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내년에는 나아질까

입력 2021-04-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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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내년에는 나아질 수 있을까요”

얼마 전 만난 항공사 관계자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는 “작년에도 내년에는 나아질 거라고들 말했는데 올해도 변한 게 없다”라면서 “내년에도 ‘내년엔 나아질 것’이라 말하게 되는 건 아닐까 걱정스럽다”고 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됐으니 정말로 내년에는 상황이 나아지지 않겠냐는 말에도 표정이 밝아지지 않았다. 항공사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위로를 건네지만, 희망 담긴 대답은 드물다.

다른 항공사 관계자는 “휴직을 하는 동안 내일배움카드로 직업 교육을 받았는데 각 항공사의 직종별 직원들이 다 모였다”라면서 “평소에 만날 일 없던 승무원과 정비사, 지상직 직원이 코로나 덕분에 만나게 되더라”고 ‘웃픈’ 이야기를 들려줬다.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의 고통이 길어지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부터 매월 내놓는 항공 관련 통계를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대신 2년 전인 2019년과 비교하기 시작했다. 이미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지난해와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서다.

과거 항공업계에 타격을 줬던 메르스(MERSㆍ중동호흡기증후군),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는 몇 달 만에 회복되면서 해를 넘기지 않았다. 반면 코로나19는 언제쯤 끝이 날지 모른다. 전문가들은 2024년은 돼야 2019년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거라 말한다.

항공사들이, 업계 종사자들이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자신하기 어렵다. 국내선 확대, 관광비행과 같은 고육책은 적자를 줄이는 정도에 불과하다. 일부 항공사들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금 확충을 고려해 전환사채와 신주 발행 한도를 늘리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작년에는 유상증자에 성공해 자금을 마련했지만, 올해에는 유상증자를 한다 해도 시장이나 투자자가 응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에 기댈 수밖에 없다. 지난달 초 정부가 항공업계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아쉬운 부분이 많다. 지원 조건이 까다롭고 규모도 해외보다 작다. 항공산업은 네트워크와 인프라가 중요한 특성상 한 번 무너지면 회복이 어렵다. 지금은 어려워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줄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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