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공급 비상? 상반기 도입분 890만명인데 1200만 접종 가능할까

입력 2021-03-16 16:48 수정 2021-03-1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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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 논란' AZ 백신, 유럽의약품청서 접종 중단 결과 발표 시 국내 접종도 차질 우려

(자료제공=질병관리청)
(자료제공=질병관리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면역 형성을 위한 정부의 2분기 백신 접종 계획이 구체화됐지만, 백신 공급 물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16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백신 접종 목표는 총 1200만 명이다. 정부는 이달 넷째 주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의 65세 이상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 37만7000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규모 접종에 나서기로 했다.

지금까지 정부가 구매계약을 체결한 백신 물량은 개별 제약사와 코백스 퍼실리티를 합쳐 총 7900만 명분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도입된 물량은 84만5000만 명분으로, 계약 물량의 1%에 불과하다.

정부는 6월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455만 명분, 화이자 백신 350만 명분을 포함해 총 890만 명분의 백신이 도입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1200만 명에게 접종하기에는 약 310만 명분이 부족한 셈이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이후 뇌 혈전이 발생했다는 사례가 보고되면서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각국에서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하고 18일로 예정된 유럽의약품청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가운데 접종 중단 사태가 올 경우 국내 접종도 차질이 우려된다.

300만 명분 모자란 AZ 백신…2차분 당겨 쓰기로

코로나19 예방접종 2분기 시행계획을 살펴보면 대상자의 67%에 달하는 770만 4400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게 된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 1000만 명분 도입 계약을 체결, 2월 초도 물량 78만 7000명 분이 들어왔다. 5~6월 350만 명분이 추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코백스에서 4~5월 70만 5000만 명 분을 공급한다. 모두 합치면 약 500만 명분으로, 이미 접종된 물량을 제외하면 부족분은 300만 명분에 달한다.

국내에 공급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공장에서 전량 생산된다. 하지만, 위탁생산(CMO)이기 때문에 아무리 많은 양의 백신을 만들어도 국내 공급 시기와 물량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의사에 달려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안동공장에서는 전 세계에 보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생산한다"며 "국내 공급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와 질병관리청의 협의에 따라 납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정부는 2차 접종을 위해 비축 물량을 1차 접종에 미리 사용하는 것으로 방침을 변경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차 접종 후 3개월 안에 2차 접종을 마쳐야 하는데, 비축분으로 우선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1차 접종을 한후 추후 확정 물량으로 2차 접종에 활용하겠단 계획이다.

화이자 백신은 이달 중 50만 명분, 4~6월 300만 명분이 도입될 예정이다. 노인시설 입소자와 75세 이상 고령자는 이 백신을 맞는다. 대상자는 약 380만 명으로, 아스트라제네카에 비하면 덜하지만 역시 물량이 충분치 않다. 특히 접종 간격이 3주일로 짧아 비축분을 미리 사용하면 자칫 2차 접종이 불가능할 수 있다.

정부는 얀센과 모더나, 노바백스 백신 도입 시기를 2분기로 잡았지만, 아직 확정된 계획은 없다. 이들 백신의 계약 물량은 총 4600만 명분으로, 전체 계약 물량의 50%를 넘는다.

▲서울대학교병원 코로나19백신 자체접종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서울대병원에서 열렸다.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대학교병원 코로나19백신 자체접종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서울대병원에서 열렸다.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전문가들 "2회 접종해야 하지만 급하면 1회라도 접종해야"

우리나라가 도입하는 코로나19 백신은 얀센이 개발한 제품을 제외하면 모두 두 번 접종해야 효과가 보장된다. 정부가 2차 접종 비축분을 1차 접종에 쓸 경우 반드시 백신의 추가 공급이 적시에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 일부 접종자는 상당한 기간을 1회 접종 상태로 대기하게 될 수 있다.

백신을 1회만 접종했다고 해서 코로나19 예방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회 접종으로 76%의 보호 효과가 석 달간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화이자 백신은 3주간 90%의 효과가 유지된다. 문제는 장기적인 예방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단 점이다.

전문가들은 최악의 상황에는 1회 접종만이라도 추진하는 것이 접종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의 생활에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예방 효과가 형성되는 쪽을 택해야 한다는 의미다.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 학술위원장(감염내과 전문의)은 "허가 사항대로 접종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2차 접종이 늦어지더라도 효과는 크게 감소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1회 접종이라도 우선 진행하는 방안은 백신이 부족한 상황에서 고려할 만한 선택지"라고 설명했다.

방지환 서울보라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의 하향조정도 늦어진다는 뜻"이라며 "최대한 많은 사람을 접종하는 쪽이 도움이 된다면 신중한 검토를 거쳐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1회 접종의 유효성은 백신 개발 방식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백신이 개발된 지 6개월도 되지 않은 만큼 추가적인 연구 결과는 필요하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임상 결과를 보면 접종 간격을 3개월로 하는 것이 예방효과 측면에서 가장 좋고, 얀센과 동일한 바이러스 벡터 방식 백신이란 점을 고려하면 1회 접종도 충분히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우리나라가 11월 집단면역 목표를 달성하려면 백신의 적시 공급과 접종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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