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급증하는 공기업 부채 심각성에 대한 경고

입력 2021-04-22 05:00

우리나라 공기업 부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서 최고 수준으로, 정부가 상환해야 할 국가보증채무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공기업 부채와 공사채 문제 개선방안’ 연구보고서를 통해서다. 보고서는 2017년 기준 비금융 공기업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23.5%로, 비교가능한 OECD 33개 회원국 중 노르웨이를 제외하고 가장 높다고 밝혔다. 33개국 평균인 12.8%의 2배 수준이다.

공기업 부채가 이처럼 많은 것은 정부가 재정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형 정책사업을 공기업에 떠넘기고, 공기업들은 정부의 암묵적 지급보증에 기대 방만한 경영을 일삼으면서 빚만 늘린 탓이 크다. KDI는 이로 인해 ‘이중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기업 빚도 부실화하면 정부가 책임져야 하는 사실상 국가채무다. 그렇지 않아도 나랏빚은 지난 몇 년 동안 급격히 늘었다. 문재인 정부의 거듭된 팽창재정으로 2020회계연도 국가채무가 846조9000억 원에 이르러 전년보다 17.1%(123조7000억 원) 불어났다. 중앙·지방정부의 채무(D1)만 따진 것인데, GDP 대비 채무비율도 2019년 37.7%에서 작년 44.0%로 크게 높아졌다.

여기에 정부가 갚아야 할 비영리 공공기관 채무를 포함한 일반정부부채(D2), 공기업 빚까지 더한 부채규모(D3)로 가면 눈덩이처럼 커진다. D3는 2019년 말 기준으로 1132조6000억 원이다. 코로나19 충격이 닥친 작년에 부채는 더 늘어났을 공산이 크다.

정부는 D1만으로 아직 우리나라 재정건전성이 양호하다고 강변한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부채 급증을 경고하고 있다. GDP 대비 일반정부부채(D2) 비율이 올해 53.2%에서 2026년 69.7%까지 높아지고, 이는 주요국에서 가장 큰 증가폭이라는 것이다. 한국 재정건전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이고 보면, 결국 국제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 계산에서 빠지는 공기업 부채도 결국 숨어있는 나랏빚이다. 단적인 예로 석유공사의 작년말 부채가 18조6500억 원으로 자산을 초과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공기업 파산은 없을 것이고 회생시키려면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 고스란히 국민 부담이다.

KDI는 공기업 부채도 국가채무로 간주해 관리할 것과,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해 채권 발행에 위험연동 보증수수료를 부과하면서 은행처럼 자본규제를 가하는 등의 재무건전성 방안을 제시했다. 정부가 공기업에 무리한 사업을 떠맡기지 못하게 하고, 사업에 실패하더라도 국민과 정부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법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재정건전성에 문제없다고만 할 게 아니라 급증하는 공기업 부채의 심각성부터 깨닫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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