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진짜 '새로움'을 보여주세요

입력 2021-06-15 06:00 수정 2021-06-1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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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0선’의 36세 젊은 정치인은 이제 보수의 ‘새로운’ 상징이 됐다. 그의 당선은 그간 보수에 씌워졌던 구식, 낡음, 과거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일거에 해소시켰다. 미래와 새로움, 변화의 대변자로 나서게 된 그는 국민의힘뿐 아니라, 한국 정치판 전체에 혁신을 가져올 인물로 떠올랐다.

이제 막 당선된 야당 대표에게 뭐 그리 큰 기대를 하느냐고 반문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기존 여의도의 불문율을 완전히 깨뜨린 이 대표의 당선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를 갖는다

실제 당선 이후 이 대표는 기성 정치인들과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주요 당직에 다선·중진 의원 대신 초선 소장파 의원들을 내정하는가 하면,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현충원이 아닌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았다. 물론 첫 출근에 서울시 공공 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등장하며 다소 식상한 신선함도 연출했지만 말이다.

어찌 됐든 그의 등장이 여의도 정치판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이 대표 개인은 어떨까. 그는 과연 새로운 인물일까. 단지 생물학적으로 젊다고 해서 그의 정치까지 젊은 것일까.

그를 개인적으로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수많은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한 그에 대한 인상은 “참 영리하다”는 것이다. 이번 ‘이준석 돌풍’이 일기까지의 과정만 봐도 알 수 있다.

그 시작은 4·7재보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대표는 4·7재보선과 관련해 “민주당이 2030세대 남성의 표 결집력을 과소평가하고 여성주의 운동에만 올인해 참패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의 재보선 패배 원인과 관련해선 수많은 분석이 있었지만, 이 대표의 분석은 매우 정확했다고 본다.

실제 2030이 4·7재보선에서 여야 승패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으며, 이 과정에서 ‘젠더’ 문제가 이들의 민심을 갈랐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런 현상을 분석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정치적으로도 매우 잘 활용했다. 젠더 문제를 여성과 남성 간의 갈등으로만 국한시키지 않고 기성정치인·세대에게 돌리며 판을 키운 것이다. 정치판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렵고 복잡하다. 대신 편을 갈라 갈등을 키우게 되면 의외로 문제의 본질은 쉽게 흐려진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면 정치는 쉬워진다.

그러나 이는 새로운 포장지에 싸인 구태정치에 불과하다. 실제 그를 지지하지 않는 이들은 이 대표에 대해 “혐오와 갈등을 조장하는 젊은 꼰대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서슴없이 내놓는다.

이 대표는 분명 신선하다. 실제 자신의 성향이 어떻든 간에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며 여성 지지자들의 표심을 얻으려는 일부 정치인과 달리, 남성들이 받는 역차별을 말한 정치인은 이 대표가 처음이었다. 이런 행보에 2030 남성들도 폭발적인 지지를 보낸 것이다.

하지만 한 정당의 대표는 특정 세대, 특정 성(性)만을 대표해서는 안 되는 자리다. 당장 할당제만 해도 그렇다. 할당제를 단순히 여성과 남성의 갈등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된다. 할당제는 여성뿐 아니라 장애인, 청년 등 사회적 약자가 처한 불평등한 상황을 미약하나마 균형 잡게 하는 마지막 끈이다.

그가 정치인으로서 걸어가야 할 길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한 당 대표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정치 지도자를 위한 정치인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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