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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의 습격]공깃밥보다 더 비싼 '즉석밥'...또 오르나?

입력 2021-01-21 18:00 수정 2021-01-21 18:40

원자재 상승으로 두부ㆍ라면ㆍ빵 등 가공식품 도미노 인상 가능성…올 하반기에 본격 오를듯

코로나발 글로벌 곡물가격 상승으로 인해 국내 가공식품도 가격 인상 움직임이 시작됐다.

99%를 수입에 의존하는 밀 가격 폭등으로 빵, 라면, 과자 등 밀가루를 원료로 하는 제품의 원가 부담이 커졌다. 대두 가격 상승으로 두부 제품 가격이 이미 올랐고, 사료용 곡물가격의 가파른 상승으로 육류 가격 인상도 예고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연초까지 이어진 신선식품 가격 인상에 가공식품과 육류까지 인상대열에 합류할 경우 가계의 엥겔지수가 높아질 것은 불보듯 뻔하다.

21일 미국 소맥협회에 따르면 최근 국제 밀 선물 가격이 2014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밀 자급도가 낮은 국내 식품물가 인상 우려가 고개를 드는 이유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밀 수요는 연간 215만 톤(최근 5년 평균)이지만 국내 생산량은 3만 톤 수준으로 자급률은 1% 대에 그친다. 반면 1인당 밀 소비량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가 가공식품의 본격적인 가격 인상 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메르스, 신종 플루 등 역병이 유행했을 당시 식료품 물가 상승시기를 보면 대체로 곡물가격이 상승세로 전환된 뒤 9개월~1년 후였던 점을 감안한 전망이다.

실제 2011년 2차 애그플레이션(곡물 가격 상승으로 일반 물가가 동반 상승하는 현상) 파동 이듬해인 2012년 대부분의 식품 기업들이 가격을 인상했다. 맥도날드, 롯데리아 등이 원재료비 상승을 이유로 줄줄이 햄버거 가격을 올렸고, CJ제일제당은 출시 10년 만에 즉석밥 '햇반' 가격을 인상했다. 라면, 참치캔, 맥주 등도 인상 품목에 이름을 올렸다.

김정섭 신영증권 연구원은 “농심 신라면, 오뚜기 진라면 등 각 라면 대표 상품들의 경우 가격 인상에 민감한 품목들이다 보니 소비자 저항을 고려해 인상률이 대체로 높진 않다”라면서도 “'신라면 블랙'처럼 신제품을 출시하며 출고가격을 인상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오뚜기는 지난해 9월 쌀값 상승을 이유로 즉석밥 3종(작은밥ㆍ오뚜기밥ㆍ큰밥)의 가격을 평균 8% 인상했다. 당시 오뚜기밥(210g) 기준으로 710원에서 770원으로 올랐다.

CJ제일제당의 '햇반'도 2018년,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평균 9%씩 가격을 올렸다. ‘햇반 210g’은 1480원에서 1600원까지 올랐고, 햇반 컵반 스팸마요덮밥은 2980원에서 3180원으로 올랐다. 햇반은 지난해에는 쌀값 인상에도 불구 가격을 동결했으나 쌀값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어 올해 추가 인상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가격 인상이 현실화한 품목도 등장했다. 풀무원은 이달초 국산콩 두부, 콩나물 품목에 대해 인상률 10% 내외로 기습 가격인상을 예고했다. 풀무원측은 “국산콩 가격 인상으로 원가부담이 커져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다른 국내 식품업체들은 곡물 가격 상승에도 불구 당장 수급 불안과 가격인상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원료를 오늘 구입해서 당장 내일 쓰는 것이 아니라 반년~1년 단위로 긴 기간동안 준비하기 때문에 당장 수급 문제가 일어나진 않을 것”이라면서서 “국제 시황을 추후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라면 업계 역시 국제 곡물가격이 곧바로 수급 불안이나 가격인상으로 이어지긴 어렵고, 제분사나 옥수수 등 국내 가공업체들의 단가 인상 여부가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현재 옥수수, 옥분, 팜유 등 국내 가공업체들와 올해 가격을 협상 중인데 업체들은 곡물가격 및 인건비, 가공비 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라면서 “곡물 가격이 오르면 제조 원가, 판매관리비가 상승해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2017년 가격 인상 이후 가격 인상을 억제 중이다. 보통 3개월치 원재료를 확보하지만, 현재 코로나 및 세계곡물 관련 이슈에 맞춰 최대 6개월치 원재료를 확보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장 부담이 없다는 건 일종의 '착시 효과'일뿐 장기적으로는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 최근 주요 원재료 곡물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식품 업체들의 단기적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간은 필요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식료품 물가가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은 매우 높은 편"이라면서 "이번 곡물가격 상승이 지난해 3분기부터 본격화된 점을 감안할 때, 올해 2~3분기 사이 소재 제품의 판매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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