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익명의 아버지들에게 바치는 신경숙의 찬란한 헌사

입력 2021-03-1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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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지음/ 창비 펴냄/ 1만4000원

소설가 신경숙의 신작 장편소설 '아버지에게 갔었어'가 출간됐다. 단행본으로는 8년 만이고 장편으로는 11년 만에 출간하는, 작가의 여덟번째 장편소설이다.

책은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매거진 창비'에서 연재한 작품을 공들여 수정·보완한 작품이다. 이번 소설은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상실을 통해 비로소 아버지라는 한 사람에게 가닿게 되는 과정을 절절하게 그려낸 이야기를 담는다. 작가의 작가적 인생을 한 차원 새롭게 여는 작품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삶과 세상에 대한 무르익은 통찰과 철학, 그리고 가족을 향한 연민에서 비롯된 깊은 사유를 응축해내면서 가족의 나이 듦을 처음 바라보게 된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시리고도 찬란하게 펼쳐놓는다.

한국소설에서 그간 비어 있던 '아버지'의 자리를 여성작가의 시각으로 새로이 써냈다. 아버지가 한국전쟁부터 돈을 벌기 위해 갔던 서울에서 목도한 4·19혁명, 80년대 소몰이 시위와 함께 또 한 명의 아버지인 '큰오빠'가 겪은 80~90년대 중동 이주노동까지, 그 자체로 근 70년의 한국 현대사가 한 인물에게 고스란히 담겼다. 가족의 삶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며, 아픈 역사 속에 내던져진 인간 내면의 깊이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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