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리모델링 시장...개발 '훈풍' 타고 아파트값 ‘날개짓’

입력 2021-07-12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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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진단ㆍ사업 추진, 재건축보다 규제 덜받아
대형 건설사들도 시공권 수주 경쟁
개발 기대감에 호가 껑충

서울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이 달아올랐다. 리모델링 추진 단지 곳곳에서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고, 개발 기대감에 아파트 매매값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주택시장에서 강북권 대장 지역으로 꼽히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알짜 아파트 단지들이 리모델링 사업을 위한 안전진단 절차에 잇따라 돌입했다.

1976년에 지어져 준공 50년을 바라보는 용산구 이촌동 한강미주맨션 B동(1개동·50가구)은 얼마 전 리모델링 안전진단 용역에 착수했다. 리모델링 조합을 설립한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이 아파트는 안전진단을 통해 리모델링 가능 여부를 따져보고 향후 구조 안전성 평가를 위한 현장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한강변에 들어선 마포구 밤섬현대아파트도 최근 리모델링을 위한 1차 안전진단 용역에 들어갔다. 올해로 준공 21년차 소규모 단지(2개 동·219가구)로 수평 증축 및 별동 증축을 통해 가구 수를 248가구로 늘리겠다는 게 조합 측 계획이다. 성동구 금호벽산아파트(2001년 준공·1707가구) 역시 안전진단 절차를 밟고 있다.

서울형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 중인 구로구 신도림 우성3차(1993년·284가구)도 안전진단에 들어간 상태다. 강남권에선 1999년에 준공된 대치동 대치현대아파트가 최근 리모델링 사업 조합 인가를 받았다.

서울에서 현재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아파트 단지는 공식적으로 32곳이다. 이는 조합 설립을 완료한 단지를 기준으로 낸 통계로 조합 설립 인가 전 단계를 밟고 있는 곳까지 더하면 리모델링 추진 단지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큰 장' 열린 리모델링 시장...왜?

리모델링은 아파트를 완전히 철거하고 새로 짓는 재건축과 달리 골조는 유지한 채 증축하는 방식이다. 무엇보다 재건축보다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 까다롭다. 재건축을 추진하기 위해선 준공 30년을 넘어야 하지만 리모델링 사업 추진 가능 연한은 15년이다.

안전진단 기준도 재건축과 다르다. 재건축은 D등급 또는 E등급의 안전진단을 받아야 추진이 가능한 반면 리모델링은 C등급 이상(수직 증축은 B등급 이상)이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리모델링은 재건축과 달리 초과이익환수, 용적률, 기부채납 등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 사업성이 낮은 단지들이 리모델링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 리모델링 붐은 정부가 2018년 안전진단 기준을 강화하는 등 재건축 규제를 강화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굵직한 대형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시공권을 따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도 리모델링 사업 판을 키우는 요인이다. 마포구 밤섬현대아파트는 지난달 GS건설을 리모델링 시공사로 선정했다. 성동구 금호벽산아파트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강동구 고덕아남아파트 리모델링 시공권은 삼성물산이 거머쥘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대형 건설사들이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경쟁적으로 리모델링 시장에 뛰어들면서 아파트 주민 입장에선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리모델링 사업 힘입어 아파트 몸값 '쑥'

리모델링 개발과 그에 따른 주거 여건 개선 기대감에 아파트 몸값도 오름세다. 밤섬현대아파트 전용면적 84㎡형은 지난해 최고 14억2000만 원에서 손바뀜이 이뤄진 뒤 올해 3월 14억8000만 원에 팔렸다. 현재 매도 호가(집주인이 팔려고 부르는 가격)는 최고 17억5000만 원 수준이다. 금호벽산아파트 전용 59㎡형은 지난달 10억6000만 원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10억~13억5000만 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금호동 한 공인중개사는 "개발 기대감에 리모델링 추진 아파트를 사려는 수요는 많으나 매물이 워낙 없어 호가 중심으로 매매값이 계속 뛰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리모델링은 재건축보다 사업성이 낮아 기대 만큼의 시세 차익을 얻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은 재건축처럼 일반분양 물량을 늘리기 어렵다"며 "그만큼 조합원 분담금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리모델링의 경우 내력벽 철거가 허용되지 않으면 집 구조를 바꾸는 데도 한계가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내력벽 철거 허용 및 수직증축 활성화 등 굵직한 리모델링 이슈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만큼 묻지마식 투자는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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