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유튜브 주식채널]①“단타쳐라”, 우후죽순 ‘주식채널’ 실체

입력 2021-05-03 14:13 수정 2021-05-0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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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주식채널
▲유튜브 주식채널

#시황 방송을 챙겨보는 직장인 최모씨(30세, 남)는 매번 유튜브 시청 기록, 검색 기록을 삭제한다. 알고리즘이 파악할 수 있는 모든 기록을 지우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서다. 그는 “뜨는 종목이 있으면 썸네일(대문 이미지)이 그 종목 이름으로 일제히 도배된다”며 “별다른 분석 없이 뜨는 종목 사라고 추천하는 알고리즘에 갇히는 느낌이 싫다”고 했다.

유튜브 주식 채널 영향력이 세지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부 인기 채널들이 특정 종목을 소위 ‘리딩’하면서 단타 거래를 부추기면서다. 일부 종목인 경우, 실제 유튜브 영향을 받으면서 주가가 출렁이기도 했다.

3일 유튜브 분석 사이트인 녹스 인플루언스에 따르면, ‘주식’을 주제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곳으로 총 1827곳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나 애널리스트 등 금융투자업계에서 운영하는 채널을 비롯해 개인이 만든 채널까지 아우른 수치다. 이중 구독자 20만 명을 넘는 유튜브 주식 채널은 51곳에 이른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면 투자 설명회가 사라진 데다 MZ세대(1980∼2000년대생)가 새로운 투자 주역으로 떠오르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최근 청년들의 투자는 특정 회사 주식을 바로 사들이는 ‘직접투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이하 연령층 전체의 투자금액은 34조2000억 원에서 67조8000억 원으로 98.2% 급증했다.

유튜브가 MZ세대의 주요 투자 정보처로 부상하자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개미들의 쌈짓돈을 터는 ‘주식 리딩방’이 SNS 단체방에서 유튜브로 활동 반경을 넓힌 것. 일부 유튜브는 ‘매수·매도 타점 잡아드립니다’, 우량주 보유, 수익률 보장 등 문구를 내걸고 개미들을 유혹한다. 특히 주식 투자에 입문한 ‘주린이(주식+어린이)’들이 이들의 주요 표적이다.

단타 기술을 알려주는 채널에서부터 세력의 움직임을 추정하면서 차트 위주의 매매기법을 가르쳐주는 채널까지 다양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일부 유튜브 주식 채널로 빚어진 군집 행동으로 시장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상당수 유사투자자문과 리딩방은 다단계 구조로 되어 있다”며 “일부 유튜브에서 거론한 종목은 실제로 그날 급등락을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오르면 누리꾼들은 ‘성지순례 왔습니다’라는 댓글을 남기고, 점점 구독자가 늘어나는 양상”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의 드론택시업체 ‘이항’의 급등락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기점으로 다수의 유튜브 채널에서 ‘하늘을 나는 테슬라’ 등 낙관적 전망이 쏟아지자 국내 투자자들은 매수 규모를 키웠다. 같은 달 12일 전체 매수량의 41.1%를 국내투자자가 차지할 정도다.

하지만 올해 2월 16일, 주력 사업의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울프팩리서치의 보고서가 나오자 이 회사 주가는 하루 만에 62.7% 급락했다. 상당수의 국내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자 매수를 부추겼던 일부 유튜브 채널을 영상을 삭제하는 데 급급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폭락직전까지 반복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했던 유튜브 채널들은 다수가 침묵하거나 과거 방송을 삭제 또는 댓글을 삭제하고 달지 못하게 하면서 시청자의 비난에 수세적으로 대응했다”며 “이는 대중을 자극하는 유튜브 주식채널의 위험성이 잘 드러난 사례”라고 짚었다.

이어 "유튜브 주식 채널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투자자 보호와 불공정거래 이슈가 불거질 수 있으며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상시적인 모니터링 체계 구축, 과징금 등 행정제재 수단 활용 및 주식정보 채널의 다양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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