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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랫층은 입주권 받는데 엿새 차로 '현금청산' 날벼락

입력 2021-04-06 05:00

본 기사는 (2021-04-05 18:00)에 Channel5을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빌라 매입 시기 따라 누구는 '새 아파트', 누구는 '현금청산'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 곳곳서 '잡음'

서울 도봉구 창동 '에이스홈타운' 빌라에선 엿새 차이로 위아랫집 운명이 갈렸다. 이 빌라에선 2월 3일 4층 집이, 9일엔 5층 집이 매매됐다. 계약일은 일주일도 차이가 나지 않지만 두 빌라 소유주가 마주할 운명은 크게 갈린다. 창동 일대가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4층 소유주는 새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지만 5층 소유주는 현금보상만 받고 새 집을 알아봐야 할 판이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가 발표되면서 지역 부동산시장에서 희비가 엇갈린다. 매수를 서둘렀던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지만 계약이 늦은 이들은 현금청산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국토부 '투기 막겠다" 2월 4일 이후 부동산 매입시 현금청산 원칙
주민들 '의견 묻지 않고 공모 절차" "재산권 침해" 반발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1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1차 후보지 21곳을 발표했다. 공공주택 복합사업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기업 주도로 도심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저층ㆍ노후 주거지를 고밀 개발해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을 말한다. 2ㆍ4 공급 대책 핵심 중 하나로 2025년까지 19만6000가구 규모 사업지를 확보하는 게 국토부 목표다. 국토부는 1차 후보지에서만 2만5000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고 추산한다.

국토부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카드를 꺼내들면서 참여 유인책과 투기 예방책을 함께 발표했다. 기존 토지주에겐 아파트 입주권은 물론 민간사업 대비 10~30%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보장해주기로 했다. 공공 주도 개발에 따른 우려와 거부감을 불식하고 사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반대로 대책 발표일인 2월 4일 이후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에서 부동산을 매수한 토지주는 입주권을 주지 않고 현금청산으로 갈음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이 개발 호재로 인식, 투기성 수요가 유입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였다.

현금청산 원칙이 알려지자 단독주택ㆍ빌라 매매시장은 크게 술렁였다. 현금청산 가격은 감정평가를 통해 책정하는데 통상 시세보다 낮게 매겨지기 때문이다. 2월 4일 이후 산 집이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에 포함되면 손해를 보고 집을 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토지주들은 현금청산을 당하더라도 개발 이후 가치를 반영한 가격으로 보상받고 싶을 텐데 현행 법규론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부 투자자와 실수요자는 매수를 이어나갔다. 이투데이가 2월 4일부터 이달 2일까지 국토부에 신고된 단독주택ㆍ다가구ㆍ다세대ㆍ연립주택 실거래 신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1차 후보지에선 16가구가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일 이후 거래된 주택은 아직 신고 기한이 지나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실제 거래량은 이보다 많을 가능성이 크다.

현금청산 방침이 발표된 후부터 일각에선 재산권 침해 논란이 일었다. 일부 공인중개사무소에선 분쟁 소지를 우려해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 물건 중개를 거부하기도 했다.

1차 후보지서만 16명 이상 현금청산
6월까지 후보지 세 차례 더 발표 예정… 논란 거세질 듯

더욱이 공공주택 복합사업 공모 절차가 직접 주민에게 의견을 받지 않고 국토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협의를 통해서만 이뤄지면서 재산권 침해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국토부는 공공주택 복합사업은 주민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어야 확정되는 만큼 재산권 침해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금청산 논란은 앞으로 더 확대될 공산이 크다. 국토부는 6월까지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를 세 차례 더 발표할 예정인데 2월 4일과 시차가 커지는 만큼 현금청산 위험성에 노출되는 주택 역시 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금청산을 둘러싼 갈등이 가라앉지 않으면 공공주택 복합사업을 활성화하는 데도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고 교수는 "현금청산을 당하는 주택이 많아지면 사업 동의율을 채우는 데 장애 요인이 될 것"이라며 "정부가 후보지를 많이 선정한다 해도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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