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 “쌍용차 사라지면 車산업 위기…회생 자신”

입력 2021-07-23 05:00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이 이달 9일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이 이달 9일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쌍용자동차가 보석이라서 인수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감당할 수 있기 때문에 인수하려는 겁니다.”

9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에디슨모터스 본사에서 만난 강영권<사진>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쌍용자동차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을 수 있냐는 질문에 “장난하면서 사업하는 거 아니다”라며 단호하게 답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줄곧 쌍용자동차 인수 의사를 밝혀왔다. 수천억 원의 부채, 노조 문화 등 주변에서 쏟아내는 불편한 진실은 대수롭지 않은 듯 여겼다. 쌍용차 인수의향서 제출 마감일은 이달 30일이다. 강 회장은 마감일 무렵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다. 다음은 강 회장과의 일문일답.

- 쌍용차 인수 고민은 언제부터

“쌍용차에 관해서 관심을 가졌던 것은 ‘체어맨’ 단종 얘기가 나왔을 때다. 그때 쌍용차 고위 임원에게 체어맨을 단종하지 말고 우리가 전기차로 만들 테니 협업하자고 했다. 쌍용차 역시 전기차를 한다는 계획이 있으니 협업하자고 해서 작년까지 얘기가 오갔다. 그런데 갑자기 마힌드라가 쌍용차에서 손을 떼고 매각 얘기가 나오자 (전기차) 논의가 중단됐다.”

- 쌍용차 인수전에 참여한 이유는

“쌍용차가 이번에 (바뀌게 되면) 7번째 주인이라고 한다. 건방진 표현일지 모르지만 쌍용차의 악순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곳이 에디슨모터스다. 우리가 인수하면 3~5년 내 흑자 회사로 만들 자신이 있다. 그런 분석 끝에 인수하려고 한다. 폭스바겐, BMW, GM 등 수많은 회사가 있다. 북경자동차, 상하이자동차도 부상하고 있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와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친환경 자동차를 만들어 내려고 한다.”

- 자금 마련은 어떻게

“에디슨모터스는 아직 비상장 회사다. 비상장 회사로서 자금을 모으려다 보니 한계가 있어 상장회사를 인수해서 자금을 모으라는 제안을 수용했다. 현재까지 2700억 원 정도 자금을 모았다. 그중에 400억~500억 원 자금을 부담했다. 회사에 관심이 있는 큰손, 기관 투자자, 국제적 투자 회사로부터 자금을 모으면 1조~1조5000억 원 정도는 모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계획을 실행하는 것으로 여러 회사를 검토하다가 쎄미시스코란 회사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전환사채 등을 발행하는 것을 준비 중이다.

유상증자 1차로 69억 원을 넣었다. 앞으로 5차례 총 348억 원을 넣으려고 한다. 그런데 두 번째부터 제동이 걸린 부분이 있다. 법률 검토를 거쳐서 금융당국과 마찰이 없이 준비 중이다. 쌍용차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과정이다. 2700억 원을 종잣돈으로 해서 기관 투자자 유치 등을 통해 1조~1조500억 원을 모으면 그중에 상당 부분을 써서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려고 한다.”

- 계획했던 1조~1조5000억 원을 모으는 기간은

“1년 이내로 본다. 2700억 원은 이미 모았다. 추가 자금을 모으는 것은 6개월~1년 사이로 본다.”

- 쌍용차 매각 우선협상자를 선정할 때도 자금 모으는 게 진행 중이라는 얘기인데

“쌍용차를 인수하는데 필요한 자금은 3000억 원 이하 정도면 될 것으로 본다.”

- 산업은행에서도 쌍용차 매각을 신중하게 접근할 텐데

“산업은행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른다. 우리에게 (쌍용차를) 팔기 싫으면 안 팔아도 된다. 사정해 가면서 인수할 생각은 전혀 없다. 쌍용차가 보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중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고 한다’고 말한다. 고래를 삼켜서 탈이 안 나야 한다. 탈이 날 가능성이 있다면 삼키면 안 된다. 우리는 감당할 수 있기 때문에 인수해 볼까 하는 것이다.”

- 쌍용차 인수자로 선정된다면 산은에 자금 요청 계획은

“어떻게서든 자금을 만들어서 인수할 능력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 쎄미시스코를 인수한 것이다. 쎄미시스코를 인수한 것은 쌍용차 인수나 전기차 부품 생태계를 조성하는 그런 자금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회사를 인수한 후 먹튀나 해서 돈을 빼먹으려는 게 아니다.”

- 매각 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이 낸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청산 가치가 높게 나왔는데 인수 참여자로서 부담일 텐데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도 쌍용차가 보석이 아니다. 쌍용차에는 공익채권도 7000억 원 수준이다. 인수하려면 큰 용기가 필요하다. 쌍용차가 이대로 사라진다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전체에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본다. 한 나라에서 자동차 부품 산업이 자생적으로 돌아가려면 자동차 생산량이 연간 400만 대 이상은 돼야 한다. 그런데 생산량은 줄고 있다.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자동차 산업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 쌍용차는 반드시 회생시켜야 한다. 우리가 방점을 두는 것은 회사 가치는 실사와 협상을 통해서 정하면 된다. 쌍용차는 지금까지 내가 판단했을 때 너무 방만하게 운영됐다고 본다. 가장 큰 문제가 원재료비가 너무 비싸다. 연구개발비 너무 많고 노동생산성 떨어진다. 이런 것들을 치유하면 회사는 급속히 좋아질 수 있다고 본다. 그게 치유되려면 세계에 팔릴 수 있는 품질력, 디자인, 가격 경쟁력을 갖춘 차가 생산돼야 한다. 흔히 새로운 차종을 개발하는데 설계부터 프로토타입을 만들기까지 650억 원 든다고 한다. 시설을 갖춰서 제대로 생산하려면 공장 설비를 구축하는 데 최소 3000억~5000억 원이 든다고 한다. 저는 그런 것들이 꼭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 경영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하느냐에 따라서 그런 개발을 50억~100억 원 이내에서도 할 수 있다. 저비용이어도 훨씬 좋은 디자인, 좋은 차를 만들 수 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이 이달 9일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이 이달 9일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 쌍용차 자구안은 어떻게 생각은

