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상담소] “죽고 싶어”는 “도와 달라”는 말

입력 2021-07-22 05:00

김현주 서울 강서구보건소 사회복지사

최근 한 달 사이 ‘극단적 선택’이란 비보를 3건이나 들었다. 부모와의 갈등으로 10대가, 미래에 대한 무망감으로 30대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일가족이 세상을 등졌다. 이 중 30대는 지인의 조카이다. 지인은 지방에서 올라와 홀로 지내던 조카가 코로나19로 실직을 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데다 삶에 대한 희망이 없다 보니 저세상으로 떠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죽기 전 친구에게 “죽고 싶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고 전날도 문자를 보냈다고 하더라며 말끝을 흐렸다.

자살예방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런 소식을 접할 때면 소임을 다하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무겁고 착잡하다. “죽고 싶다”는 말을 들으면 나도 모르게 민감해진다. “죽고 싶다”는 말은 자살 위험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살을 거꾸로 하면 ‘살자’가 된다. 죽고 싶은 마음 이면에는 그만큼 살고 싶다는 마음도 크다는 뜻이다.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자살을 생각하거나 삶을 포기하려 한다는 것을 먼저 말하지는 않지만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경고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중앙심리부검센터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살로 사망한 사람의 92%가 자살을 암시하는 경고신호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주변에서 신호를 알아차린 비율은 21%에 불과했다고 한다. 80%에 달하는 상당수는 자살 사망자가 죽기 전에 보낸 경고신호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진작에 자살 의도에 대한 경고신호가 “나 힘드니까 도와줘”라는 외침인 줄 알았더라면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자살 시도는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는 행동이 아니다. 정신건강상의 문제나 경제적 어려움, 직업 관련, 가족 관련 스트레스 등 상황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를 경험하다 보면 누구나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감정상태, 수면과 식사상태의 변화, 무기력, 대인기피, 흥미상실, 자살 등 죽음에 대한 말을 자주 하거나 신체적 불편을 호소하고 자기 비하적인 말을 하기도 한다. 신변이나 주변을 정리하는 등의 삶을 정리하는 행동을 보이는 등 언어적, 행동적, 상황적으로 다양한 신호를 통해 자살위험을 알린다고 한다.

따라서 누군가가 “죽고 싶어, 더 이상 사는 건 의미가 없어,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야, 죽고 나면 편안할 거야” 등과 같이 죽음을 암시하는 말을 자주 한다면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상징후가 포착된다면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지?” 혹은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지?” 하고 한번 물어보길 권한다. 물어보고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자살을 예방하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지금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사회적 고립 및 경제적 어려움이 심화하고 있어 자칫 자살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도움을 청하는 신호를 보내는 사람은 없는지 주변을 살펴보자. 관심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자살예방의 시작이다.

김현주 서울 강서구보건소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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