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벤처붐의 숨은 주역 액셀러레이터 ⑨] 시니어의 재도전을 돕는 ‘SS2인베스트먼트’

입력 2021-07-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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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기업 수 세계 6위, 벤처투자 4.3조 원.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도전 정신으로 가득 찬 ‘제2의 벤처 붐 시대’가 열렸다. 창업생태계를 조성한 데는 ‘액셀러레이터’들의 역할이 컸다. 창업기업을 직접 선발하고 보육, 투자해 성장을 돕는 액셀러레이터 제도가 도입 5년 차를 맞았다. 2017년 53개사로 시작해 올해 1분기 기준 312개사까지 늘었다. 지난해 총 1703개의 창업 초기 기업에 2253억 원을 투자해 영양을 공급했다. 제2의 카카오를 꿈꾸는 스타트업의 든든한 후원자, 액셀러레이터 이야기를 조명한다.

▲신향숙 SS2인베스트먼트 대표. 
 (윤기쁨 기자 modest@)
▲신향숙 SS2인베스트먼트 대표. (윤기쁨 기자 modest@)

“시니어와 실버는 다르다. 시니어는 건강하고 숙련된 사회 활동을 할 수 있는 분들이다. 우리나라 평균 퇴직 나이가 49세다. 왕성하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이분들의 재창업을 지원한다.”

SS2인베스트먼트는 시니어벤처협회에서 지난해 12월 출범한 액셀러레이터다. 플랫폼 서비스, 인공지능(AI), 바이오, 신선식품 융합 분야에 집중해 40~65세 사이 중장년, 시니어들의 초기 및 재도전 창업을 지원한다. 현재 개인 투자조합을 통해 13억 원 규모 투자를 집행, 26억 원 추가 조합결성을 준비 중이다. 고수플러스와 에스엔에스패스, 넥스트젠바이오사이언스 등에 투자를 진행했다.

신향숙 SS2인베스트먼트 대표는 “SS2는 ‘시니어 스케일업’과 ‘세컨드’를 합친 단어로 재도전하는 시니어 창업을 돕는다는 의미”라며 “시니어는 청년과 다르게 돈(자본금)이 없어서 창업하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퇴직 후 사업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없어서 도전하지 못할 뿐”이라고 말했다.

시니어는 청년과 다르게 검색하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괜찮은 사업 아이템이 있더라도 정보를 빠르고 쉽게 얻기 힘들다. 또 한글파일이나 PPT를 활용해야 하는 사업계획서 작성에도 어려움을 겪어 시작 단계에서부터 장벽에 부딪힌다. SS2인베스트먼트는 이들을 위한 사업계획서 작성 실무 특강부터 멘토링, 인큐베이팅을 진행한다. 특히 자체 ERP 솔루션을 개발해 투자기업의 운영현황, 투자금 관리현황을 시스템을 통해 수시로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신 대표는 “벤처기업이 3~5년 안에 엑시트(자금회수)나 M&A(인수합병), IPO(기업공개)를 한다는 건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인데 투자자들은 늘 빠른 결과만을 원한다”라며 “우리는 ‘천천히 가자’를 표방하고 있는데 시니어벤처협회 구성원들이 십시일반 지분을 투자해 설립한 개인투자조합인만큼 부담도 적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저작권’이다. 음악이나 미술품을 생산해도 음원저작권협회에 속하지 않아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조각품의 경우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1000명 중 100명이 채 안 된다. 이에 음악과 미술을 크라우드 형식으로 거래하거나 저작권 등록과 행사를 대행하는 소상공인 플랫폼을 발굴해 투자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신생 액셀러레이터인 만큼 경험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데 향후 전략적인 제휴를 넓혀 시리즈와 VC(벤처캐피털) 단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또 전라남도 완도와 경기 남부 지역을 시작으로 지사를 내 투자 선순환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액셀러레이터 대표로서 느끼는 정부의 정량적 평가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그는 “초기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액셀러레이터에도 정부는 엑시트와 같은 정량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데 기준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라며 “기업이 망해 청산함에 따라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도 엑시트라고 볼 수 있는데 평균적으로 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평균 10년이라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좋은 기업에 많이 투자하고 늦더라도 성과를 낸 투자사들을 인정해주기 위해 좀 더 넓은 테두리도 기준을 잡아달라”라고 덧붙였다.

◆SS2인베스트먼트 피 투자사 김두수 고수플러스 공동대표

▲김두수 고수플러스 공동대표. (윤기쁨 기자 modest@)
▲김두수 고수플러스 공동대표. (윤기쁨 기자 modest@)

“고시원에 사시는 분들은 주거 취약계층이 대부분이다. 여기서마저 거주할 수 없으면 갈 수 있는 곳이 없다. 과거에는 고시생이 잠시 머무른 공간이었지만 지금은 학생부터 직장인들까지 다양한 계층이 삶을 영위하는 곳이다.”

지난해 8월 20일 설립된 고수플러스는 고시원 무인용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고시원의 수입을 플러스하다’는 사명처럼 사람의 손을 최소화하는 한편 안전은 강화했다. 고시원은 특성상 복도가 많아 사각지대도 많다. 새벽 시간에는 감시도 소홀할 수밖에 없다. 고수플러스는 관제센터를 운영해 실시간 CCTV를 모니터링하고 불꽃이나 연기를 감지해 화재에도 대응한다. 이외에도 24시간 무인 경비, 챗봇을 통한 민원 처리도 준비 중이다.

김두수 공동대표는 “많은 분이 고시원은 ‘어둡다’라고 인식하고 있는데 거주하는 사람들이 좀 더 편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어 창업했다”라며 “입주자는 안전하게 생활하고 운영자는 수입을 창출하는 걸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월세나 보증금 부담으로 일부 청년들은 처음으로 독립하는 공간으로 고시원을 찾고 있는데 실제 서울시 기준 고시원에 15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라며 “주거지로 정착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 이름도 ‘독립생활’이라고 지었다”라고 덧붙였다.

무인 시스템 이외에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청소 등 기본적인 업무는 지역 일자리센터와 연계해 노인, 경력 단절 여성, 몸이 불편한 분들이 담당한다. 또 ‘비콘’ 블루투스를 활용해 예비 거주자에게 비대면으로 고시원 방을 중개할 수 있다. 이외에도 방마다 설치된 스마트 도어락을 통해 외부인 출입 문제도 방지한다.

김 공동대표는 “고시원 운영자들은 건물주가 아니라 대부분 임차해서 임대료를 지급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이라며 “퇴직금 등 전 재산을 털어 창업한 분들이 대부분인데 물가 상승이나 최저 임금 상승 등으로 총무를 구인하는 데에도 부담을 느낀다”라고 설명했다.

고수플러스는 SS2인베스트먼트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사업계획서 작성 실무 교육을 들으면서 신향숙 대표를 처음 만났다. 머릿속에 가지고 있던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실질적인 멘토링부터 네트워크 형성에 큰 도움을 받았다.

한편 고시원에 대한 정부의 편견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과거에도 정부는 고시원이 불법이라며 없애려고 했는데 2009년 정식으로 합법화됐다”라며 “고시원은 항상 낙후됐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좋은 시설을 갖춘 곳들이 많고, 정말로 하루하루 어렵게 살아가는 분들이 거주하는 생활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청년 주거를 위한 정책으로 고시원을 부숴서 셰어하우스 만드는 방안이 나오고 있다”라며 “이렇게 되면 고시원에서 머물던 30~40명 공간이 10명 내외의 소수에게만 적용될 수밖에 없는데, 차라리 이 비용을 고시원 환경 개선에 쓴다면 약자들이 더 많은 혜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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