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권력’ 의결권 자문사]⑤류영재 서스틴베스트 “이해관계자와 동반성장하는 자문시장 필요해”

입력 2021-03-0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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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03-09 16: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가 서울 성동구 서스틴베스트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자료 이투데이)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가 서울 성동구 서스틴베스트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자료 이투데이)
“몸에 좋은 약은 입이 쓰다. 자문은 기업을 건강하게 하는 힘이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는 이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전통적인 주주이익 위주의 의안 분석에서 이해관계자들과 동반성장하는 방향으로 의안 분석이 발전해 나가야 한다”며 “의결권 자문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어느 정도 규율하는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 등도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국내 기업들의 주주총회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상정 안건의 대부분이 대주주 측의 입김에 좌우되던 예전과 다르다. 이제는 주주들이 사안마다 실질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칼자루를 쥐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한 표의 무게가 달라진 것.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힘입어 ‘의결권 자문사’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의결권 자문사의 핵심, 공정성과 독립성

류영재 대표는 의결권 자문 시장에 필요한 핵심에 ‘공정성’과 ‘독립성’을 꼽았다. 물론 최종 의사결정은 전체 주주들의 결정에 달렸지만, 의결권 자문사가 자본시장의 중요한 안건을 다루는 만큼, 공정한 판단 근거를 제공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류 대표는 “시장에선 의결권 자문사에 대해 독립성을 우려한다는 걸 안다. 당사를 제외한 국내 의결권 자문사 지배구조를 보면, 주주나 사원기관이 상장기업이거나 증권유관기관, 상장사 관련 기관 등으로 되어 있다 보니 의결권 자문사에 대해 독립성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류 대표는 자문시장 역시 어느 정도의 규제가 필요하고 동의했다. 그동안 시장에선 자문사 역시 이윤을 추구하는 기관이기에 그들과 이해관계가 있는 기업에 유리한 의결권 자문을 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책임투자 기관들이 주로 고객의 필요에 따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그동안 발전해왔다면 이제는 시장 우려를 해소하고, 이해관계자 간의 신뢰성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류 대표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으로 인해 점차 주주권행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일정 부분 자격요건 및 그에 근거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금융위 등 소관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전문성과 독립성에 관한 일정 요건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문사들 역시 지배구조와 사업구조뿐만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면서 “의안 분석 과정에서 팩트 체크가 잘못되거나 사적 의도가 반영된다면 그에 대한 책임도 당연히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종 국내 의결사 역량 키워야”

그는 ISS 등 해외 자문사와 경쟁할 수 있는 국내 의결권 자문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시장의 섬세한 맥락까지 읽어내는 국내 의결권 자문사만이 밀도 있는 의안 분석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최대 자문사로 꼽히는 ISS도 2~3명의 인력에 인턴들을 단기 고용하면서1000여개 한국 기업을 맡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국내 자문 시장을 육성하지 않으면, 피상적인 분석과 국내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는 해외 자문사들에 휘둘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류 대표는 “ISS, 글래스 루이스 등은 인원에 비해 정말 많은 안건을 처리해야 한다. 물리적으로도 심도 있는 분석을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한국 실정을 너무 모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스틴베스트의 경우,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연구원 인원수에 맞춰 의안을 제한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적어도 한국 기업들의 의안분석은 국내 자문사가 맡아 해외 기관투자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국 자문 시장 경쟁력도 향상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의안 분석의 질적 향상을 위해선 자문료 현실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자문을 하려면 지배구조, 재무 전문가뿐 아니라 산업, 법률 전문가도 필요하다. 보수 체계를 현실화해 다양한 인력 풀을 토대로 자문사들이 경쟁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전문가들 역시 국내 자문사들이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한국 기업의 주요 의사 결정에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국내 자문사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는 “1건 분석에 불과 15만 원 내외의 저가 수주가 보편화 되어 있다”며 “독립적인 민간기업이 수행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다. 의안 분석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 단가의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배주주 오너만이 아니라 종업원, 협력업체, 소비자, 비지배주주 등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이익까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 이익을 주장하는 ESG 경영은 포스트 코로나 이후 더욱 강화될 것이다.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격언처럼 기업을 건강하게 만드는 자문으로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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