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업그레이드 K-팜⑥]휴게소 납품하던 '알토리' 밤 세계로 "올 수출 목표 200만 달러"

입력 2021-08-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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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 물려받아 융복합 산업으로 육성 '하동율림영농조합법인' 최경태 대표

경남 하동 밤 활용 '알토리'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입지 다져
매년 밤 350~400톤 소비…지역 농협과 산림조합서 수매
2015년 미ㆍ호주시장 진출 시작으로 2019년 동남아 개척
작년 할랄ㆍ코셔 인증…칩ㆍ잼 등 신제품 개발 수출 탄력 전망

▲하동율림영농조합법인 최경태 대표(오른쪽에서 세번째)와 직원들.
▲하동율림영농조합법인 최경태 대표(오른쪽에서 세번째)와 직원들.

“처음에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납품을 시작했어요. 지금은 미국과 호주에 이어 동남아 시장까지 진출했습니다.”

최경태 하동율림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국산 밤을 전 세계로 알리는 역할에 큰 자부심을 보였다. 율림의 주요 생산품은 밤 가공식품으로, 충북 충주와 더불어 대표적 밤 주산지인 경남 하동의 밤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농촌융복합 산업체다.

김 대표는 2세 영농인이다. 아버지는 1975년 ‘정호밤상회’를 설립해 30년 동안 밤 유통업을 했다. 하지만 매년 산지 밤 값이 바닥을 치자 생밤만으로는 희망이 없다고 판단, 부친은 2005년 율림을 설립하고 밤을 활용한 칩과 빵 등 가공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신통치 않자 젊고 아이디어가 풍부한 아들에게 사업장을 물려줬다.

최 대표는 호남대 서예학과 출신으로 아버지를 돕다 후학 양성 대신 밤 가공의 길로 들어섰다. 최 대표는 “밤을 생산하는 농가가 고령화되고 매년 산지 밤 값이 하락하면서 생산농가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다”며 “다음 세대를 위해 밤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가공 상품 개발에 나섰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법인 설립 이후 2006년부터 미국, 중국, 일본으로 생밤 수출에 나섰다. 특히 직원들과 잠을 줄이며 밤 가공기술을 다듬고 포장 디자인을 발전시켰다.

이후 생밤이 아닌 가공산업으로 눈을 돌렸고 2011년 현재 주력 상품인 ‘알토리’를 상표 등록했다. 알토리는 토실토실한 밤알을 표현한다. 2012년에는 ‘튀김 밤 제조방법’ 특허도 등록했다.

하지만 처음 해보는 사업이 쉽지만은 않았다. 시장 진출과 판로 개척은 그에게 넘어야 할 큰 산이었다. 최 대표는 “중국산 농산물과의 경쟁, 기존 진출 제품들과의 경쟁 등 시행착오가 계속됐다”며 “우연한 기회에 고속도로 휴게소 납품의 기회를 얻었고 이를 발판으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품홍보와 시설운영, 경영자금이 힘들었던 적도 있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제품개발사업에 참여에 극복할 수 있었다. 2015년 경상남도 농식품가공 수출 전문업체 지정에 이어 2018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융복합산업사업자 인증도 획득했다. 최 대표는 “밤의 주산지에서 생산한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고, 줄곧 밤이라는 단일 상품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데 전념했다”고 이야기했다.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식품박람회에 참가한 하동율림영농조합법인.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식품박람회에 참가한 하동율림영농조합법인.
최 대표는 밤 특유의 고소한 맛을 유지하는 가공기술에도 집중했다. 다른 레토르트 식품처럼 알토리 제품도 포장재에 넣어 가열하고 식힌다. 가열온도와 시간은 극비. 9∼11월 햇밤을 수매한 뒤 저온 저장하며 숙성시키는 과정, 껍데기를 벗기고 말리는 공정의 온·습도 관리도 율림만의 노하우다.

최 대표는 “껍데기 벗기기와 세척, 건조, 포장, 멸균 등 모든 공정이 자동화돼 있어 맛과 식감은 월등하게 좋으면서 가격은 싸다”며 “많은 이윤을 남기기보단 적정한 이윤을 남기면서 좋은 기업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45년간 지역에 뿌리를 두고 있는 만큼 지역과 상생하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율림이 한 해 소비하는 밤은 350~400톤. 이 밤은 전량 지역 농협과 산림조합을 통해 수매한다. 근무하는 직원 20명도 대부분 지역 주민이다.

지역에 따뜻한 손길을 나누는 데에도 빠지지 않는다. 올해는 사회적기업들이 힘을 합쳐 하동에 사회적경제학교가 문을 여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제품 완성도가 갖춰진 뒤 최 대표는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전시회와 수출상담회는 쉬지 않고 찾아다니며 국산 밤 맛을 알리는데 구슬땀을 흘렸다. 2015년 미국과 호주 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2019년 동남아 시장도 개척했다.

수출 성장세는 눈부시다. 2019년 수출 50만 달러 달성에 이어 2020년에는 100만 달러, 올해는 200만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한다. 25억 원 수준인 매출액은 매년 30%씩 늘어 50억 원 돌파도 시간문제다.

특히 지난해에는 분기점이라고 할 만큼 큰 성과를 거뒀다. 예비사회적 기업과 수출 유망중소기업에 지정됐고, 수출의날 도지사 표창, 식품안전의 날 표창 등 상복도 이어졌다.

올해는 사업을 확장해 제2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알토리 맛밤, 알토리 꿀밤, 알토리 알밤 등 기존 제품에 알토리 마롱, 알토리 밤칩, 밤 잼, 밤 페이스트 등 다양한 신제품도 늘려갈 계획이다. 지난해 할랄(HALAL·무슬림음식)·코셔(KOSHER·유대음식) 인증을 받으면서 수출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최 대표는 “하루 3개만 먹으면 보약이 필요 없다고 할 정도로 영양이 풍부한 밤을 맛나게 가공해 지역 농업인과 상생하면서 청정 지리산 밤의 세계화도 이끌겠다”고 말했다.(공동기획 : 농림축산식품부ㆍ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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