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우유·달걀도 오르나...하반기도 물가상승 품목 줄줄이 '대기'

입력 2021-07-05 15:30 수정 2021-07-05 18:39

뜀박질한 달걀값 고공행진… 라면·우유 등도 하반기 가격 인상 예고

#. 서울 마포구에서 수제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는 윤 모 사장은 요즘 잠이 오질 않는다. 베이킹 재료로 쓰이는 달걀값이 대폭 오른 데다 최근 우윳값마저 오른다는 얘기가 돌면서다. 윤 씨는 “달걀 가격은 떨어진다더니 거짓말이고 앞으로 우유도 오른다는데 가게 운영이 막막하다”라면서 “집이라도 팔아서 좀 더 버텨야 하나 고민 중이다”라고 토로했다.

서민 먹거리 물가가 상반기에 대폭 오른 데 이어 하반기에도 달걀, 우유 등이 들썩이면서 소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으로 라면값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6월 농축수산물 물가지수는 전년 누계 대비 12.6% 뛰어오르면서 2011년 이후 10년 만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지수가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인 것은 2011년 12.5%를 기록한 이후 10년 만이다. 상반기만 놓고 보면 1991년 14.8%가 오른 이후 30년 만이다.

◇떨어질 줄 모르는 달걀값, 인상 시동 거는 우윳값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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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은 더 이상 ‘만만한’ 반찬이 아니다. 농산물유통정보 KAMIS에 따르면 2일 기준 계란 특란 30개의 소매가격은 7548원으로 평년(5284원)보다 43% 올라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동물복지 특란 등 친환경 달걀의 경우 1만 원대를 훌쩍 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조류인플루엔자(AI)로 산란계가 살처분되면서 달걀의 물가지수는 올 상반기 38.9%가 올랐다. 정부는 수급 안정을 위해 2억 개의 달걀을 수입했지만 고공행진한 가격은 장기화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달걀값이 크게 오른 건 지난해 11월 AI가 기승을 부린 이래 국내에서 사육되는 산란계 규모의 약 24%가 감소한 탓이 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생산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하루평균 달걀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약 12% 감소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8월에는 우유 소비자 가격 인상이 있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 우유 원재료인 원유 가격이 8월 1일부터 ℓ당 21원 오르기 때문이다. 원윳값 상승에 따라 우유뿐만 아니라 커피 전문점에서 파는 카페라테, 아이스크림 등 우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제품가격이 줄줄이 동반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서울우유협동조합 관계자는 “가격 인상을 여러모로 검토하고 있는 건 맞지만 인상 폭, 시기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다"라면서 "우유 원재료 가격 인상이 확실시된 만큼 가격 인상 압박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10년 넘게 동결된 라면값… 2분기 예상 실적 ‘먹구름’

'서민 먹거리'의 대표주자인 라면 가격도 올 하반기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라면의 원재료인 밀 등의 가격이 올라 가격 인상 압박 요인이 커졌기 때문이다. 2일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 따르면 소맥의 부셸당(27.2㎏) 가격은 6.53달러로 일 년 새 33.2% 올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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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가격 인상 소문은 연초부터 무성했지만, 업계가 쉽사리 단행을 못 하고 있다. 생활밀착형 제품이다 보니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부담이 크고, 정부도 소비자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민감하게 관리한다.

앞서 오뚜기는 올해 설 직전 13년 만에 라면 가격 인상을 시도했다가 소비자 저항에 부딪혀 닷새 만에 철회했다. 실제 진라면은 2008년 이래 13년째 가격을 동결 중이다. 농심과 삼양식품도 2016년, 2017년 이후 가격이 그대로다. 그러나 국제 곡물 가격이 고공 행진하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 압박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농심 측은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경영진 차원에서 고민이 많은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가격 인상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뚜기 관계자는 "13년 째 가격을 동결하고 있어 인상 건은 사실 매년 검토는 하고 있다"라면서 "하지만 구체적인 인상 계획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원가부담은 커지는데 가격동결은 유지하고 있어 라면 3사의 2분기 실적도 먹구름이 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농심의 2분기 연결 매출액 및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 54.3% 줄어든 각각 6332억 원, 189억 원일 것으로 예상된다. 오뚜기와 삼양식품 역시 2분기 영업익이 전년보다 각각 24%, 30% 감소한 402억 원, 207억 원일 것으로 추정된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맥, 팜유 등 원재료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해 하반기까지도 이익 개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라면서 "특히 농심은 마지막 국내 라면 판가 인상 시점이 2016년 12월임을 감안하면 (가격 인상)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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