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음식물 쓰레기 줄이자고 소비자 안전 외면해서야"

입력 2021-07-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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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기한표시법’(식품 등의 표시ㆍ광고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 개정안 통과로 2023년부터 식품 포장재에는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이 표시된다.

‘유통기한’이 제조일로부터 소비자에게 판매를 허용하는 기한이라면, ‘소비기한’은 섭취시 안전에 문제가 없는 기한을 뜻한다. 소비기한은 식품이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기한에 0.7~0.8 정도의 안전계수를 곱해 산정한다.

냉장이나 냉동 등 보관방법만 준수했다면 유통기한이 지났어도 섭취가 가능한 기한이 소비기한이다. 그러나 모든 식품에 동일한 안전계수를 적용하는 것이 과연 옳을까. 반조리된 가공식품이 아닌 원물 비중이 높은 가공식품의 경우 재료에 따라 변질되는 기한이 다르게 마련이다. 특히 육류나 유제품의 경우 다른 가공식품에 비해 변질이 빠를 수밖에 없다.

소비기한표시법은 과도한 음식물쓰레기 발생을 줄이기 위해 도입했다. 안전에 이상이 없지만 ‘유통기한=폐기시점’이라는 인식 때문에 버려지는 음식물을 줄이자는 취지다.

제도 도입의 취지는 공감한다. 그러나 재료에 따른 예외규정을 두지 않은 것은 결국 소비자 안전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소비기한제 도입에 가장 반발하는 업종은 유업계다. 유통환경과 제품 변질에 예민한 우유, 치즈, 요거트 등이 소비기한 도입으로 변질돼 문제가 생길 경우 책임은 고스란히 기업에 돌아간다. 여기에 소비기한이 늘어나면서 낙농가의 납품 물량도 축소될 수 있다. 결국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는 낙농가와 유업계의 입장을 반영해 유제품만 적용 시기를 8년 뒤로 미뤘다.

그러나 이는 미봉책일 뿐이다. 정부는 소비기한제를 시행 중인 선진국 사례를 통해 제조사와 소비자를 설득했다. 그러나 획일적인 적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의 해결책은 마련하지 않았다.

소비기한을 늘리기 전에 식품 변질에 대한 책임소재 설정, 국내 실정에 맞는 적용 대상 품목을 먼저 산정했어야 옳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것은 친환경 시대에 중요한 명분이지만, 그렇다고 소비자 안전까지 외면한다는 비난은 누가 감수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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