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의 큰별이 지다…이춘연 씨네2000 대표 별세, 영화계 애도 물결

입력 2021-05-1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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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춘연 씨네2000 대표. (연합뉴스)
▲고(故) 이춘연 씨네2000 대표. (연합뉴스)

충무로의 큰 별이 졌다. 영화 ‘여고괴담’ 시리즈를 제작한 충무로 1세대 제작자 이춘연 씨네 2000대표가 11일 별세했다. 그의 갑작스러운 작고에 영화계에서 추모와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영화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공식 일정으로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회의에 참석했다가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을 느끼고 귀가했다. 이 대표가 집에 도착하자마자 심장마비로 쓰러져 있던 것을 가족이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1951년 전남 신안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후 1970년대 후반 연극계에서 활동했다. 이 대표는 1983년 영화계에 입문한 이후 40년 가까이 영화 기획과 제작은 물론, 영화인회의 이사장, 한국영화단체연대회의 대표 등을 맡아 한국 영화계 현안과 각종 영화제에 발 벗고 나서 한국 영화 발전을 이끌어왔다.

영화 ‘과부춤’(1984)을 시작으로 ‘영웅연가’(1986)와 ‘접시꽃 당신’(1988),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1989) 등을 기획했다. 1990년대에는 ‘여고괴담’ 시리즈와 ‘미술관 옆 동물원’ 등을 제작했다.

그의 수많은 대표작 중 ‘여고괴담’ 시리즈는 한국형 학원 공포물이란 새 장르를 개척하며 호러물의 부흥을 이끌어냈다. 또 시리즈마다 ‘호러퀸’을 탄생시키며 최강희·박진희·박예진·김규리·공효진·박한별·송지효·김옥빈 등 신인들을 인기 배우 반열에 올려놓기도 했다.

또 이 대표는 그가 제작한 김병우 감독이 연출, 하정우 주연의 재난영화 ‘더 테러 라이브’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 영화는 550만 관객을 돌파하는 큰 성공을 일궜다. 고인은 생전 인터뷰에서 “남과는 확실히 달라야 한다”는 제작 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영화계의 큰 별이 지자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인장으로 치러지는 이 대표의 장례에는 배우와 감독, 제작자 등 영화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고인의 절친인 안성기는 “영화계가 필요로 하는 일을 다 도맡았었다”며 “자리가 너무 비어서 죽을 때까지 생각이 날 것 같다”고 슬퍼했다.

평상시 이 대표가 아버지라고 부르고 따랐다는 김동호 장례위원장(강릉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영화계를 위해 좋은 일, 궂은일을 모두 마다하지 않고 후배들을 세심하게 챙겼다”며 “그 역할을 이을 사람이 없을 정도로 영화계의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빈소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화환이 놓였고, 빈소 밖 복도에도 영화계 인사들이 보낸 화환이 꽉 찬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빈소에는 ‘미나리’의 한예리와 전도연, 박중훈, 김의성 등 배우들과 심재명 명필름 대표, 김도수 쇼박스 대표 등 영화계 인사들이 고인을 찾았다. 장례위원인 강우석·이준익·이창동 감독 등은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았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 영결식은 15일 오전 10시에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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