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금리인상 경고에도…은행 가계대출증가 지속 ‘상반기 기준 역대최대’

중기·개인사업자대출증가 6월 기준 역대최고, 코로나19에 정책자금 지원 지속
하반기, 증가세 줄겠지만 여전히 높은 증가세 이어갈 것..기준금리 인상도 변수

(뉴시스)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가 여전하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역대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언급과 당국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할 수는 있겠지만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속에 따른 당국의 정책자금 지원이 이어지면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대출 증가폭은 6월 기준 역대최대치를 기록했다.

14일 한은에 따르면 6월중 정책모기지론을 포함한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대비 6조3000억원 증가한 1030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5월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증거금 반환 이슈로 반짝 감소한 바 있다.

특히, 올들어 6월까지 상반기중 증가규모는 41조6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속보치 작성이래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직전 최대규모는 작년 상반기 기록했던 40조6000억원 증가였다. 반기기준 역대 최대 증가는 작년 하반기 보였던 59조9000억원이었다.

(한국은행)

6월중 가계대출을 부문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은 5조원 늘었다. 이는 3월(+5조7000억원) 이래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주택매매와 전세거래가 꾸준해 자금수요가 지속된데다, 집단대출 취급도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5월중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만8000호로 4월(5만4000호) 대비 증가했다. 전국 아파트전세거래량도 3만7000호에 달해 4월(3만8000호)과 유사했다.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은 6월 기준 3만1000호로 5월(2만4000호) 보다 늘었다. 은행 전세자금대출 증가액 역시 6월 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6월(+2조2000억원) 증가세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1조3000억원 늘었다. 주택관련 풍선효과에다 생활자금 수요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박성진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시장 상황과 개인의 투자성향, DSR 등 하반기 가계대출규제 시행, 은행 대출태도 강화 등 요인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여전히 높은 수준의 증가세를 이어왔고, 앞으로도 높다고 말할 수 있는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총재의 연내 금리인상 언급도 파급시차가 존재할 수 있는데다, 한은이 실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대출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대출증가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은행 기업대출은 5조1000억원 증가한 102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6월 기준으로는 2009년 속보치 작성이래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직전 최대 증가는 2013년(+3조1000억원)이었다.

부문별로 보면 대기업은 1조1000억원 감소해 두달째 줄었다. 분기와 반기말이 겹치면서 부채비율 관리를 위해 일시상환에 나섰기 때문이다.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6조1000억원 늘었고, 이중 개인사업자대출은 3조2000억원 증가했다. 각각 6월기준 역대최대 증가폭이다. 분기말 일시상환과 부실채권 매·상각 등 요인이 있었지만 은행과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이 이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박 차장은 “중기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이 6월 기준으론 역대최대 증가폭을 기록했지만, 상반기 평균정도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