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돌풍' 이준석, 대통령은 될 수 없다?!…'30대 대통령'이 불가능한 이유

입력 2021-05-31 16:44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준석 후보가 예비경선에서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심지어 지지자들 사이에선 이 후보를 차기 대통령감이라고도 말한다. 하지만 이 후보의 대선 출마는 현재 불가능하다. 1985년생으로 36세인 이 후보는 '40세 이상'이라는 대통령 피선거권 연령 기준에 미달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행법, 대통령 피선거권을 40세 이상에만 부여…정의당 "차별"

40세 미만 성인은 대통령 선거의 유권자는 될 수 있어도 후보는 될 수 없다. 현행법은 헌법 67조와 공직선거법 16조를 통해 대통령 피선거권을 선거일 기준 40세 이상에게만 부여하고 있다. 헌법 제67조 4항은 '대통령으로 선거될 수 있는 자는 국회의원 피선거권이 있고 선거일 현재 40세에 달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공직선거법 제16조 1항도 '선거일 현재 5년 이상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40세 이상의 국민은 대통령의 피선거권이 있다'고 대통령 피선거권의 연령 하한선을 못 박고 있다.

이에 반발해 최근 정의당에서는 대통령 선거 출마 연령을 40세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는 현행 헌법규정을 철폐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40세 미만 대통령 선거 출마 불가 헌법 조항은 차별이자 불공정한 것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만든 것"이라며 "당시 30대 경쟁자들이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도록 톡톡한 역할을 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선거는 특정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나설 수 있는 기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1992년생으로 21대 국회 최연소인 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되려면 40년 정도는 살아낸 어른이어라' 헌법에 성문으로 연령을 제한하고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며 "36세 이준석이 제1야당의 대표가 될 수 있다면, 마흔이 되지 않아도 대통령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정의당 강민진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년에게 출마할 권리를' 2030 대통령선거 피선거권 보장 추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청년정의당 강민진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년에게 출마할 권리를' 2030 대통령선거 피선거권 보장 추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현행 연령 제한, 1962년 5차 개헌에서 명시…국내외 '젊은 정치인' 바람

현행 대통령 피선거권의 40세 연령 제한은 1962년 12월 이른바 '군정대통령제 개헌'(5차 개헌)을 통해 헌법에 명시됐다. 이때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과 대통령 직무대행을 하던 시기였다. 앞서 1961년 5·16 군사쿠데타에 성공한 박정희 소장 등 군부 세력들은 헌법을 집권의 도구로 만들기 위해 개헌작업에 착수했으며, 5차 개헌을 통해 강력한 대통령 중심제로 개헌하고자 했다.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의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당시 국내외 정치 상황을 통해 그 이유를 얼추 유추해볼 수 있다. 1962년 당시 이듬해 열릴 제5대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이었던 박 전 대통령은 1917년생으로 이미 45세였다. 반면, 26세에 최연소 국회의원에 당선된 김영삼은 5차 개헌 당시 35세에 불과했고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도 38세였다.

미국에서도 1960년 존 F. 케네디(John F. Kennedy)가 42세에 대통령에 당선되는 등 국내외에서 '젊은 정치인' 바람이 불고 있었다.

▲프랑스의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은 2017년 당시 39세의 나이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AFP/연합뉴스 (AFP연합뉴스)
▲프랑스의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은 2017년 당시 39세의 나이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AFP/연합뉴스 (AFP연합뉴스)

문 대통령 개헌안, 피선거권 연령 삭제…프랑스는 18세 이상부터

그동안 대통령 피선거권 연령 제한에 대한 헌법소원은 제기된 적 없다. 하지만 국회의원의 피선거권 연령을 25세로 제한한 것에 대한 헌법소원은 있었다. 2005년 당시 헌법재판소는 헌법소원을 기각하면서 "유아부터 고등교육까지 모든 정규 학교교육과정을 수료하거나 이를 대체하는 직·간접적 경험을 충분히 쌓을 수 있는 연령을 고려해 현행 기준이 현저히 높다거나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한 바 있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헌법개정안은 피선거권 연령을 아예 삭제했다. 40세 미만이라도 국회의원 피선거권이 있으면 누구나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한 것. 이와 관련해 진성준 당시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은 "현행법률상 국회의원 피선거권 연령은 29세인데 대통령이 40세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은 참정권 제한이란 취지로 국회의원과 일치시키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당시 개헌안은 지난 2018년 5월 24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에 부쳐졌지만, 의결 정족수 미달로 '투표 불성립'이 선언됐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 주요국 중 대통령제를 채택한 국가가 적어 비교해볼 만한 국가가 많지는 않지만, 연령 제한이 비교적 낮은 대표적 국가로는 프랑스가 있다. 프랑스의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은 2017년 당시 39세의 나이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프랑스는 18세 이상만 되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순수 대통령제에 가까운 미국도 35세부터 대통령 선거 출마 자격을 주며, 존 F. 케네디,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젊은 대통령은 이미 낯설지 않다. 순수 대통령제는 아니지만, 브라질도 대통령 출마 자격 연령 하한선을 35세로 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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