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로] 지역불균형 해소를 위한 ‘특별지방자치단체’

입력 2021-07-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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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영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코로나19로 인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불균형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이 5월 발표한 ‘1분기 지역경제 동향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지역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 자료를 보면 광공업 생산 분야에서 부산(-7.1%), 경남(-4.2%) 등, 서비스업 생산 분야에서는 제주(-6.4%), 인천(-4.9%) 등이 감소하였다. 소비-소매판매 분야에서는 제주(-8.1%), 인천(-2.6%) 등, 고용-고용률에서는 강원(-1.8%p), 경남(-1.7%p) 등이 하락하였다. 통계 분석 결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경기침체는 부산, 제주, 강원 등에 큰 충격을 미친 것으로 추정되는 반면 상대적으로 서울이나 경기 지역은 영향이 작은 편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역별로 코로나19 발병률보다 집중적인 타격을 받은 업종의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큰 경제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경제 및 재정 규모 차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지역내총생산(Gross Regional Domestic Product : GRDP)과 자치단체 재정자립도를 볼 필요가 있다. 2019년 기준 GRDP는 총 1923조9770억 원이다. 지역별로는 경기 478조3250억 원, 서울 433조4880억 원, 충남 114조6420억 원 순으로 크게 나타났으며, 세종 11조8630억 원, 제주 20조 2610억원, 광주 41조 1460억원 순으로 작게 나타났다. 전년 대비 증가율을 보면 제주 0.9%, 대구 1.2%, 경남 1.4% 등으로 전국 평균보다 낮게 증가하였다. 또한 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를 보면 2021년 기준 서울계 75.59%, 세종계 58.76%, 경기계 57.29% 순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전남계 22.21%, 전북계 23.08%, 강원계 24.52% 순으로 낮게 나타났다. 수도권의 GRDP는 전국의 52.0%를 차지하고 자치단체 재정자립도 역시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이 67% 이상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지역별 경제적 충격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지역별 발병률을 생각하기 쉬우나 대면형 서비스 업종인 음식숙박, 문화서비스, 운수업 등 집중 피해 업종이 많은 비수도권의 타격이 더 심각하다. GRDP, 재정자립도 등 경제·재정 지표가 낮은 비수도권은 코로나19로 인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역경제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이로 인해 향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경제 불균형이 더욱 심화될 것이다. 지역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지역별 경제적 충격에 대한 지원 방안과 연계한 정부의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할 시점이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 수립체계와 균형발전특별회계 보조금 편성을 보면 문제가 있다. 그간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은 중앙부처들이 소관부서를 두고 직접 지역발전 전략을 수립·집행하거나, 지역단위에 지역발전 실행조직을 두어 직접적으로 지역개발사업을 집행하는 체계로 운영하였다. 이러한 정책은 국가지역정책을 모태로 하여 대규모 물리적 개발사업 중심으로 산발적이고 분절적인 사업 추진이 주를 이룬다. 또한 나라살림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균형발전특별회계 보조금은 2008~2021년 사이 수도권은 98.3% 증가한 반면 비수도권은 5.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권형 중앙정부 주도사업에서 분권형 지역균형발전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광역행정체제로의 개편과 균형발전특별회계의 재편이 필요하다.

광역행정체제 개편을 위해 정부와 자치단체는 2022년부터 시행되는 개정 지방자치법의 ‘특별지방자치단체 설치·운영’ 규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2개 이상 자치단체의 공동 광역사무 처리를 위한 특별지방자치단체는 수도권에 버금가는 초광역 행정, 지역 소멸이 급속화되는 지역의 통합적인 광역체계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일본의 경우 복수의 지방자치단체가 광역적 처리사무와 관련된 사항에 대하여 국가에 권한 이양을 요청하고, 그 사무를 대상으로 광역계획을 수립하여 상호협력적 거버넌스 체제를 유지하는 특별자치단체로서 법적 지위를 갖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 간사이 광역연합은 기본적으로 방재, 관광·문화, 산업, 의료, 환경보전, 자격시험·면허, 연수 등의 분야에서 협력 업무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비수도권이지만 경제적 잠재력이 큰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등은 특별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여 첨단산업, 환경, 관광, 공동자원 활용, 기후대응 등 초광역 사업을 추진하면 효과가 클 것이다.

영국도 지역통합사무소(GOR, Government Office of Region)를 두어 중앙부처의 지역개발사업을 과감하게 지자체 또는 특별지방행정기관에 대폭 이양하는 방법을 통해 중앙과 지방의 상호관계를 재구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광역개발청(RDA, Regional Development Agency), 지방기업 파트너십(LEP, Local Enterprise Partnership), 지방정부연합체 등이 설립됐다. 특히 영국은 LEP를 통해 지방 쇠퇴지역을 대상으로 지역경제권 및 생활권을 활성화하였다. 우리도 초고령화, 인구 감소가 심각한 쇠퇴지역을 1차 대상으로 인접한 3~4개 시·군이 공동 기획하여 주거, 고용, 지방 교통, 전략산업, 기반시설, 관광 등의 계획을 수립하고 이들 사업에 대해 정부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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