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기술 없어" vs "기술 유출 우려" 매그나칩 매각 향방 논란

입력 2021-04-10 08:00

국내 시스템반도체 기업 매그나칩반도체가 중국계 사모펀드(PEF)에 매각을 결정한 가운데, 매각 과정에서 '국가핵심기술' 보유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외국 자본과 인수합병(M&A) 계약을 맺기 위해선 승인을 받아야 한다. 회사 측은 보유기술이 국가핵심기술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정치권과 노조 등에선 기술 유출 우려가 제기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매그나칩반도체 "국가핵심기술 이전 의도 없어"

▲매그나칩반도체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매각 관련 질의응답서 (사진출처=매그나칩반도체 공시 문서 캡처)
▲매그나칩반도체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매각 관련 질의응답서 (사진출처=매그나칩반도체 공시 문서 캡처)

9일 업계에 따르면 매그나칩반도체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개한 매각 관련 질의응답 문서(FAQ)에서 “매각 거래에 한국 정부의 어떠한 승인도 필요하지 않다고 믿지만, 정부 당국에서 관련한 질의를 하면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매각 거래와 관련한 국가 핵심기술(National Core Technology) 유출 우려에 대해서도 거래 대상자인 와이즈로드캐피털을 언급하며 “인수 대상자는 자사가 보유한 어떠한 국가 핵심기술도 한국 이외 지역으로 이전하려는 의도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국내 사무소와 생산시설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기존 태도에, 자사가 보유한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덧붙인 것이다.

하이디스 전철 밟을까? 매그나칩 매각 두고 '옥신각신'

▲매그나칩반도체 노조는 8일 경북 구미에서 중국 매각 결사반대 집회를 열었다.  (사진제공=매그나칩반도체 노동조합)
▲매그나칩반도체 노조는 8일 경북 구미에서 중국 매각 결사반대 집회를 열었다. (사진제공=매그나칩반도체 노동조합)

국가핵심기술은 기술ㆍ경제적 가치가 높아 해외로 유출될 경우 국가안보와 경제발전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외국과 인수ㆍ합병(M&A) 계약 체결 시 별도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매그나칩반도체는 반도체 기업이지만,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비롯한 각종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만큼 디스플레이 관련 기술이 쟁점이다.

현재 디스플레이 국가핵심기술은 8세대급(2200x2500㎜) 이상 TFT-LCD 패널 설계ㆍ공정ㆍ제조ㆍ구동기술과 AMOLED 패널 설계·공정·제조 기술 총 2가지다.

이 부분에서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도 갈린다. 현재 국가핵심기술 기준으론 매그나칩반도체 매각에 제동을 걸 수 없다는 의견과 디스플레이 원천기술 유출 우려를 고려하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매각을 저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혼재돼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그나칩반도체가 보유한 기술은 대부분 중국 경쟁사들도 상당수 구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계 관계자는 "국가핵심기술 명단에서 OLED '구동'은 빠져있어서 오히려 LCD 기술 쪽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으로 안다"라고 했다.

다만 정치권과 노조에선 반대 목소리가 거세다. 매그나칩반도체 노동조합은 지난달 말부터 중국 자본 매각 저지를 위한 청와대 국민청원을 시작해 현재까지 3만여 명 가까운 동의를 모았다. 전일엔 회사가 있는 경북 구미에서 매각 결사반대 집회도 열었다. 구자근 국민의힘(구미 갑) 등 지역 국회의원들도 뜻을 모아 매각 반대 의견을 담은 성명서를 냈다.

매그나칩노조 임상택 위원장은 "이번 매각이 '제2의 하이디스 사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하이디스 사태 당시 2000명에 이르는 노동자들이 해고됐고, 한국과 중국의 10년 이상의 (LCD) 사업 격차가 단숨에 좁혀지는 결과를 가져왔다"라고 강조했다.

정부도 '고심'…"고시 개정ㆍ포괄 해석 가능성도"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주도하에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등 산하기관의 당연직 위원을 비롯한 산학연 인사 10명 이상이 모여 전문위원회를 열고, 의견을 모으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매그나칩반도칩 측은 기술 판정을 위한 자료 제출을 하지 않은 상태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한은 없고, 보유기관이 준비됐을 때 하면 된다"라며 "서류 제출이 강제 사항인 건 아니지만, 인수합병 자체가 위법이 될 수 있는 만큼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하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만일 정부가 매그나칩반도체가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했다고 판단하면, 인수합병 심의를 위한 별도의 산업기술보호위원회가 열리게 된다. 이 위원회는 당연직과 민간위원을 합쳐 25인 이내로 꾸려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만일 정부에서 매각 저지 의중을 굳힌다면, (국가핵심기술) 고시를 개정하거나 더 포괄적으로 해석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라고 귀띔했다.

일례로 2019년 초고압 전력케이블 제조기술을 가진 대한전선의 중국 매각설이 돌자, 정부는 500킬로볼트(㎸)급 이상 전력케이블 설계·제조기술 등 7개 기술을 국가 핵심 기술로 신규 지정해 사실상 매각을 저지한 바 있다. 결국, 지난달 말 대한전선은 국내기업인 호반 그룹에 인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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