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접는 스마트폰이 왜 필요해”

입력 2021-07-06 11:00 수정 2021-10-21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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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발표된 삼성전자의 첫 폴더블(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는 각종 우여곡절을 겪었다. 미국에서 불거진 화면 결함 논란으로 출시가 다섯 달이나 늦춰졌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뭔가 접고 싶다면 핫도그나 종이, 스카프, 의자를 접는 게 낫다”고 비꼬았다.

2013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자·IT 전시회 ‘CES’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윰(YOUM)’이라고 불리는 접히는 디스플레이를 발표한 이후, 폴더블폰에 대한 기대감은 매년 커졌다. 다만 출시까지는 무려 6년이 더 걸렸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던 고동진 사장은 2016년 갤럭시 언팩에서 폴더블폰 출시를 묻는 말에 이렇게 말했다. “폴더블폰은 디바이스 측면에서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의 산업으로 파급 효과가 커 삼성전자가 꼭 하고 싶은 분야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만족할 정도가 되기 위해선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2년 후 2018년 CES 2018 기자간담회에서도 고 사장은 “접는 스마트폰의 경우, 여러 가지가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며 “이 부분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치열하게 공부 중”이라고 했다. 그만큼 폴더블폰은 기술적인 부분을 극복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왜 접어야 하나”란 소비자의 질문에 명확한 해답도 제공해야 했다.

지난해 공개한 ‘갤럭시Z 폴드2’와 ‘갤럭시 Z플립’의 플렉스모드(노트북처럼 사용자가 원하는 각도에 맞춰 폰을 세워둘 수 있는 기능)는 ‘폰을 접어야 할 이유’에 대한 삼성전자의 답이다. 셀피 촬영에 익숙한 MZ(밀레니얼+Z) 세대를 겨냥했다. 셀피를 찍을 때도 스마트폰을 어딘가에 기대어 놓을 필요 없이 테이블 위에 올려두기만 하면 된다.

차기 제품인 갤럭시Z폴드3에는 갤럭시노트의 상징과도 같은 S펜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역시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하니, 폴더블폰이 스마트폰 시장의 핫 아이템이란 건 분명해졌다.

“과연 폰을 접을 수 있을까”, “접을 수 있다면 왜 접어야 할까” 란 치열한 고민이 없었다면, 폴더블폰은 탄생하지 않았을 거다.

자율주행차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운전자가 없는 자동차는 상상도 못 하는 일이었지만, 이제는 완전 자율주행을 논하는 시대다. 다양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이 없었다면, 이 같은 시대는 결코 오지 못했을 거다.

현대그룹 창업자 고(故) 정주영 회장은 “이봐 해봤어?”라는 말로 유명하다. 현대조선을 만들 1972년 당시 세계최대의 조선소를 짓겠다는 말에 모두 “미쳤다”라며 반대했다. “안 된다”는 반응에 대해 그는 입버릇처럼 이렇게 말했다. “이봐 해봤어?”

1983년 고(故) 이병철 선대 삼성 회장은 일본 도쿄에서 “반도체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세상의 반응은 냉담했다. 인텔은 이병철 회장을 “과대망상증 환자”라고 비꼬았다. 1987년 이병철 회장이 사망한 후 삼성그룹 몇몇 사장들이 당시 신임 이건희 회장에게 반도체 사업을 포기할 것을 제안했다가 크게 혼이 났다. 현재 반도체 사업은 우리나라 경제를 이끄는 일등 공신이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지만, 도전 없이 이뤄지는 건 없다. 끊임없는 목마름에서 신기술은 탄생하고, 우리 사회는 한 단계 도약한다. 현실에 안주한다면 도태되는 건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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