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지금]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사회적 노력

입력 2021-03-3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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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계 증오범죄 대응, 한·일이 손잡는다면

3월 25일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무사히 시작됐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25, 26일에 성화가 세 번이나 꺼졌다. 첫 번째는 출발식 때였고 나머지 두 번은 주자가 달리는 도중에 꺼졌다. 어느 주자는 성화가 꺼진 것도 모른 채 1구간을 달리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일본 언론들은 과거 성화가 꺼진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일본인들의 불안감을 달래기도 했다.

25, 26일 후쿠시마현에서는 초속 10m의 강풍이 불었다. 그리고 상당히 많은 관중이 성화 봉송을 직접 보려고 도로변에 나왔다.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염 우려가 있었다. 이에 미국 NBC방송은 “감염 우려가 있는 성화 봉송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원전사고가 있던 후쿠시마에서 성화 봉송을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가 일본의 위선을 보여주고 있다”는 등 매우 강하게 일본의 태도를 비판했다. NBC방송은 올림픽의 최대 중계권자이니 영향력이 있다.

이런 상황이므로 많은 일본인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하지 않을까 걱정한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3월 21일 두 달 반 만에 도쿄와 주변 3개 현에 발령한 긴급사태 선언을 해제했다. 밤 8시까지였던 음식점 영업시간 제한을 밤 9시로 완화했고 수용 불가였던 스포츠 경기나 이벤트에서의 관중 수용을 최대 5000명까지, 혹은 최대수용인원의 50%까지로 허용했다.

긴급사태 기간 음식점 운영시간이 밤 8시까지였다는 점은 한국보다 엄격했다. 그러나 이벤트 등의 관중 인원 제한조치는 일본 측이 한국보다 훨씬 느슨하다. 50%까지 입장 가능하다는 수준은 한국에서는 방역 1단계에 해당한다. 한국에서는 현재 대부분 지역이 방역 2단계로 관중들의 입장은 10% 이내만 허용된다. 일본은 도쿄올림픽 때문에 관중 제한을 되도록 푸는 실험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월 8일 발령된 긴급사태선언으로 상당히 줄어들었다. 그러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3월 8일 600명으로 상당히 줄어들고 나서 스가 총리가 긴급사태를 해제한 뒤인 24일에는 1900명을 돌파하고 27일과 28일은 2000명을 넘었다.

이대로 가면 4월에 세 번째 긴급사태 선언을 발령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일본 의료전문가들은 4차 대유행이 온다고 경고하고 있다. 1월 8일 두 번째 긴급사태를 선언했을 때 일본은 3차 대유행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특히 3월 말부터는 벚꽃을 구경하는 계절이라 사람들의 나들이가 많아서 감염이 확산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최근 일본 일부 언론들은 좋지 않은 한일관계를 개선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 농심 창업자 신춘호 회장의 장례식 소식이 일본에서 보도가 되었는데, 그는 롯데그룹 창업자 고(故) 신격호 전 회장의 동생이다. 일본에서 신격호는 매우 유명해서 동생에 관한 보도도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들은 신춘호 회장을 ‘라면왕’이라 부르면서 그의 업적을 치켜세웠다.

일본에서 매운 라면이라면 ‘신라면’이 대표 격이다. 신라면은 아주 매운 것도 아니므로 일본에서 굉장한 인기상품이다. 신라면의 이름은 신춘호의 ‘신’자를 딴 이름이었다는 것을 이번에 일본인들이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매울 ‘신’(辛)자는 일본어로도 ‘신’이라고 발음한다. 한일 간에 통하는 발음인 것이다. 일본에서 한국인 기업가의 장례 소식이 뉴스가 되는 것은 드문 일인데 롯데와 농심의 형제가 만들어낸 한일 간의 우호 관계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요새 미국에서 일어나는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가 일본에서도 관심이다.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의 대상이 된 일본인들도 상당한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한·중·일을 중심으로 아시아계가 하나가 돼 미국 내에서의 증오범죄에 대처하기 시작했다는 뉴스가 많이 보도되고 있다. 제3국으로 가면 한국인과 일본인은 ‘위안부’ 문제를 빼고 사이가 좋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의 각성이 필요하고 극우파가 반성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내 증오 범죄 때문에 일본으로 귀국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화제가 됐다. 미국 명문 구단 뉴욕 양키스의 간판으로 올해 자유계약선수(FA)가 되어서 다른 구단으로부터 많은 러브콜을 받은 다나카 마사히로 투수가 일본으로 귀국한 ‘사건’이 그것이다. 귀국 후 언론 인터뷰에서 다나카 선수는 일본으로 돌아간 최대의 이유로 미국의 증오범죄를 들었다. 자녀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1년 전쯤부터 아이가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많은 욕설을 들었다고 한다. 아이의 신변에 위협을 느낀 다나카 선수의 부인이 제안해서 가족이 의논한 결과 다나카는 고액의 FA 계약금을 포기하고 일본 친정 구단으로 복귀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일본 사원에서는 최근 방화와 구조물 훼손 사건도 일어났다.

미국에서의 증오범죄에 한국과 일본이 협력해 대처하면서 양국 관계가 좋아지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뜻이 있는 사람들이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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