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로] 메타버스(Metaverse)와 금융이해력

입력 2021-04-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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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40대 직장인 B씨는 최근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중 하나인 로제의 솔로곡을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8090음악만을 주로 듣던 그가 로제의 뮤직비디오를 찾아보는가 하면, 관련 기사를 검색하는 모습이 재미있기도 하고 이유가 궁금하기도 했다. 어느 날은 B씨의 가족 단체 대화방에 ‘제페토를 아느냐’는 질문을 중학생 아이에게 물어보았다고도 한다. 평소와 다른 B씨의 이런 변화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지난해 9월 블랙핑크는 가상공간의 플랫폼인 ‘제페토’에서 팬사인회를 열었다. 오프라인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전세계 팬 5천만명이 모여, 블랙핑크의 캐릭터와 사진을 찍고 사인도 받으며 공연을 즐겼다. 이용자 2억 명의 ‘제페토’는 국내 대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네이버에서 운영하고 있다. 메타버스란 ‘가상·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사라진 3차원(3D) 가상세계를 말한다. 2000년대 초반 싸이월드와 유사하나 훨씬 더 발전된 형태로, 가상과 현실이 상호 작용하며 그 안에서 사회·경제·문화 활동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거래까지 이루어지는 세상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 중심으로 현실세계에서 표출하기 어려운 다양한 활동을 메타버스를 활용하여 자유롭게 펼치고 있는 것이다.

직접 경험하지 않은 기성세대에게 다소 낯설고 생소한 개념의 메타버스가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미국의 모바일 게임업체 ‘로블록스’가 뉴욕증시 상장 흥행에 성공하면서, 메타버스 기업과 관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게 되었다. B씨의 경우도 투자를 위해 메타버스 관련 기업의 정보를 찾아보던 중 제페토를 알게 되었고, 여기에 빅히트·YG·JYP 등의 엔터테인먼트사가 170억원을 투자한 내용 등을 접하게 되면서 소속 아이돌 그룹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이렇듯 코로나 19와 저금리 시대가 맞물려 투자의 판이 변화하고, 코스피 3000시대를 개막하며 차세대 경제를 주도할 산업과 우량 자산을 찾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바쁘다.

지난달 29일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금융이해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평균을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미 있는 것은 2년전 같은 조사 때보다 총점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이 역시 지난해 전 세계 증시가 크게 오르면서 재테크에 대한 높은 관심이 금융이해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상품의 구조가 점점 복잡해지고 원금을 보장하지 않는 상품도 늘어나게 되면서, 금융상품 가입 시 금융회사는 제대로 설명하고 금융소비자는 충분히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불완전판매 예방을 강화하고자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지난달 25일 시행되기도 하였다.

많은 MZ세대들이 가상의 세계 안에서 왜 열광하고 있는지,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선뜻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금융도 마찬가지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스스로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주변 소문에 현혹되어 낭패를 보거나, 투자 성공담에 동참하기 점점 어려워 질 것이다. 우리는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넘나들며 지내고 있을 만큼 변화와 혁신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 만큼 복잡해진 금융환경을 이해하고 적응하기 위해서 전문가들은 소비자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고, 투자자 역시 자신이 투자하고자 하는 자산에 대해 깊이 공부하고 꾸준히 관심을 갖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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