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는 누가 책임지나…방송가, ‘학폭’ 솎아내도 속수무책

입력 2021-03-1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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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비즈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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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학폭 후폭풍’이 거세다.

20대 라이징스타로 주목받는 배우 조병규, 박혜수, 지수 등 학창 시절 동급생을 괴롭혔다는 주장이 불거지며 논란에 휘말렸다.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이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에 타격이 그대로 전해지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방송가는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을 솎아내느라 분주하다.

가장 피해가 큰 작품은 KBS 2TV ‘달이 뜨는 강’이다. 남자주인공 온달 역의 지수가 학폭 논란으로 드라마에서 하차를 결정했다. 그러나 ‘달이 뜨는 강’은 사전제작 드라마로 95% 분량의 촬영을 마친 상태였다. 결국 배우 나인우가 지수가 맡았던 온달 역에 캐스팅 돼 현재 재촬영 중이다. 배우 윤주만, 왕빛나, 이지훈 등은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 출연료를 받지 않고 다시 촬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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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새 금토드라마 ‘모범택시’ 또한 주연 배우인 에이프릴 이나은이 전 멤버 이현주를 따돌렸다는 의혹에 휘말려 결국 하차 수순을 밟게 됐다. 아직 방영 전인 드라마는 배우 표예진을 새롭게 섭외해 이나은 출연 분량 전체를 재촬영하게 됐다.

KBS 2TV 새 금요드라마 ‘디어엠’ 또한 난처한 상황이다.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박혜수의 출연을 반대하는 시청자 여론이 강력하기 때문이다. KBS 시청자권익센터 홈페이지에는 박혜수의 하차를 청원하는 글이 올라와 4000명 이상이 동의를 했다. 100% 사전제작 드라마인 ‘디어엠’은 여론을 고려해 박혜수를 하차시킬 경우, 출연 분량을 모두 들어내고 새롭게 촬영을 진행해야 될 상황이다. 현재 편성을 연기하며 급한 불은 끄고 있지만, 방송이 언제 될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한 방송 관계자는 “출연진이 일단 학폭 논란이 뜨면 이에 대해 인정을 하고 하차를 하게 되는 경우가 차라리 낫다”며 “학폭은 시시비비를 가리기 힘들기 때문에, 계속해서 피해를 주장한 피해자와 배우의 공방이 계속될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제작사와 방송사가 입게 된다. 언제까지 편성을 미룰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출연 배우에게 하차를 강요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KBS)
(사진제공=KBS)

논란을 인정하고 하차하게 될 시에도 드라마 전체가 침몰할 위기에 처한다. 제작사의 금전적 손실과 스태프의 손해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출연한 배우들은 느닷없이 공백기를 가져야 하고, 스태프들은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또 재촬영을 할 경우 제작비는 배로 들고, 스태프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재촬영에 임하며 수고로움을 더해야 한다.

결국 방송가는 출연진에 대한 사전 검증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미리 제거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래서 출연진에 대한 ‘자체 조사’를 벌이기도 한다.

한 관계자는 “사전 인터뷰를 통해 논란이 될 만한 일을 저질렀는지 확인은 하고 있다. 그러나 제작진이 경찰이나 수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과거사를 낱낱이 파헤칠 수도 없고, 권한 또한 없다”며 “소속사의 말이나 본인 양심에 맡기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출연진의 개인적 사유로 인해 작품에 피해를 줄 경우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조항이 출연 계약서에 쓰여 있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방송사, 제작사마다 계약 조항이 다르지만, 만약 계약서에 책임 조항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실제 손해 배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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