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로] ‘착한 기업’이 대접받는 사회

입력 2021-02-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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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NH농협은행 WM사업부 All100자문센터장

“행복하게 함께 오래오래 살았습니다.”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 속 이야기는 보통 이렇게 끝이 났던 것 같다. 착한 주인공이 역경을 이겨내고 마침내 해피엔딩을 이루면, 읽는 내내 가슴 조렸던 어린 마음이 그제야 평온해지곤 했다. 우리는 착하게 살면 행복하고, 권선징악과 정의로움이 살아있는 사회가 정답이라고 믿으며 자랐다. 한때 산업사회에서 ‘착하다’의 의미는 다소 평가절하 되어, 수단이나 융통성이 부족해 이익이 따르지 않는 어리석은 행위로 취급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최근에 ‘착한 소비’, ‘착한 임대인’, ‘착한 선결제’ 등 ‘착하다’는 표현은 공익적이거나 때로는 서민지향적인 의미를 담으며 공공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식어로 대표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 핵심 키워드로 ‘ESG’가 급부상하였다. ESG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말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경영에 고려해야 할 비재무적 요소를 말한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위기가 초래되자 환경 문제 등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이 강하게 대두되었고, ESG 관점에서 경영을 관리하지 않으면 기업의 존속과 발전이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ESG는 본격적으로 세계적인 트렌드가 됐다.

기업은 앞다퉈 사회적·윤리적 가치를 경영에 반영하고(ESG경영), 이를 전담 관리할 조직을 신설하여(ESG조직) 이른바 ‘착한 기업’임을 표방하고 있다.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들도 ESG 요소를 고려한 투자원칙을 세우고 ESG 성과를 내는 ‘착한 기업’에 투자 비중을 확대하겠다(ESG투자)고 발표하고 있다. 국민연금도 2022년까지 ESG 투자를 전체 기금자산의 절반 수준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는 듯 개인투자자들의 ESG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ESG 등급이 높은 기업들의 주가도 시장 대비 초과 성과를 달성하고 있어, 관련 투자를 묻는 고객이나 지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ESG 투자는 ‘착한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주고, 투자자에게는 양호한 투자성과를 기대할 수 있게 하므로 앞으로도 관심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국내에선 초기 단계로 개인이 투자할 만한 ESG 관련 투자 상품군이 다양하지는 않다. 또한 다수의 일반인에게 ESG는 명확하지 않은 개념이거나 심지어 낯설기도 하여 투자를 시작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경우 전문가들이 운용하는 펀드나 ETF 등을 통해 ESG 관점의 투자에 관심을 가져보자. ESG는 이미 기업과 투자, 자본 흐름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으므로, 앞으로도 투자는 확대되고 유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서 상장법인의 ESG정보공개 활성화를 위해 ‘ESG정보공개 가이던스’를 제정하고, ESG의 개념과 최근 동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교육·홍보용 동영상을 제작한다고 하니 관심을 가져도 좋겠다.

산업사회로의 발전과정에서 환경파괴라는 희생이 있었다면, 이제 △기업은 ‘착한 경영’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투자자는 ‘착한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잘 검증하며 △국가는 ‘착한 기업’을 우대하는 정책을 통해 모든 경제 주체가 윈윈하는 선순환이 이루어 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것이 정의로움이 살아있는 사회에서 모두가 행복하게 함께 오래오래 살아 갈 수 있는 해피엔딩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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