 피의자 중 1명이 운영하는 지역신문을 통해 “회장님의 천출위인상을 널리 소개·선전하기 위한 활동을 방법론 있게, 적시적으로 진행하라”을 지령문을 전달받았다. 여기서 회장님이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칭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들은 정치인들에게도 접근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커지고 있다. 여당 중진 의원을 만나 통일사업을 제안한 것. 수사당국은 이들이 북한의 지시로 국내 인사들을 포섭하는 활동을 벌였는지 수사하고 있다.

국정원과 경찰은 지난 5월 이들의 자택·사무실을 압수수색해 북한의 지령문과 보고문이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5월 압수수색 이후 기존 암호 프로그램을 이용한 대북 보고가 어려워지자 해당 지역신문을 이용해 북한에 수사 상황을 보고했다는 게 수사기관의 판단이다.

한편, 수사를 받고 있는 활동가들이 ‘입증이 불가능한 짜맞추기’라며 반발했다.

이들은 “수사기관이 제시한 혐의 내용은 모두 조작됐고, 재판 과정에서 이런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주장하면서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수사당국이 참고인 조사와 압수수색 과정에서 적법 절차를 어겼다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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