“도움은 되겠지만 절대적이지 않다. 쌍용차가 흑자 나기 전에는 비용을 줄이려고 애를 써야 한다. 그러나 흑자가 난 후에는 사람을 더 쓰고, 공장도 더 지어야 한다. 그래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할 생각이 없다. 다만 일을 안 하고 노는 사람들, 능력의 50% 이하로 일하는 사람들은 동료, 회사에 해를 끼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은 찾아내서 걷어낼 것이다. 그러나 상식선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인위적으로 잘라낼 생각 없다. 에디슨모터스를 지금까지 그런 기준에 입각해서 운영해왔다. 구조조정을 해서 사람 자른 적이 없다.”

- 고용 승계는 다 할 수 있겠나

“그게 두려워서 쌍용차를 인수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인력을 완전 가동해서 더 매출을 늘리고 지금 내연기관차를 생산하면서 전기차도 생산하겠다. 전기차를 해놨는데 주행거리도 짧고 전자제어 부분도 마힌드라에서 했는데 부족해서 잘 안 되고 있다고 들었다. 우리가 참여하면 주행거리 300~350㎞를 400~450㎞, 500㎞로 만들 수 있다. 다만 차 가격은 고민할 부분이다.”

- 쌍용차 인수 후 공장 시설 운영 계획은

“쌍용차의 내연기관차 시설은 그대로 둘 것이다. 쌍용차 바디에 맞게 에디슨모터스 플랫폼을 조정하면 된다. 조정하는 것은 간단하다. 그렇게 전기차를 생산하면 인력이 더 필요할 수 있다고 본다.”

- 쌍용차 혁신 필요한 점은

“쌍용차는 많이 혁신돼야 한다. 언론 내용을 보면 차 한 종을 생산하는 연구비용을 3000억 원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쌍용차가 그런 계획을 갖고 있는 것이 인수하는 입장에서 두렵다. 연구 비용이 집행되면서 빚이 쌓이는 게 두렵다. 내가 한다면 쌍용차의 기술, 우리의 기술로 300억 원을 다 쓰지 않고도 개발할 수 있다. 그리고 쌍용차의 생산 라인은 낡아서 못쓴다는 소문이 많다. 그걸 잘 재편해서 아이디어를 넣어서 돈을 덜 들이고 더 훌륭한 차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설비로 구축할 것인가만을 생각한다.”

- 전용 전기차를 즉각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이 있나

“당연하다. 우리는 ‘스마트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 기술을 갖고 있다. BMS는 배터리 상태를 모니터링해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는 전기차의 핵심 기술이다. LG화학에서 셀을 개발하던 연구원 3명이 4년 전 이직해 왔는데, 이들이 타사가 현재 사용하는 BMS를 개선해 ‘스마트 BMS’를 만들었다. 에디슨모터스 차량에서 화재가 한 번도 발생하지 않은 건 스마트 BMS가 갖춘 안전성 덕분이다.”

- 쌍용차가 개발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배터리만 얹은 형태다. 앞으로도 내연기관차 기반의 전기차가 승산이 있다고 보는가

”샤시 플랫폼을 새로 개발하려면 돈이 들기 때문에 내연기관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준비를 다 해놨기 때문에 전용 플랫폼 전기차 개발에 그렇게 많은 돈이 들지 않는다. 전용 플랫폼에 맞도록 역설계해서 모터, 배터리, 전자제어 부품을 달면 6개월이면 개선할 수 있다. 현재 350㎞인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도 최대 500㎞까지 늘릴 수 있다. 버스도 한 번 충전해 500㎞ 넘게 가는 기술을 갖고 있는데, 승용차에 적용하는 건 더 쉽다. 문제는 가격 경쟁력이다. 주행거리를 150㎞ 늘릴려면 배터리 용량이 늘어나야 하고, 최소 500만 원은 더 필요하다. 그러면 자동차 가격이 비싸지는 문제가 있다.”

- 인수의향서 제출하는 것 맞나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는 기한은 7월 30일이다. 7월 말까지인데 벌써 낼 일은 없다.“

- 제출하지 않을 수 있나

”내긴 낼 것이다. 괜히 장난하면서 사업하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시점에 낼 것이다.“

- 앞으로의 각오는

“에디슨모터스는 전기차 부문에서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술력이 있다. 쌍용차는 내연기관차 부문에서 기술력을 갖고 있다. 쌍용차를 인수한다면 축적된 생산 기술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에디슨모터스가 가진 전동화 기술을 적용하면 테슬라, 폭스바겐, 도요타, GM에서 내는 차보다 더 멋진 차를 낼 자신이 있다. 우리나라 국가 경제 발전에 일조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 사업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치열한 사업가로 남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오지랖 넓은 결정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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